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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서운 거 좋아해?" 팀 HGE '지킬을 위하여' 민초단보다 더한 찐 공포 크루 괴담(?)

작성일 : 2025.09.10

 

 
'호러', 혹은 '공포' 게임이라 불리는 장르는 다른 게임과는 사뭇 다른 문법을 따른다.
 
일반적인 게임이 '목적'을 중요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에 시선이 향하게 되어 있다면 공포 게임은 '내가 느끼는 감정, 혹은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내가 아무리 불합리한 일을 당하고, 게임이 어떤 불편한 통제를 받게 되더라도 게임의 분위기를 통해서 전달되는 그 무서운 경험에 더 몰입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 경험은 불쾌한 경험일 수도 있음에도, 오히려 그걸 기대하는 난해한 심리가 작용하게 된다는 것.
 
공포란, 시각과 청각을 통해 머릿속에 침투하여 뇌를 움켜잡아 주무르는 폭력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지극히 통제된 상황에서 의도된 재미를 선사하는 치밀한 디테일의 마술.
 
공포에 대한 상상은 증폭력이 크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굳이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는 순수함이 보였다. 내가 재미있는 걸 너도 재미있게 하길 바라- 혹은 공포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라고 말하는 듯한 이들.
 
 
평소 공포 게임을 디자인하는 이들의 뇌는 뭐가 달라도 다를 것이라 굳게 믿어 의심치 않던 기자에게 마치 평범한 비주얼노벨인 척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를 내세워 태연하게 팜플렛을 나눠주던 '팀 HGE'와 개발 중인 작품 '지킬을 위하여'가 눈에 띈 것도 그 때문이었다.
 
장르 자체도 인디 씬에서 귀하디 귀한 공포 게임인데, 명함을 받고 보니 "어머낫! G-DRAGON!", '팀 HGE'의 '권용 팀장'과 리드 프로그래머 '이종민 개발자'와 공포 게임의 매력에 대해 논하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Q. 안녕하세요. 행사장에서만 뵙다가 이렇게 조용한 데서 뵙는 건 처음이죠? 무난한 시작으로 팀 HGE 소개, 팀장님과 개발자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권용 팀장. 안녕하세요. 팀 HGE의 팀장 '권용'입니다. 컴공과를 나오긴 했지만 게임 업계 쪽에는 관심만 있고 쉽게 도전할 수는 없었거든요. 다행히 1년 전 즈음 좋은 기회로 이렇게 소규모 팀을 꾸리고 인디 게임 개발에 도전하면서 꿈을 키우고 있는 과정입니다.
 
이종민 개발자. 메인 리드 프로그래머 이종민입니다. 지금 대학교 재학 중이고요. 전공도 가상 현실 쪽에 있습니다. 지금 작업도 대학교에서 배운 것을 기준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권용 팀장. 저희 팀 HGE는 먼저 정부 지원 교육 프로그램으로 프로그래머 분들 위주로 먼저 결성이 됐고, 지인분들과 인터넷 구인을 통해 디자이너 분들을 모시고 하면서 이렇게 뭉치게 됐습니다. 프로그램 지원은 각자 했지만 그 안에서 공포 게임에 대해서 뜻이 모아졌고, 각자 남다른 비전이 있는 분들을 모시게 됐습니다.
 
저희가 처음 시작할 때는 꽤나 규모가 컸었어서 20명까지도 멤버가 늘어났던 적이 있습니다. 다만, 그중에서 진짜 집중해서 하실 분들만 남고, 어느 정도 추리는 과정을 겪다 보니 지금은 8분 정도 남아 계십니다.
 
일반적으로 얼핏 인디 게임 개발치고 인원이 많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저희는 공포 게임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계신 분들을 직접 팀으로 모시다 보니 비교적 전문성 있는 분들을 모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순수 개발자 분들은 여기 이종민 개발자님을 포함해 4분이 계시고, 그 외에 작곡가 분, 일러스트레이터 분, 3D 모델러 분까지 디자이너 분들까지 팀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공포 게임 개발자라고 일부러 검은 옷을 맞춰 입고 온 것이 분명한 권용 팀장(좌), 이종민 개발자(우)
Q. 팀 HGE는 무슨 뜻일까요?
 
