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서브컬쳐 게이머분들이 게임조선을 찾아주셨습니다. 지휘관, 인도자, 사령관, 생존자, 선생님, 개척자, 방랑자, 팀장, 마스터, 트레이너, 독타, 여행자 등 수많은 분들 덕분에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게이머분들께 보답하고자 서브컬쳐 대표 개발자 및 담당자들을 만나 특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게임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업계인이자 한 사람의 게이머로서 진솔한 모습을 보여준 그들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편집자 주]

여기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미소녀 게임이 있습니다. 많은 게이머에게 뒤태의 매력을 알려준 게임,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입니다.
2022년 출시된 승리의 여신: 니케는 어느덧 3주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소녀들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모두 활용한 일러스트와 독특한 게임 방식, 그리고 '도로롱'이나 '니벨아레나' 같은 유연한 IP 활용 능력으로 전 세계 많은 게이머에게 사랑받고 있죠.
개발을 이끄는 유형석 디렉터는 한 사람의 게이머로서 경험을 승리의 여신: 니케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작품을 플레이한,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로서 경험을 말이죠.
게임조선은 대표 미소녀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의 유형석 디렉터와 인터뷰를 나누어봤습니다.
* 본 인터뷰는 8월 22일 진행되었으며, 업데이트 상황과 상이할 수 있습니다.

승리의 여신: 니케 유형석 디렉터 = 게임조선 촬영
기자: 이미 많은 게이머에게 알려진 분이지만,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유형석 디렉터(이하 유형석):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의 디렉터를 맡고 있는 시프트업의 유형석입니다.
기자: 디렉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제가 생각하는 디렉터는 니케의 스토리와 일러스트를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분인데 실제론 어떤 업무를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유형석: 스토리나 캐릭터 등 개발의 전반적인 부분들, 그리고 퍼블리셔와 운영 부분 논의 등 게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에 대해 잔소리를 하는 자리라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말씀하신 스토리나 일러스트를 제일 먼저 보여주진 않으시고 좀 신중하게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웃음). 게임을 만들기 전엔 출시하는 것이 제일 큰 목표였다면 지금은 어떻게하면 '게임을 잘 서비스할 수 있을까?'에 집중하며 모든 분야에 잔소리하는 자리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느낌이네요. 직접 악기를 연주하진 않지만, 악기들의 좋은 소리를 이끌어내는 그런 역할 같아요. 이제 니케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미소녀 게임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남들이 이루기 어려운 대단한 성공을 거뒀는데 게임계에는 어떻게 입문하게 되셨는지, 또 니케 개발엔 어떻게 참여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유형석: 중학생 때부터 게임 업계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가족들이 미술을 하다 보니 저도 처음엔 게임계에 입문하더라도 아트를 해야겠단 생각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되었는데 이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프로그래머가 되어볼까?'라는 생각으로 프로그램 공부를 하다가 이번엔 게임 기획자라는 직군이 있단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이나 '내가 평생 꿈꿔왔던 게임'을 만들려면 기획자가 되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고, 당시 배웠던 아트나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이 디렉팅 능력의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니케 팀은 사실 이전에도 몇 번 말씀드린적이 있는데 원래는 '스텔라 블레이드'에 합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관계자분과 미팅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렇게 김형태 대표님을 만나뵙게 되었고, 니케 합류를 제안받았습니다.
사실 처음엔 거절을 했습니다. 이전에 '오버히트'를 만들던 경험을 비춰봤을 때 캐릭터 게임이란 장르는 정말 운영하기 쉽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로망을 이룰 수 있는 콘솔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대표님의 제안을 거절하고 집에 왔는데 막상 니케 생각만 나더라고요(웃음). 계속 '이렇게 만들면 재밌을 것 같은데?'라던가 '이렇게 바꾸면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고, 게임이 굴러가겠다' 같이 머릿속으로 기획을 정리하게 되었어요. 이후 대표님과 세 번 정도 만나 이런 생각들을 나누고, 합류한 뒤 개발 과정에 녹여낸 것이 지금의 니케인 것 같습니다.
기자: 어떻게 보면 김형태 대표님이 떡밥을 정말 잘 골라 던지셨네요.
유형석: (웃음) 굉장히 매력적인 떡밥이었습니다.

