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겨운 게임은 어차피 30분을 하나 30시간을 하나 지겹다’라고.수많은 게임이 출시되는 요즘, 단 30분이라도 게이머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게임조선이 나섰다. 장르 불문 게임 첫인상 확인 프로젝트, ‘30분해드리뷰’게임조선이 여러분의 30분을 아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30분 분량은?: 3스테이지 + 보너스 스테이지 클리어
'람보 2'나 'A 특공대' 같은 80년대 블록버스터를 다시 보면 지금은 보기 힘든 '쌈마이함'을 느낄 수 있죠. 정의로운 미국이 악의 축인 제3세계에 쳐들어가 마구 때려 부수면 이젠 논란 그 자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뇌 빼고 감상할 수 있는 콘텐츠가 땡길 때도 있는 법이죠. 다른 게임의 주인공들이 열 마디를 논할 때 총알을 하나라도 더 먹여주는 마초 끝판왕 게임, '브로포스'입니다.
게임은 80년대 블록버스터 그 자체입니다. 미국에서 출발한 '브로'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사악한 적들을 때려 부수죠. 심지어 스토리 모드에 등장하는 지역 중엔 '비트만'이나 '캄보디움'처럼 실제 국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곳도 있습니다. 실제 그 지역 분들이 보면 꽤 기분이 묘할 것도 같은데 브로포스는 이를 일종의 블랙 유머로 돌파합니다. 주인공 일행은 마치 뇌 대신 근육을 넣은 듯한 마초이즘으로 묘사하고, 매 스테이지엔 사탄이 등장하는 식으로요. 30분 분량에는 다 담지 못했지만, 마지막엔 미국도 브로들의 작전 목표가 됩니다. 이쯤 되면 어이가 오버플로 되어서 웃음이 나온다고 할까요?
즐기는 방식도 그 시절 블록버스터와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때려 부수는 것이죠.



게임의 장르는 횡스크롤 슈팅입니다. 이런, 장르마저 쌈마이하군요. 근육빵빵 브로들이 적진에 떨어져 인질을 구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구조입니다. 마치 콘트라, 혹은 혼두라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스토리 모드를 기준으로 한 미션의 길이는 1~2분 정도입니다. 미션마다 목표가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마지막 성조기 주변을 배회하는 사탄을 처치하면 끝납니다. 그렇게 여러 미션을 완수하면 그 지역을 떠나게 되고요. 고전 횡스크롤 슈팅 게임과 비교하면 생각보다 짧은 수준이지만, 수많은 적들과 정신없이 터지는 화약 덕분에 강렬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맛보게 됩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시절 감성을 자극하는 캐릭터들입니다. 마초 영화 주인공의 대표격인 '람브로'는 물론 냉혹한 집행관 '브로 드래드', 강철 육체를 가진 '브로보캅', 채찍을 휘두르며 종횡무진 맵을 누비는 '인디아나 브론스'까지 영화를 좀 봤다고 자부하는 분들이라면 유쾌한 패러디 캐릭터에서 웃음을 참기 어려우실 것입니다. 게이머는 미션을 진행하면서 인질을 구하고, 앞서 말한 다양한 브로를 사용해 볼 수 있죠.



하지만 브로들은 영화 주인공들과 달리 꽤 약합니다. 적의 총알 한 발, 사냥개의 이빨 한 번에 픽픽 쓰러지죠. 그렇게 조종하는 브로가 쓰러지면 미션 중 구했던 다른 브로가 이어서 미션을 진행하고, 남은 브로가 없다면 미션에 실패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횡스크롤 슈팅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내가 특수 부대원과 게임을 하는지 개복치들과 게임을 하는지 헷갈릴 정도죠.
위험요소는 적뿐만이 아닙니다. 이 게임은 눈에 보이는 대부분의 지형을 부술 수 있고, 그래서 죽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적의 공격에 죽는 것은 당연지사. 잘못 만진 폭탄에 터져 죽고, 떨어지는 바위나 트럭에 죽는 것도 비일비재, 시야가 없는 곳에 설치된 함정이나 가시에 죽는 일도 많습니다. 호쾌하게 부수다 보면 호쾌하게 죽기 때문에 내 브로가 어떤 공격을 하고, 어떤 식으로 적들과 지형을 파괴할지 파악할 필요가 있죠.
때론 아군도 적이 됩니다. 멀티플레이를 할 땐 다른 게이머와 시야를 공유하기 때문에 서로 맵 양 끝에 있으면 더 이상 전진하거나 후퇴할 수 없죠. 움직임도 불편한데 아군이 날린 공격에 지형이 무너져 돌에 깔리게 되면? 축하합니다! 여러분은 훌륭한 우정 파괴 게임을 찾으셨네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적들을 무자비하게 쏴죽이며 성조기를 휘날리는 'MURICA 스타일, 여기에 '에라 모르겠다!'를 외치게 만드는 호쾌한 액션과 패러디, 그리고 그 시절 감성을 자극하는 구성이 다른 게임에서 보기 어려운 유니크한 매력을 만들어냅니다. 오히려 너도 나도 도파민을 원하는 시대라 브로포스를 블랙 유머로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8~90년대 블록버스터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껜 추억을 가득 담은 게임, 그렇지 못한 분들껜 약 한사발 진득하게 말아먹는 기분을 선사하는 게임입니다. 특히 쇼츠나 릴스를 둠스크롤링하는 도파민 중독자분들껜 다른 많은 '브로'들처럼 미션을 반복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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