이종민 개발자. 호러 게임 마니아를 구글 번역기에 돌렸을 때 나오는 단어(Horror Game Enthisiast)의 앞 글자를 땄습니다. 정말 공포 게임 하나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모였거든요.
Q. 개발 기간은 얼마나 되셨을까요?
 
이종민 개발자. 처음 모여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작년 6월쯤이었으니 1년이 조금 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중간에 한 번 갈아엎고 기획부터 다시 처음부터 진행한 케이스라서 지금 방향 버전의 개발 기간 자체는 7~8개월 정도 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많은 호응 속에서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Q. 진짜 처음부터 뜻이 딱 맞지 않았으면 지금 이 기간에 이 정도 완성도를 맞추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처음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런 걸 만들자-라고 했을 때 딱 그 방향이 맞으셨나요?
 
권용 팀장. 솔직히 처음에는 각자 어느 정도 생각 차이는 있으셨다고 봅니다. 그래픽적인 면에서도 누군가는 2D 쪽 비전을, 누군가를 3D 쪽 비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각자 선호하는 부분, 서로 아는 정보를 모아놓고 우선순위를 나열하는 식으로 조금씩 합의를 보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Q. 타이틀 '지킬을 위하여'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권용 팀장. 게임 '지킬을 위하여'는 공포 게임으로, 1인칭 공포와 내러티브 공포 스릴러, 흔히 말하는 비주얼노벨 요소를 더해서 만든 게임입니다.
 
시연 행사에서 플레이해 본 분들께서 공포 쯔꾸르 게임을 3D로 만든 느낌이다-라는 소감을 남겨 주셨는데 상당 부분 동의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받아들이기에 그런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저희 게임은 '지킬 앤 하이드'에서 영감을 받은 게임입니다. 저희 게임도 이분법적으로 선하거나, 혹은 악하거나 이렇게 플레이 스타일이 나누어져서 두 가지로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스토리를 관통하는 아이디어였기에 그러한 제목을 택했습니다.
 
어쩌면 제목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선악에는 이유가 있다- 선악에 대한 중요성을 한 번 더 상기시킬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Q. 개인적으로는 고전 '화이트데이'가 딱 떠오르더군요. '지킬을 위하여'의 차별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은 비주얼노벨을 보듯 스토리 비중이 상당히 높았던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권용 팀장. 저희 게임에도 3D 어드벤처 요소가 있고, 가벼운 퍼즐 조작이나 탈출에 필요한 기믹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만, 인디 개발팀이다 보니 타협할 것은 적당히 타협하고, 강화할 것은 강화해야겠다 고민하다가 NPC 개개인에게 조금 더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과거에 있었던 이야기, 각자의 트라우마, 주인공의 의식 등 어떻게 이 상황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조금 더 깊고 디테일하게 다루고자 했습니다. '화이트데이'는 공포 게임으로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하면 저희 '지킬을 위하여'는 스토리와 캐릭터 서사로서 조금 더 기억에 남고 싶다는 욕심을 담았습니다.
Q. 네, 아무래도 저쪽은 시작하자마자 다짜고짜 방망이로 맞아 죽으니까요. 일단은 그리고 카르마 시스템, 호감도, 멀티 엔딩을 채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종민 개발자. 일단은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서 카르마 지수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합니다. 이걸로 인해서 NPC들과의 대화가 달라진다던가, 상황이 달라진다던가- 멀티 엔딩으로 이어지는 요소가 되게끔 구성했습니다.
 
또, NPC마다 호감도가 존재해서 특정 NPC의 호감도가 상승하면 그에 맞는 이벤트를 보게 되거나, 특정 엔딩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서 진행에 영향을 주고자 하고 있습니다.
 
