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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사]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거목의 싹을 틔우며

작성일 : 2025.09.10

 

 
올여름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선한 가을 무렵에 느긋하게 공개적인 필담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 매년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올해의 화두로 '본립도생(本立道生)'을 정했었다고 하죠.
근본이 바로 서야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어찌 보면 고리타분한 얘기입니다만 작금에 '게임'이란 업을 생각했을 때 그보다 잘 어울리는 얘기는 없을 것 같습니다.
 
넓은 문화의 틀 안에서 게임의 기본은 어느 시기, 어느 곳에서나 너무나 원초적이거든요.
 
올해 우리의 업은 조금은 고개 들어 자랑할 일이 많습니다.
 
새로운 시장에의 거침없는 도전, 규모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우리에게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해 줬습니다. 다양한 플랫폼, 다양한 장르에서 많은 수작을 만날 수 있었죠. 또, 그것이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변화가 숨 가쁘지 않았던 때가 없었습니다만 올해는 안팎으로 변화가 많았습니다.
 
창세에 가까운 문화 콘텐츠의 힘은 바다를 넘고 세대를 넘어 울림을 주고 있으며, 이미 하나의 특이점이 되어가고 있는 AI 시대의 총론은 편의를 넘어 두렵기까지 할 정도입니다.
 
훌륭한 기자는 공간 속에 흐르는 시간을 봐야 한다고. 
시대를 들추고 사실을 조명해야 하는 우리에게 있어 이러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배움을 요구합니다.
 
배움의 가장 큰 효용가치는 자기 객관화를 이루게 해준다는 점이라고 하죠. 스스로의 인식 이상으로 환경이 급변할 때 자신이 무엇을 행하고, 무엇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인가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말합니다.
회초리처럼 살갗에 와닿는 변화, 몇 세대를 지나와서 또 새 시대의 앞에서,
일단 강을 건너자고. 물살에 머뭇거리면 들소는 죽는다고.
 
올해 감명 깊게 봤던 글귀로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학도병 세대로, 역사의 흔적을 되짚어 올라가는 사실 문학의 대가였던 이병주 선생님이 가졌던 인간의 삶과 시대, 역사에 대한 함의를 감히 한두 줄의 필설로 풀 수 있겠냐만 우연찮게도 우리의 업은 이 시대, 이 세상 많은 업 가운데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정답 없는 문제를 끊임없이 풀이해야 하는 우리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렇죠. 게임은 참으로 멋지고 매력적인 업입니다.
자신의 주관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기꺼이 남을 설득해 나갑니다.
이 기분 좋은 자극은 현실의 경계를 넘어 타인의 말과 글로 생명을 얻죠.
나아가 어릴 적 우릴 두근거리게 했던 이 마법 같은 모험들은 갈수록 더 신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막막하지만 설레고 즐겁습니다.
누군가의 역사를, 누군가의 신화를 탐하기에 좋은 시대입니다.
 
이 시대에도 글을 쓰는 이유는 아마도 하나입니다.
누군가 상상력의 산물이 장르의 한 방향을 꿰뚫거나,
 아예 궤를 달리해 비범한 어떤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우리는 그것을 미주알고주알 퍼뜨리지 않으면 안 되는 속성을 가졌거든요.
영화 'F1 더 무비'에서는 그것을 'Swan'이라고 표현하던데요.
 
우리는 우리의 근본을 찾고, 이 토양 위에 배움으로 새 씨앗을 뿌릴 겁니다. 
아주 큰 나무가 자랄 것이고, 어떤 싹, 어떤 꽃, 어떤 열매에는 분명 우리의 풍취가 묻어나겠죠.
배우고 나아간다면 저기 저곳에도 우리의 공간이, 우리의 시간이 있을 거란 확신이 있습니다.
 