낚았죠? / 낚였죠? = 게임조선 촬영
기자: 이전 개발작을 살펴보면 사실 미소녀 게임과 거리가 좀 있었습니다. 오버히트라는 캐릭터 수집형 게임이 있긴 하지만, 아트적인 분위기나 게이머층이 달랐고요. 그래서 니케에 선뜻 들어오기 쉽지 않으셨을것 같아요. 미소녀 게임이란 장르를 만들 때 저항감은 없었을까요? 이런 서브컬쳐 게임은 일단 오타쿠 문화라는 저항감이 있으니까요. 개발자 입장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유형석: 사람에 따라 실사 베이스 게임을 즐긴 분도 계시고, 텍스트 어드벤처나 JRPG 같은 게임을 즐긴 분도 계시고, 이런 경험이 자신이 개발하고 싶은 게임이나 취향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 굉장히 잡식 게이머라고 해야할까요? 한국 MMORPG도 했고, 서양 RPG도 했고, 심지어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도 했고, 심지어 TCG 매장에서 듀얼도 했던 1세대 듀얼리스트였었죠. 그래서 미소녀 게임을 만드는데 저항감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저는 PC MMO가 주류였던 시절엔 쉽지 않았던 이런 시도,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해 좋았습니다.
기자: 이렇게 듀얼리스트를 만나뵈니 반갑네요. 얼마 전엔 니케를 소재로 삼은 TCG '니벨아레나'가 출시되기도 했죠. TCG 외에도 강연에서 명장면 예시로 든 게임들이 다양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그중에는 '원신'도 있고, '영웅전설3 하얀마녀'도 있고, '카오스 차일드'도 있어서 왠지 취향이 예상됐어요. 너무 다양해 동료 직원한테 추천픽을 받은 건 아닌가 의심도 들긴했지만, 어쨌든 본인에게 영향을 준 게임들이라고 하면 어떤 게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유형석: 하나만 꼽으라고하면 힘드네요.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처음으로 생각하게 만든건 PC MMORPG '어둠의 전설'이란 게임이었습니다. '나도 이런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말씀하신 게임들 중에선 카오스 차일드처럼 텍스트를 굉장히 재밌게 읽은 게임도 있지만, 영웅전설3 하얀마녀에서 음악과 스토리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습니다. 지금도 음악과 스토리에 감명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당시 느꼈던 감정을 아직도 잊기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말씀하신 게임 중에서 니케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게임을 고르라면 영웅전설3 하얀마녀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강연 당시엔 차마 넣지 못했는데 '카논'이란 게임도 있습니다.
기자: 키빠셨군요!(웃음)
유형석: (웃음) 캐릭터의 감정 교류 같은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영웅전설3 하얀마녀와 함께 니케에 영향을 준 게임이죠. 그리고 서양 RPG도 즐기는 편이라 게임적 측면에선 이쪽 영향도 받은 것 같고요.
기자: 알겠습니다. 제가 잎빠지만 앞으로 디렉터님을 뵐 땐 붕어빵을 들고 새의 시를 부르겠습니다(웃음).
그렇게 게임계에 들어오시고, 말씀하신 게임과 견줄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강연에선 니케의 산업적인 측면, 특히 IP로 어떤 굿즈를 만들고, 이러한 활동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말씀주셨습니다. 조금 딱딱하긴 하지만 니케의 성공 요인을 어떤 식으로 분석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유형석: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이 운 좋게 잘 들어맞은 것 같습니다. 역시 제일 중요한건 캐릭터성이라 캐릭터 비주얼과 그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서사, 음악이 융합된 모습을 잘 보여드리려고 했습니다. 시나리오를 담당하고 계신 정재성 팀장님과 코스모그래프 님과 오버히트 당시 같이 개발했던 경험을 토대로 이분들이 끌어낼 수 있는 캐릭터성을 살리면 잘 작동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특히 재성 님을 대표님께 소개할 때도 호불호가 적고 공감대 범위가 넓어 글로벌 전개에 안성맞춤이라고 설명드렸고요. 정말 글로벌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었지만 다행히 운이 좋게 시기도 잘 맞았고, 가장 중요했던 캐릭터성이 적중했던 것이 성공 요인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유형석 디렉터와 오랫동안 함께하고 있는 코스포그래프(좌)와 정재성(우) = 승리의 여신: 니케 공식 채널 갈무리
기자: 저는 아무래도 한 게임을 오래하지 못하고 중요 업데이트 때마다 게임을 하다 보니 니케 역시 메인 스토리나 이벤트 스토리가 열릴 때 복귀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도로시를 참 좋아하는데 오버존 때 너무 불쌍해서 많이 울기도 했고요. 마리안의 경우엔 굉장히 충격적이기도 했는데 또 지난 여름 이벤트는 각 잡고 니케의 캐릭터성을 극대화시킨 밝고 유머러스한 스토리도 선보였습니다. 밸런스를 맞추기가 쉽지 않을텐데 어떤 느낌으로 작업하고 계신지, 또 이번 여름 이벤트 스토리에서 특별히 신경쓴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유형석: 라이브 서비스가 2년 반 정도가 됐습니다. 재성 님 같은 경우엔 프로젝트를 세 개째 같이 하고 있는데 시간으로 따지면 한 10년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뭘 요구하기보단 함께 생각을 맞춰가며 만들고 있습니다. 공감대 형성이 잘 되는 편이라 생각보다 빠르게 많은 부분이 결정되고, 제가 오더를 하기보단 재성님이 기존의 이야기를 토대로 다듬어나가는 과정이라고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출시 시점에, 이 이야기를 뉴비 분들이 보실까 조심스럽지만, 마리안의 그 사건은 최근 영화나 드라마처럼 사람들이 원하는 템포를 맞추려면 초반부터 우리가 원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추구하는 방향이 단순 연애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메인 서사가 다크하단 인식을 처음부터 분명히 보여드릴 필요가 있단 생각에서 출발했고, 재성 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 잘 맞아들어간 것 같습니다.