Q. 분기에 따라서 어떤 NPC와 함께 다닐 것인지, 구할 것이냐- 말 것이냐 그런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흔히 히로인이라 불리는 등장인물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권용 팀장. 네 맞습니다. 일단 처음 소개할 캐릭터는 '강주명'이라고 간호사 캐릭터가 있습니다. 다정하고, 정의로운 성격이고, 주인공을 지지하고, 계속해서 서포트해 주는 그런 존재입니다. 어떻게 보면 메인 히로인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또 한 명은 호텔 직원으로 등장하는 '연효진'이 있습니다. 이 직원은 흔히 말하는 누나, 누님형 캐릭터입니다. 주인공의 보호 본능을 자극할 수 있는 이벤트나 시나리오를 맡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표서윤'이라고 요즘 흔히 말하는 서브컬처에 있는 캐릭터 설정을 따온 친구가 있습니다. 우리 게임의 마스코트를 담당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네요. 작정하고 만든 친구라서 텀블벅 같은 곳에서 굿즈 제작이나 이런 쪽 비중이 높습니다. 귀엽고 얀데레 기질이 있는 캐릭터입니다.
 
Q. 사실 인디 개발팀이 도전하기에 쉽지 않은 장르죠. 심지어 3D로, 왜 공포 게임이었을까요?
 
이종민 개발자. 원래부터도 공포 게임을 너무 좋아했습니다. 하는 것도 좋아하고, 꼭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팀장님이 올리신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팀장님이 만들고 싶었던 것도 공포 게임이었고, 기존에 있던 4인이 공포 게임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만 모였고, 그들을 중심으로 인원들이 모이다 보니 이후 합류하신 분들도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되고... 그렇게 됐습니다.
 
Q. 그러고 보니 모션 캡처도 하셨다고 들었는데 그 얘기도 들어볼 수 있을까요?
 
권용 팀장. 한국콘텐츠진흥원 쪽 직원분께 먼저 소개를 듣고 준비해서 신청하게 됐습니다. 한 3일 정도 대관을 받아서 모션 캡쳐를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게임이 부분적으로 이벤트 컷신이 들어가 있는데 이 부분의 3D 표현을 강화하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외부에 공개된 버전에서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는데 추후에 NPC가 주인공과 상호 작용한다든지, 괴물이 주인공을 위협한다는지 하는, 공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화 같은 연출에 쓰려고 촬영 진행을 했습니다.
 
모션캡쳐 촬영 현장 = 팀 HGE 제공
Q. 데모 버전은 비교적 잔잔하게 진행되는 것 같더라구요. 점프 스케어가 있나요?
 
이종민 개발자. 엄청 많이 넣을 건데... 데모 버전에서는 자제한 상황이고, 추후에는 많이 추가될 겁니다.
Q. 그렇다면 유치한 질문이지만 무서움 수준으로 하면 어느 게임하고 비교하면 좋을까요?
 
이종민 개발자. 파피 플레이 타임, 프레디의 피자 가게를 너무 재미있게 해봤고, 또 영감을 많이 받아서 그런 정도의 느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무서움의 기준이 많이 달라서 저희 팀 내에서도 완전히 그 기준이 갈리거든요. 당장 옆에 계신 팀장님도 공포 게임을 좋아하면서도 엄청 많이 놀라세요. 반대로 저는 거의 공포 면역이라서 하나도 놀라지 않거든요. 그래서 고민고민하다가 일단 다 욱여넣고 생각하려는 중입니다.
 
기자. 사실 전 공포 게임을 전혀 못 합니다. 특히, 1인칭은 아예 복도도 못 지나가거든요. 문이나 천장에서 튀어나올까 봐.
 
권용 팀장. 공포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바로 그 매운맛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고, 반대로 호러 비주얼노벨을 찾으시는 분들은 약간 스토리 서사에 깔리는 음산함을 즐기신다고 생각하는데 그 두 분야를 관통하는 그 명확한 지점은 사실 아직 한참 찾는 중입니다. 지금도 팀원들 간에 합의를 보고 있는 중입니다.
 