올해도 덕분에 이렇게 짐짓 고담한 척 한 장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게임조선 임직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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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일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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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5

  • nlv157_2456 moont
  • 2025-09-10 03:33:27
  • 아 20대를 게임조선랑 함께했는데 벌써 26년이네요
  • nlv128_4821 ㅅㄱㅋ
  • 2025-09-10 08:54:10
  • 겜조에 온지 벌써 10년이 훨씬 넘었네요 세월이 무상합니다
  • nlv110_6876 TRIPPY
  • 2025-09-10 20:20:02
  • 창간 26주년 축하드립니다. 예전처럼 게임은 많이 못하지만 기사로 늘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 nlvmax_0301 엉털이
  • 2025-09-10 22:48:13
  • 게임조선 창간 26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수고가 많으시고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소식과 유익한 기사 기대합니다.
  • nlv120_8794 춤추는인형
  • 2025-09-11 00:32:19
  • 플포에서 겜조로 온지 벌써 십몇년...솔직히 언제 왔는지도 기억도 안나네요..항상 좋은기사랑 피난처 관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
  • nlv168_54364 포핸드
  • 2025-09-11 06:59:06
  • 창간 26주년 축하합니다
    잘 살고있어요
  • nlv149_65743 라비린스
  • 2025-09-11 15:45:41
  • 와 벌써 26주년 ㅊㅋㅊㅋ
  • nlv120_8794 고오오오오
  • 2025-09-11 17:13:21
  • 축하합니다
  • nlv112_24585 비범벅
  • 2025-09-11 17:54:15
  • 와 명문의 기사를 여기서 보다니
  • nlv102_654981 버려진자
  • 2025-09-11 19:52:56
  • 축하드립니다
  • nlv140_41324 황혼의공주
  • 2025-09-11 22:19:12
  • 창간26주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소식들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 nlv103_54587654 오늘엔
  • 2025-09-11 23:57:37
  • 봉현이 날아라~
  • nlv105_354651 기마밴
  • 2025-09-12 10:45:18
  • 저도 감사합니다
  • nlv125_205456 래디오스
  • 2025-09-12 12:04:22
  • 게임조선 26주년 거듭 축하드립니다. 인터넷과 게임문화가 꽃피우던 세기말, 게임조선이 든든하게 게임계를 지켜주었 양질의 게임문화 토양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nlv148_65225 HIV
  • 2025-09-13 04:56:53
  • 26주년 축하드립니다!!! 화이팅!!!! 50주년 그 이상도 가즈아
  • nlv166_76 덤벼라미스김
  • 2025-09-13 08:25:53
  • 26주년이 됐다는건 26년동안 살아있었다는 것
    이제 절반 왔다치고 더 가야죠
  • nlv102_654981 ㅎㄱㅇㅌㄹ
  • 2025-09-13 19:02:33
  • 겜좆아 망하지마렴 망하면 우리처럼 되는거야
  • nlvmax_0301 넥슨병1신
  • 2025-09-14 06:21:21
  • 제발 오래가자 겜조야.......
  • nlv4 일리팬
  • 2025-09-14 19:27:43
  • 30주년을 넘어 300주년까지 이어질 수 있길 기원합니다
  • nlv138_564132 기린™
  • 2025-09-15 12:37:17
  • 하다보니 저도 10년넘게 하고있습니다 화이팅
  • nlv19 송곤니
  • 2025-09-18 14:25:45
  • 게임조선 26주년 축하합니다
  • nlv112_24585 Fellos
  • 2025-09-20 00:28:46
  • 창간 26주년 축하 드리고 30주년도 진짜 얼마 남지 않았네요. 앞으로도 좋은 소식으로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 nlv5 GT55
  • 2025-09-20 17:28:46
  • 저도 감사합니다
  • nlv194_3425 아미뉴
  • 2025-09-22 23:01:24
  • 꾸준한 성장 되길 바랍니다.
  • nlv121_0054 AkeBoose
  • 2025-09-23 22:01:49
  • 매력적인 일을 하고 계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