게임을 개발하다 보면 전투, UI, 시나리오 이렇게 세 가지는 얘기하기 좋아하는 소재지만, 그만큼 인정받기 쉽지가 않아요. 중심을 잡지 않으면 개발 과정에서 흔들리기 쉬운 것들인데 마리안 사건의 경우 대표님이나 개발팀이 '이 시나리오는 이렇구나. 재밌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고 중심을 잡는 계기가 되어 성공적인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러니까 마리안과 도로시의 그런 피폐물은 모두가 인간이 아닌 마음으로 동의했단 말씀이군요?(웃음)
유형석: (웃음) 사실 카오스 차일드를 재성 님 추천으로 하게 되었거든요.
기자: 아, 그쪽에서 타락시켰군요.
유형석: 그리고 '니어: 오토마타'도 좋아하지만, 요코오 타로 님의 이전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사실 니어: 오토마타는 조금 참으셨단 생각을 하는 편이라... 제 취향은 좀 더 다크하다고 할까요?
기자: 드래그 온 드라군 같은 작품 말씀이시군요?
유형석: 맞습니다. 하지만 너무 딥하게 끌려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밸런스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기자: '사람 아니야'라고 생각했더니 '방주 인간'이셨네요(웃음). 아까 말씀드린대로 여름 시나리오는 좀 더 밝은 쪽이었습니다. 라피 같은 경우에도 '너 왜 이렇게 됐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지휘관에게 순애 몸통 박치기하는 느낌이었는데 어떻게 톤을 맞추셨는지 궁금합니다.
유형석: 라피 레드후드의 톤은 억누르고 있던 본인의 색을 보여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여름 이벤트는 웬만하면 밝게 가져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주년 때마다 슬프거나 피폐한 감정이 섞여 나오다 보니 여름은 여름답게 신나고 설레는 스토리를 보여드리려고 노력 중입니다. 도로시 얘기를 다루긴 했지만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밝고 긍정적으로 다루었습니다.

라피야 그게 무슨 소리야... 벗다니 왜... = 시프트업 제공
기자: 니케 개발 과정을 소개할 때 사내 공모전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고 하셨어요. 그 과정에서 1인 전투를 5인 전투로 만든 것을 예시로 들었는데 아이디어를 구현할 때 기술적으로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프레임에 따른 발사 속도 같은 부분도 그렇고, 3인칭 슈팅 특성상 미소녀의 얼굴을 잘 보여주지 못하는 부분도 고민됐을 것 같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유형석: 최근 열심히 개선하고 있는 모딩이나 메모리 이슈 관리가 있겠네요. 많은 분께서 3D 게임보다 2D 게임이 가볍단 인상을 가지고 계신데 생각보다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높은 퀄리티의 2D 캐릭터를 보여드리려면 리소스 측면에서 차지하는 용량이 굉장히 늘어나는 경우들이 있어요. 그래서 업데이트할 때마다 지휘관분들이 놀라곤 하시는데 퀄리티에 걸맞은 리소스를 제공하면서 발생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적화는 계속 신경 써왔고, 앞으로도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3D 액션 게임 같은 경우엔 캐릭터가 한 명씩 나와 다른 캐릭터로 스위칭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다섯 명이 동시에 전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다 보니 최적화에 대해 신경 쓸 부분도 그만큼 많아지죠. 앞으로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출시 전에는 출시를 목표로만 개발하면 되는데 라이브 서비스가 되면 다음 콘텐츠를 준비하는 동시에 당장 발생한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잖아요? 올해만 해도 16시간 점검을 하셨어요. 원치 않는 상황이었을텐데 긴 점검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유형석: 브래디 때였던 것 같습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가 무엇인지 찾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결론을 내고, 실제로 해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그때도 그런 과정 속이었습니다. 당시 안내해 드렸지만 브래디의 스킬에 문제가 있었고, 수정하고 밸런스에 맞는지 검토하는 과정에서 신중하게 접근했습니다. 급하게 내고 또 문제를 일으키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정말로 문제가 없는게 맞는지 검토하는 과정을 조금 더 길게 가져갔던 것 같습니다.