Q. 전체적인 플레이타임은 어떻게 될까요?
 
권용 팀장. 현재 플레이 타임은 3시간 이상 기준으로 잡고 있는데, 지금 한창 진행되는 작업 분위기상 NPC와의 상호 작용이나 스토리 진행 구간이 늘어남에 따라서 5시간 이상도 나올 수 있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저희 게임이 멀티 엔딩 요소도 있고, 호감도 요소가 있고 하다 보니 이러한 루트를 경험해 보시는 것에서도 이게 또 수집 요소가 될 수도 있겠고, 반복 회차에 따라 플레이타임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초반에 게임을 시작하면 뭔가 호텔 안에 툭 던져진 느낌을 받게 되죠. 그런 막막한 설정들이 후반에는 다 풀리게 되나요?
 
권용 팀장. 네, 초반에 적은 단서들과 진행 흐름이 어느 구간에서는 다 납득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고, 여러 엔딩, 특히, 히든 엔딩 등을 통해서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겁니다.
 
Q. 그렇다면 출시일, 혹은 그전까지 계획은 어떻게 되십니까?
 
권용 팀장. 사실 텀블벅에서는 올해 여름에 개발한다고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스케일이 조금씩 커지다 보니까 예상보다 시일이 조금 더 걸리고 있습니다. 완성도도 못 맞추고 게임을 내는 것보다 조금 더 확실하게 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미리 양해를 구하고, 올해 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더 디벨롭된 버전으로 10월 중순쯤에 진행되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를 준비 중입니다. 현재 스팀 페이지는 오픈이 되어 있어요. 아마 당분간은 공모전 출품을 조금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스팀을 통해서 가능한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피드백도 많이 받아 보고자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이후 '팀 HGE'는 '지킬을 위하여'의 서울 팝콘 2025도쿄게임쇼 2025 출품 소식을 추가로 알려왔습니다.
Q. 가장 감명 깊게 한 게임이 있을까요?
 
이종민 개발자. 아까도 얼핏 언급됐었는데 '프레디의 피자 가게'나 '파피 플레이 타임'을 재미있게 했고, 쯔꾸르 게임에서는 '마녀의 집', '아오오니'도 재밌게 했습니다.
 
기자. 개발자님께는 공포 게임이 아닌 것도 여쭤보고 싶은데요.
 
이종민 개발자. ...
 
 
 
기자. 공포 카테고리를 제외하니까 대답을 못하시네요.
 
권용 팀장. 그럼 이 부분은 제가 대신 답변을 드릴까요? 일단 '디스코 엘리시움'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게임은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중간중간에 평가받고, 내 선택지 하나하나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어떻게 보면 TRPG라는 장르가 포인트앤클릭 어드벤처로 잘 표현된 그런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러티브도, 내러티브고, 거기서 내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제가 스티븐 킹 소설을 좋아하는데 스티븐 킹이 한 말 중에 무대를 만들고 등장인물을 만들면 이야기는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런 뉘앙스의 말이 있는데 이 점에 굉장히 동의하고, 그걸 피부로 느꼈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저희 게임에도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한 부분이기도 했어요.
 
 
추가 답변
 
류보현 사운드 디자이너.
오버워치. 이 게임을 통해 처음으로 사운드 플레이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되었고, 그 경험이 제가 게임 사운드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짧고 빠르게 전개되는 난전 상황 속에서도, 중요한 정보는 명확하게 들리도록 설계된 사운드에 감탄했고, 각 캐릭터의 개성과 역할을 소리만으로도 뚜렷하게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도 게임의 특징과 몰입감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사운드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시원 개발자.
마녀의 집. 어릴 적 인터넷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알만툴 게임으로 알만툴이 제공하는 한정적인 리소스로 스토리, 공포감, 퀴즈 등을 게임에 잘 녹여내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는 게임입니다.
Q. 단골 질문인데요, 시간, 자금, 인력 아무런 제약 없이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팀 HGE는 어떤 게임을 만들게 될까요?
 
권용 팀장. 사실 내러티브 중심의 게임이 어떻게 보면 요즘 트렌드에서는 지루할 수도 있는 부분이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일단은 지향하는 바가 당장 게임이 많이 팔리고 크게 흥행하는 게임보다 10년, 20년이 지나도 계속 기억에 남아서 그 장르에서 계속 언급되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추상적인가요?
 
