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편집자 주]

시리즈가 장기화된 격겜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항상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습니다. 바로 신작이 출시할 때마다 엔트리 라인업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소위 말하는 역사와 즈언통의 '근본 캐릭터'의 기준은 무엇인가죠
그래서 주인공과 라이벌처럼 해당 캐릭터들이 메인 스토리에 얼마나 깊게 관여하는가, 혹은 시리즈 초기부터 꾸준한 인기를 끌며 한번도 빠지지 않고 출연하는가, 마지막으로 해당 캐릭터의 이름을 말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특별한 플레이스타일이나 기술이 있는가를 근본 캐릭터의 기준으로 하자는 것이 격겜러들 사이에서 세워진 암묵의 룰이죠
그래서 지난 5월 '콤보 브레이커 2025' 대회에서 '철권 8' 재참전을 확정지은 '아머 킹'에 대해서는 팬덤에서도 다들 갸우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명 초대작부터 참전해왔고 시리즈 내에서 출연 빈도수도 꽤 높은 편이며 선역 그래플링 레슬러인 '킹'과 대비되는 악역 브롤러 레슬러라는 명확한 콘셉트가 있어서 참전 사실 자체는 분명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근본 있는 캐릭터라고 하기에는 묘하게 거슬리는 요소가 있다는 게 그 이유였죠.

풍신권 잘 썼어요 ^^
이는 '아머 킹'의 태생과 연관지어 생각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킹'과 대비되는 속성이 필요하다고 타격기를 추가했는데 그 내용물이 하필이면 주인공 일가의 '풍신권'과 '뇌신권'이었고 연속잡기는 불가능하게 설정해놓았지만 정작 고위력 단발 잡기 기술들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던 탓에 웨이브를 꿀렁꿀렁 타더니 미친 발동속도의 오른어퍼 혹은 잡기를 걸어오는 근본 없는 짓을 일삼는 진짜 악당들이나 할 법한 캐릭터가 완성되어버렸고
제작진이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일단 아머 킹의 성능을 시원하게 깎아놓은 다음 시간을 들여 캐릭터의 콘셉트와 플레이스타일을 재설계하려고 보니 이건 이거대로 만들다 말아버린 미완성 캐릭터라는 뒷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성능이 좋을땐 좋은건 다 갖다 배낀 근본 없는 캐릭터, 성능이 나쁠 땐 개성도 재미도 잡지 못한 근본 없는 캐릭터라는 것은 아머 킹 비판론자들의 주된 논리죠.

자이언트 스윙 잘 썼어요 ^^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 근본 없이 이거저거 아무거나 가져다 쓰는 모습이 아머 킹이라는 캐릭터를 묘하게 실존하는 악역 레슬러 캐릭터처럼 만들고 있어 그 부분이 좋다는 칭찬을 하기도 합니다. 아머 킹의 행보는 똑같은 기술이라도 이를 구사하고 어레인지하는 방식에 따라서 이름이 달라지는 현실의 레슬링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충실하게 악역 기믹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주장이죠.
오히려 며칠 전 공개된 트레일러에서는 전작서 레이지 드라이브로 배정된 독안개 '그린 미스트'를 히트 상태가 아님에도 뿜어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만약 일반 기술로 내려온 것이라면 '위력적이지는 않더라도 기회잡기에 쓰이는 치졸한 반칙 기술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할 것이다'라고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고, 타격기로 배정된 기술들의 모션도 보다 위압감 넘치고 치사해 보이는 모습으로 설계되어 보다 현실적인 더티 플레이 반칙 레슬러의 모습을 훌륭하게 구현했다는 칭찬이 많습니다.

대충 표범 가면 안에 불을 뿜어내는 노즐형 기계 장치라도 있다고 생각합시다
다만 뜬금없이 머리에서 불을 뿜고 이를 손에 휘감아서 적을 공격하는 뇌절성 기술이 바로 튀어나오거나 묘하게 자세연동형 기술로 보이는 시동모션들 때문에 배워야 할 게 더 늘어나버린 높아진 진입장벽을 걱정하는 이들도 생겨났죠.
그래도 최초 발표 현장이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온라인에서 수집할 수 있는 전반적인 평가를 종합해보면 그래도 아머 킹은 불호보다는 호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실제로 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기도 힘들고 잡탕에 가까운 콘셉트에 운용 난이도만큼의 성능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을 보면 아머 킹은 어떤 의미에서는 근본 캐릭터가 맞을지도 모릅니다.

콤보브레이커 2025 현장에서 아머 킹 티저 발표 시 터져나온 열광적인 반응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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