기자: 바쁘신 와중에도 미니 게임 퀄리티는 또 굉장히 좋습니다. 종류도 다양하고요. 보통 이런 경우 '나 이거 좋아'라는 느낌으로 아이디어를 내시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개발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유형석: 시작점은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런 판단만으로 접근하는건 위험하단 생각을 많이 합니다. 지휘관분들이 만족하실 수 있을지, 우리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그리고 무엇보다 캐릭터의 서사나 이벤트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지 고민합니다.
초기에 보여드린 미니 게임은 보드 게임에 가까웠는데 당시엔 다양한 시도보단 조심스럽게 가능성을 시도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렇게 니어: 오토마타까진 제가 많이 개입했던 것 같고, 최근엔 실무자분들이나 시나리오 팀에서 '이런 캐릭터에겐 이런 미니 게임이 어울릴 것 같아요'라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고 계십니다.
다만, 이제는 액션성이 강한 미니 게임은 자제하려 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이나 리소스 안에서 무리한 개발로 재미를 덜 드리는 것보다 높은 완성도로 더 많은 재미를 드리고자 합니다.

사실상 게임 하나 더 있는 수준의 뛰어난 퀄리티 = 게임조선 촬영
기자: 향후 콘텐츠에 대해서도 조금 얘기하고 싶은데 드디어 지상 콘텐츠가 나옵니다. 39~40챕터를 통해 세계도 본격적으로 넓어지는 느낌도 들고요. 2년 이상 서비스하는 게임에서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데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네요.
유형석: 개발자 노트를 통해서 대부분 안내한 것이라 새로운 얘기는 없을 것 같긴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려면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주로 한국 서버 지휘관분들이 "예쁘게 나온 3D 캐릭터를 왜 활용하지 않냐?"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런 의견이 떠올라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너무 하드하지 않은 게임'입니다. 이미 니케를 플레이하는 지휘관분들은 자신의 플레이 패턴이 있기 때문에 이를 해치지 않으면서 색다른 플레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3D로 된 시뮬레이션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이미 3D 스쿼드를 조작해 플레이하는 콘텐츠가 있긴 했잖아요? 그런 것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타일 베이스 월드에서 3D 캐릭터들이 뛰어다니며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또 다른 재미를 드릴 수 있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기자: 니케는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니케가 다른 게임에 컬래버레이션 작품으로 참가했을 때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유형석: 사실 외부에서 요청이 많이 들어오긴 합니다. 저희가 가진 매력을 어필하기보단 캐릭터성이 훼손되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베스트로 느꼈던 것은 역시 스텔라 블레이드였죠. 단순히 서로의 게임을 경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양쪽 팬분들이 다 좋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주실 분이라면 니케를 맡겨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휘관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 게임 3D로 구현된 SD 캐릭터도 훌륭합니다 = 게임조선 촬영
기자: IP에 대한 강연도 하셨죠. 당시 굿즈에 대해서 소개해 주셨는데 저도 한 사람의 듀얼리스트고, 니벨아레나 팩 기사도 가끔씩 쓰다보니 굉장히 재밌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IP 확장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네요. 단순히 모바일 게임뿐만 아니라 굿즈나 타장르로 확장 등 어떤 미래를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유형석: 니케라는 IP는 제게 정말로 소중합니다. 개발자로서 글로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정말로 귀중한 경험이고요.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 굉장히 많이 고민합니다. 예를 들어 후속작이나 애니메이션 같은 부분은 아직 말씀드릴 시점은 아닌 것 같고, 굿즈나 TCG 등 IP 확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니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자: 일본에서 바이스 슈발츠를 봤을 때 꽤 부러웠는데 니벨아레나가 미소녀 TCG로는 꽤 성공한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2차 창작 얘기도 해야겠죠. 도로롱이 가장 대표적이긴 한데 많은 2차 창작 작가분들이 니케를 사랑하고 계세요. 얼마 전에 열렸던 여름 코미케에도 많은 작품이 나왔죠. 기억에 남는 2차 창작이 있을지, 물론 도로롱 빼고, 작가분들께 드릴 말씀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유형석: 2차 창작이 그림에만 국한된건 아니잖아요? 홍련의 별명인 홍북이로 그림도 그려주시고 게임도 만드시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개발하는 사람이다 보니 2차 창작으로 게임이 등장하는게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최근에는 코스프레가 인상에 남았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토커티브 코스어분이 계시는데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이려고 많이 고민하시더라고요. 올해 애니 엑스포에 갔더니 메이드복을 입혀놓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2차 창작을 하는 분도 어떻게 매력을 뽐낼 수 있을지 같은 고민을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자: 원작자로서 꽤 기쁘셨을 것 같네요.