기자. 아뇨. 맞는 대답입니다. 사실 뭔가 딱 비교가 될만한 타이틀명을 딱 말씀하실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권용 팀장. 그렇다면 전 '앨런 웨이크' 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기자. 아, 그건 사실 우리 모두의 꿈이죠. 그렇지 않나요?
 
이종민 개발자. 저도 거의 동일한 의견입니다. 다만, 개인적인 욕심을 조금 내자면 전 아예 무섭다 못해서 트라우마로 남을 정도의 강렬한 공포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 게임을 예로 들면 '아웃라스트'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결국 끝판왕을 언급하시네요. 그런 취향이시군요.
 
이종민 개발자. 감히 따라가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혹시 공포 영화도 좋아하세요?
 
이종민 개발자. 전 지금도 일주일에 한 편은 봅니다.
 
권용 팀장. 전 못 봅니다.
 
기자. 두 분부터 이렇게 다르신데, 혹시 같이 개발하시는 팀원 분들 공포 레벨 수준이 전체적으로 비슷한가요?
 
이종민 개발자. 제가 제일 높습니다.
 
권용 팀장. 제가 제일 낮습니다.
 
기자. 그래서 오늘 이렇게 두 분이 오셨군요. 평균에 딱 맞게.
Q. 오늘 말씀을 들어보니 사실 첫 게임에 너무 많은 걸 준비하시는 것 같아서 걱정 반, 기대 반 그런 마음이 들긴 합니다.
 
권용 팀장. 현재 데모 버전이 올라가 있지만 이미 공개된 버전하고 완전히 다른 퀄리티를 준비 중이고, 또, 저희가 지금 밤낮으로 갈아가며 준비 중이다 보니 정말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계속 더 나은 모습, 더 좋은 모습을 준비 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그럼 마지막입니다. 하고 싶은 말씀 편하게 부탁드립니다.
 
 
권용 팀장. 인디 게임 개발이란 것이 처음 시작할 때 아무리 의지가 세다고 해도 마지막 그 순간까지 끌고 가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개발하는 와중에 팬? 이라고 할까요?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텀블벅 펀딩도 하고, 코믹월드 행사에서도 응원하고 기대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이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걸 보답해 드리는 것은 더 공부를 해서라도 높은 완성도로 돌려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가 지금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그런 에너지가 기다려 주시는 분들의 응원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종민 개발자. 팀원 분들께도 감사드리고 싶고요. 짧지 않은 기간 계속 같이 해주고 계셔서 감사드립니다. 또, 아무래도 저희가 지금까지 오면서 동기부여가 됐던, 저희 포트폴리오를 보고, 텀블벅에서도 후원해 주시고, 각종 행사 이벤트 참여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저희가 열심히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공포 게임을 좋아해서일까? 그들은 자신들의 상상을 담기 위해 기획의 울타리를 거침없이 넓혔다. 그건 얼핏 공포 게임의 스릴을 즐기는 것처럼, 그 공포 게임을 개발하는 경험 자체를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기저에 정말 자신들이 재미있어하는 이 마니악한 장르에 대한 매력을 전하고픈 마음이 있는지라 개발에도 진심, 콕 짚어 말하면 보여주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이었다.
 
우연찮게도 이들은 현재 국내서 공포 게임을 제작하는 가장 젊은 개발자들 중 하나다. 한 명은 공포 게임을 말하며 캐릭터 내러티브를 역설하고, 한 명은 각막에 박힐 듯한 트라우마를 역설한다. 시간이 안맞아 다 모이진 못했지만 이런 사람들이 더 많단다.
 
더 재미있는 점은 젊고 빠른 인디 개발팀의 장점을 살려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대중적인 실리를 찾으면서도 자신들만의 톡톡 튀는 기획을 더하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이다. 그 바탕에도 역시 "제발 이 공포 게임의 스릴을 여러분들도 즐겨보세요!"란 외침에서다. 이들은 어쩌면 민초단이나 파인애플피자단보다 더한 음산하고 음흉한 전도사들이었다.
 
