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편집자 주]

블루 아카이브에 등장하는 학원도시 키보토스의 학생들은 그 스펙이 매우 강력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면 그 세계관이 '자판기에서 수류탄과 탄약을 음료수처럼 쉽게 뽑아먹을 수 있는 무법천지'에 가깝다 보니, 법보다 가까운 총포로 인해 단련이라도 된 것처럼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개그만화의 보정을 받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구경 저격소총을 맞더라도 따끔하다고 넘어가는가 하면 박격포를 맞으면 잠깐 양호실 다녀오면 그만이라 너스레를 떨 정도로 신체 능력이 뛰어나죠.
물론 학생들의 실체가 '신비와 공포가 살아있는 인간의 형태로 형상화'되어 있는 신의 화신이고 이러한 내용이 메인 시나리오에 있어 핵심 포인트기 때문에 몇번이고 언급되고도 있지만 의외로 이들의 강력함은 '여고생 1명의 전투력은 잘 훈련된 특수부대원 2명분에 해당하고, 여고생 3명이 모이면 능히 최신형 전차를 상대할 수 있다'는 웹툰 소재의 밈을 반영하기라도 했는지 튜토리얼에서부터 여고생 3명이 최신형 크루세이더 전차를 박살내는 쇼킹한 장면으로 재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블루 아카이브에서는 학생들을 평가함에 있어서는 보통은 직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쉬운 기준인 '무력'을 지표로 삼는 경향이 있지만, 개중에서도 무력 이외의 요소가 고평가받는 캐릭터는 존재합니다. 특히 합리적인 사고와 최첨단 기술을 중시하는 이공계 학원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은 유독 무력 외적인 요소들을 통해 그 능력을 입증받은 학생들의 수가 많고 그 중에서도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회장 '리오'는 지력과 기술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는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한국 서버를 기준으로 23년 2분기에 파반느 2장이 나왔으니
실제 캐릭터로 실장되기까지는 게임 서비스 기간 절반에 가까운 2년 넘는 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사실 리오는 출시되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꽤 많았던 캐릭터입니다. 함께 4주년 캐릭터로 지정된 '세이아'처럼 메인 스토리에서 꽤나 이른 시기에 등장하여 1부 최종편에 이르기까지 그 비중이 적지 않았지만, 정작 주요 인물로 처음 등장한 '태엽감는 꽃의 파반느 편' 2장은 스토리 완성도 측면에서 상당히 허술한 부분이 많았고 다른 캐릭터나 설정을 통해 단편적으로 주어진 정보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행적 묘사로 리오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어필하는 것에 실패한 탓에 아쉬운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죠.
차라리 에덴조약 편에서 무고한 희생자 역할로 초반부에 리타이어했던 세이아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보여주는 인상적인 활약을 통해 애정 반 놀림 반의 느낌으로 미실장이라는 소재가 밈으로 활용된 반면, 리오는 가장 똑똑한 학생들 중 하나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그 논리와 판단에 허점이 많았고 이를 지적하면 금새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리는 무력한 모습만 보여준 탓에 캐릭터 붕괴를 참을 수 없었던 팬덤 '리오맘'들이 '저건 리오가 아니라 리오인 척 하는 학부모다'라고 울부짖을 정도였으니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실장되는 것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죠.

이전까지 등장한 자율 전투형 드론들의 디자인은 나름 괜찮았기 때문에
'아방가르드군'이라는 이름만 들고서는 우아하고 멋진 보스급 기체가 나올거라 생각했지만...

생긴거는 로봇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대 맞으면 터질 것 같은 야라레메카' 같은데
실제로는 무지막지하게 강하고, 그 강함이 최종편은 물론 2부까지도 유효한 수준입니다
그래도 1부 최종편에서는 리오가 예측하고 우려했던 무명사제와 색채의 침공이 현실화되면서 그녀의 정보력과 선견지명이 재평가를 받는 것은 물론 본인의 과오로 인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이미지 반전을 이뤄넀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성이 결여된 실용주의 중시형 이공계 학생의 무자비함'을 극대화시킨 개그캐릭터로서의 면모가 확립되어 지금은 호감에 가까운 시선으로 보는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특히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아방가르드군'은 그 부조리 개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양산형 메카닉을 떠올릴 정도로 몰개성하고 성의 없어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전투력은 가공할만한 수준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실제 게임 내에서는 처음으로 등장하는 강제 패배 이벤트로 설정되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CODE:BOX 이벤트 중 '리오의 은신처'는 에피소드 넘버에 따라 구조물과 배치가 조금씩 달라지지만
아방가르드군은 항상 같은 위치에 잘 보존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모브들의 대화지만
단순히 성능만 따진다면 키보토스 역사에 남을 발명품이 맞을지도
오히려 다른 학생들이 '역사에 남을 발명품'이라고 아방가르드군을 칭송하거나 현실에서는 공식 굿즈로 출시된 아방가르드군의 아크릴 스탠드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품절되었다는 일화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캐릭터로 실장되어도 스킬 이름에까지 '아방가르드'를 넣는 것을 고집한 리오의 안목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특히 기술력만큼은 작중 등장하는 모든 적 세력이 잠재적인 위험요소로 평가할 정도지만 그에 반해 생활력을 비롯한 전반적인 능력치는 선생을 포함한 모두가 건강을 걱정할 정도로 형편없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어 '지켜주고 싶은 캐릭터'라는 반전 매력으로 많은 선생님들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이를 보면 '리오'는 부실한 플롯과 묘사로 인해 비하 캐릭터 직전까지 이미지가 훼손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공적으로 본인의 가치를 반등시킨 '모범적인 서브컬쳐 캐릭터의 턴페이스(선역 전환)' 사례로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데카그라마톤 후반부의 바디슈트와 포니테일 조합도 빨리 캐릭터로 내달라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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