유형석: '아니, 토커티브에게 어떻게 이런...'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웃음).

아니, 선생님 이게 대체 어떻게 가능한 거죠? = Sterling SNS 갈무리
기자: 외부 업무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지휘관분들 앞에 처음으로 나섰던 것이 출시 무렵 공식 방송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걸 계기로 공식 방송도 그렇고 디렉터 노트도 그렇고 점점 피드백하며 발전하고 계시는데 첫 공식 방송 경험에 대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유형석: 당시 부족했던 것은 방송만은 아니었습니다. 빌드도 그렇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사실 저는 출시 직전이다 보니 빌드 쪽에 좀 더 집중하는 상황이었고, 그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지휘관 여러분의 니즈는 끊임없이 발전하니 저희는 계속 게임을 보완하고, 방송을 보완하고, 개발자 노트에 새로운 내용을 담고, 출시 때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끊임없이 의견을 지켜보며 발전시켜 나가야겠습니다.
기자: 얼마 전 개발자 노트에 항상 하시던 '니케 유저로서'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시더니 솔로 레이드 점수를 올리셨어요.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겜안분이 아니라니 배신이다'라거나 '3퍼단이 아니라니 실망이다'라는 의견도 있었고요. '욕을 먹지 않으려고 10%에 의도적으로 맞춘게 아니냐?' 혹은 '게임하는 직원 점수 스샷 뺏어온거 아니냐'라는 얘기도 던지는데 점수를 직접 인증한 이유가 있을까요? 그것도 새벽에요.
유형석: 사실 새벽에 직원 점수를 뺏어올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웃음) 당연히 해서는 안될 일이고요. 직원한테서 뭔가 뺏으면 안되요.
기자: 알겠습니다(웃음). 직원한테 뺏진 않으셨군요.
유형석: 회사에 장식장이 있는데 제가 직접 꾸미고 있습니다. 개발자 노트도 제가 직접 씁니다. 개발팀분들은 개발을 하셔야죠. 니케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제가 잘못해서 욕을 먹는 것은 충분히 괜찮지만, 게임을 하지 않는 디렉터란 이미지가 생기면 니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저희 니케실이 그런 것을 굉장히 경계합니다. 그래서 우리 게임이 아니더라도 다른 게임을 많이 하고, 게이머로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안한다는 이미지가 진실처럼 여겨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솔로 레이드 점수를 올렸습니다. 저는 계속 게임을 하고 있고, 한 명의 지휘관이란걸 보여드릴 계기였던 것도 같고요.
한편으론 초기엔 제가 한국 서버 점수 기준으로 해도 3%를 굉장히 쉽게 달성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예전엔 스펙만 높으면 됐는데 솔로 레이드 레벨이 400으로 고정되어 있으니 캐릭터 레벨이 400을 넘길 때부터 점점 잘하는 분들이 올라오시더라고요. 저도 이제 좋은 성적을 내려면 굉장히 많은 트라이가 필요하니 개발 시간을 위해 리트라이하지 않는 선에서 최고 성적을 올렸습니다.
기자: 제가 그 스크린샷을 보고 어디서 "너 게임 못하잖아" 들으셨나 생각했어요. 한국 게이머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잖아요?
유형석: 사실 맞아요. 그런 이유도 없진 않습니다. 지금은 에이징 커브가 온거에요(웃음).