공포 게임의 무슨 매력이 이 젊은 개발자들을 사로잡았을까? 이들의 얘기를 듣다 보니 게임 기자 생활 20년 동안 공포 게임을 단 한 편도 엔딩에 도달해 본 적이 없는 본 기자조차도 한 번쯤은 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왠지 이들이 기자에게 첫 엔딩 게임을 선물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지킬을 위하여 상점 페이지 가기
지킬을 위하여 공식 X 가기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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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

  • nlv157_2456 moont
  • 2025-09-10 04:13:54
  • 공포게임이네요
  • nlv128_4821 ㅅㄱㅋ
  • 2025-09-10 08:53:46
  • 일러스트만 봐도 하고 싶어지는 공포게임 굿
  • nlv110_6876 TRIPPY
  • 2025-09-10 20:47:33
  • 플탐이 짧긴 한데 재밌을 것 같네요
  • nlv120_8794 춤추는인형
  • 2025-09-11 00:30:24
  • 일단 일러 합격!
  • nlv168_54364 포핸드
  • 2025-09-11 06:58:39
  • 계발과정만 봐도 합격
  • nlv120_8794 고오오오오
  • 2025-09-11 17:12:42
  • 1인칭 공포 비주얼노벨.. 신기하네요
  • nlv112_24585 비범벅
  • 2025-09-11 17:54:35
  • 한국 인디겜 항상 응원합니다
  • nlv125_205456 래디오스
  • 2025-09-11 19:44:49
  • 읽고 나니 ‘공포 게임’이라는 장르가 만들어지는 현장의 고민과 열정이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분위기 연출부터 내러티브 · 엔딩 · 캐릭터 구축까지 하나하나 살려내려는 노력이 느껴져 게임이 어떤 경험이 될지 더 기대됩니다
  • nlv102_654981 버려진자
  • 2025-09-11 19:52:11
  • 해보고 싶어도 공포쪽은 약해서 선뜻 도전해볼 자신이 없네요 ㅜㅜ
  • nlv140_41324 황혼의공주
  • 2025-09-11 22:25:49
  • 아니요 공포물 못합니다 ㅜㅜ
  • nlv103_54587654 오늘엔
  • 2025-09-11 23:57:43
  • 무서운거 안좋아해
  • nlv105_354651 기마밴
  • 2025-09-12 10:44:31
  • 짤은 공포아니고 야겜인거같은데 ㄷㄷ;;
  • nlv108_5481432 Hipi
  • 2025-09-12 12:38:46
  • 디스코 엘리시움 뭔가재밌을거같은데
  • nlv128_4821 돌아온너구리
  • 2025-09-12 17:19:04
  • 개발자가 꼼데라니 난 이거 인정 못합니다
  • nlv148_65225 HIV
  • 2025-09-13 04:57:04
  • 어.....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nlv166_76 덤벼라미스김
  • 2025-09-13 08:24:57
  • 취향 완전히 빗나간 분야라 응원만 합니다
  • nlv102_654981 ㅎㄱㅇㅌㄹ
  • 2025-09-13 19:01:47
  • 빢썌네...
  • nlvmax_0301 넥슨병1신
  • 2025-09-14 06:19:06
  • 호러 게임 마니아들이 만든 게임이라니 믿음이 가네요. 선택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출시하면 꼭 해보고 싶네요.
  • nlv4 일리팬
  • 2025-09-14 19:24:36
  • 개발자님이 긍정적인 의미로 공포밖에 모르는 바보 느낌이 나서 좋은 공포 게임이 나올거같은 믿음이 생기네요 기대가 됩니다
  • nlv138_564132 기린™
  • 2025-09-15 12:38:40
  • 나중엔 쓰르라미급 대작 부탁드립니다
  • nlv19 송곤니
  • 2025-09-18 14:30:49
  • 개발자님들의 그 열정이 좋은 게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겁니다
  • nlv112_24585 Fellos
  • 2025-09-20 00:30:09
  • 이미지만 보면 공포랑은 거리가 좀 있을 것 같은데 어떨지 기대됩니다 ㅎㅎ
  • nlv5 GT55
  • 2025-09-20 02:18:29
  • 응원합니다!!
  • nlv206_0106 KAZUYA
  • 2025-09-21 18:32:19
  • 응원해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