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EK는 RPG '허풍쟁의 산의 마리사' 출시에 앞서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동방 프로젝트의 2차 창작 RPG 허풍쟁의 산의 마리사는 TRPG나 게임북을 떠올리게 만드는 진행 방식이 특징이다. 게이머는 홍마관 식구들의 도움을 받으며 레이무를 움직여 마리사를 찾는 모험을 하게 된다.

마리사를 찾는 모험 '허풍쟁의 산의 마리사'

책과 주사위에서 느낄 수 있는 이 게임의 테마

당신의 모험엔 홍마관 식구들이 함께한다
게임은 텍스트 위주로 진행된다. 특정 장소에 도착하면 그 장소를 묘사한 텍스트가 나오고, 사건에 대한 텍스트가 나오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선택지가 등장한다. 어떤 사건은 특정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거나 다른 장소의 사건을 해결해야 넘어갈 수 있다. 마치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다음 장이 바뀌는 게임북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 게임을 진행할 땐 추리 능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필요한 단서를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어떻게 쓸 것인지 떠올리지 못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무게를 바꿔주는 장치'와 '날아다니는 책'를 보고 '가벼워진 후 책을 잡고 이동'이란 생각을 떠올려야 하는 것이다.
단서를 풀지 못하면 같은 곳을 맴돌게 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고민해야 하거나 답답한 시간을 인내하지 못하는 게이머라면 꽤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반대로 머릿속으로 퍼즐을 맞춰나가며 다음 이야기를 두근거리며 기대하는 게이머라면 딱 알맞은 방식으로 느껴질 것이다.

텍스트 위주로 진행되는 진행 방식

적극적인 조사와 단서 조합 만이 살길

텍스트 속에서 단서를 찾지 못하면 같은 곳을 헤메게 된다
전투를 할 땐 마치 TRPG처럼 주사위를 굴려 진행하게 된다. 무작위 요소긴 하지만 주사위 값이 낮게 나왔다고 무조건 실패하는 것은 아니며, 체력이 감소하는 식으로 다음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원한다면 특정 눈만 가진 주사위를 굴려 기대하는 결과값을 높일 수도 있다. 원하는 수가 나올 확률을 직접 보여주기 때문에 무작위 요소임에도 어느 정도 전략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캐릭터의 성장은 이러한 무작위 요소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능력치를 체력에 투자해 성공이 나올 때까지 계속 주사위를 굴릴 수 있고, 특수 주사위가 부족하다면 조금 불리한 능력치를 감수하고 좋은 능력을 가진 주사위를 선택할 수도 있다.
물론 너무 운이 나빠 항상 낮은 값만 나올 때도 있다. 그럼에도 '주사위 망겜'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진 않았는데 재굴림이나 특수 주사위라는 요소로 마치 게이머가 운을 제어할 수 있는 기분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운'이 아닌 내 '판단'으로 인한 결과라고 생각하니 어느 정도 납득하게 되었다.

든든한(?) 홍마관 식구들

무작위 요소지만, 예상 결과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능력 투자로 다이스 갓의 가호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게임은 '디지털로 돌아온 아날로그 게임북'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게임북을 0과 1의 세계로 옮긴 것이 아니라 주사위가 가져오는 확률을 눈으로 확인시켜주거나 나쁜 운을 만회할 수 있는 요소들을 넣어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재해석했단 느낌이 강하다. 덕분에 게이머가 책의 주인공이 된 듯한 게임북 특유의 재미와 디지털이 주는 쾌적한 게임 환경을 동시에 맛볼 수 있었다.
다만, 장르 특유의 옛날 감성은 사람에 따라 취향이 갈릴 것이다. 나레이션을 제공하긴 하지만 결국 수많은 글자를 읽어야하는 것과 여러 요소를 뚫고 희박한 확률로 나타나는 악운 같은 것들 말이다. 이는 단점이라기 보단 장르 특유의 특징인 만큼 결국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다른 평가를 내리게 되는 이유가 될 것이다.
피지컬보다 뇌지컬을 선호하는 게이머, 그리고 동방 프로젝트 특유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음악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으로 다가올 것이다. 올드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던 게임북의 감성을 다시 한번 느껴보자.

게임북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 꽤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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