"너 게임 못하잖아?"를 못 참는 그 역시 한국 게이머였다 = 유형석 디렉터 SNS 갈무리
기자: AGF 때도 현장에서 지휘관 분들과 만났던 걸로 기억하는데 혹시 오프라인 행사에서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을까요?
유형석: 개발자가 게이머를 만나는 일이 사실 흔하지 않습니다. 만나는 자리가 만들어지고, 그 자리에 가야지만 게이머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게임에 대한 반응은 주로 커뮤니티로 보게 되죠. 응원해주시는 글도 있지만, 아무래도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도 계시니 현장에 갈 때 긴장을 하게 됩니다. '싫어하시면 어떡하지'하면서요.
그런데 갈 때마다 손을 잡으며 '너무 고맙다'라고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지금도 얼굴이 다 떠오릅니다. 어떤 분은 만나러 와줘서 고맙다고 눈물을 보인 분도 계셨어요. 너무 놀라기도 했지만 '이렇게까지 니케를 좋아해 주시고, 우리를 반겨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만나는걸 무서워하면 안되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업무는 게임을 잘 만드는 것이지만, 이런 식으로 지휘관분들을 신경쓰고 더 많이 케어해야 하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기자: 이제 인터뷰가 거의 끝나가는데 비록 대표님은 안계시지만 이번 인터뷰도 어찌보면 니케 문학이란 말이죠? 니케 문학의 끝은 피자고요. 저녁에 피자 드십니까?
유형석: 왠지 먹어야할 분위기네요(웃음).
기자: 대신 메뉴는 여쭤보지 않겠습니다(웃음).
유형석: 파인애플 피자는 먹지 않습니다.
기자: 저와 취향이 다르시군요. 알겠습니다. 3주년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계속 개발하며 보완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드려야 할텐데 그동안 피드백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유형석: 극단적인 칭찬과 극단적인 지적이 기억에 나죠(웃음). 이런 반응에 많은 힘을 받기도 하고, 많은 상처를 받는데 어떤 개발자 한 분을 지목해서 안좋은 얘기를 하시면 안타깝습니다. 열심히 개발해주시는 분 대신 차라리 저를 욕하시고, 또 대표님을 욕해주시면 좋겠습니다(웃음).
기자: 지금 자리에 안계시니까요?
유형석: 저희는 욕을 먹어야 하는 사람들이니까요(웃음). 열심히 개발하시는 분들은 개발을 신경쓰셔야죠.
칭찬해주신 것 중에선 '니케 덕분에 내 삶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라는 얘기가 떠오르네요. 굉장히 우울힌 일을 겪으셨는데 니케를 플레이하시면서 많은 힘을 얻었고, 앞으로도 플레이하실거란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기자: 개발하는 입장이시니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계속 보시게 되죠. "여기에요" 같은 명대사가 반응이 좋으면 '찢었다'라고 뿌듯할 것 같은데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는 어떤 것이 기억나실까요?
유형석: 명대사는 네 글자라는 말씀도 기억나긴 하는데 사실 저는 누군가 니케를 플레이하면서 우는 모습을 즐깁니다.
기자: 피폐 좋아하시는거 맞네요. 스토리 나오면 제가 항상 옆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요.
유형석: 스트리머 방송도 다 챙겨보는데 이분들이 우시면 저도 보면서 같이 우는거죠. 많이 우셨던 부분은 미라클 스노우였던 것 같습니다. 미라클 스노우에서 많이 우시고, 제가 즐겼습니다.
기자: 오버존이 떠올라서 또 울것 같네요. 총 찾는 도로시 모습에 너무 울어서 힘들었습니다. 라이브 서비스는 계속되어야 하니 바로 올라가서 개발하셔야겠죠? 인터뷰 끝나고 어떤 일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유형석: 편의성이나 불편사항들, 그리고 콘텐츠가 잘 작동하기 위해 버전업도 하고, 스토리 모드 분리나 일일 콘텐츠 시간 단축 같이 약속한 부분을 최대한 지킬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습니다. 올해 목표한 것, 로드맵에서 공개한 것을 다 잘 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기자: 개발자분들을 만나면 항상 건강도 중요하지만 게임을 먼저 생각해달라는 나쁜 말을 드리곤 하는데 말씀하신 열심히 개발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게이머분들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유형석: 여러 콘텐츠는 물론 서브컬쳐 게임으로서 스토리나 캐릭터성을 강화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지휘관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힘내겠습니다.

게이머와 함께 울고 웃는 유형석 디렉터, 앞으로도 니케의 다양한 매력 보여주시길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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