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조뉴스

copyright 2009(c) GAMECHOSUN

게임조선 네트워크

주요 서비스 메뉴 펼치기

커뮤니티 펼치기

게임조선

[NDC 25] 게임 생명주기 확장은 '한계 돌파'로 이뤄진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무기 기획 이야기

작성일 : 2025.06.25

 

 
넥슨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이하 CSO)이 2007년 베타 서비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국내를 대표하는 FPS 게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좀비 모드'라 할 수 있다.
 
CSO는 좀비 모드와 함께, 해당 모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무기를 지속적으로 선보여오면서 이용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해왔다. 넥슨코리아 CSO 콘텐츠 유닛의 박영일 기획자는 게임 기획자가 이용자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필요한 시도에 대해 'CSO의 무기 기획 이야기' 강연으로 풀어냈다.
 
박영일 기획자는 "슈팅 게임의 주인공은 사실 무기"라고 언급하면서 "행동과 역할의 원천이며 게임의 장르 및 밸런스, 그리고 매출의 가장 큰 요소"라고 설명했다. 
 
 
현재 CSO에는 700여 종에 달하는 무기가 있으며, 1년에 평균 38개의 무기가 개발돼 오고 있다. CSO 출시 초기에는 현실 총기의 작동 방식과 현실 고증 밀리터리의 총기 위주로 개발했으며, 중기에는 특수 능력이 더해지면서 비현실적인 무기 개발이 이뤄졌다. 또 최근에는 SF 및 판타지 영역의 특수 능력과 미적 요소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 개발하고 있다.
 
CSO의 좀비 모드는 좀비로부터 생존하는 게임으로, 인간은 뛰어난 생존력의 좀비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도망치거나 무기를 사용해 좀비를 막아야 한다. 여기에 인간이 좀비에게 공격받으면 좀비가 되는 룰을 통해 다수가 소수가 되고, 소수가 다수가 되는 비대칭성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 무기 기획은 현실 고증 기반의 밀리터리 무기로 만들어졌다. 인간은 원거리 공격을, 그리고 좀비는 근거리 공격을 하는 형태이며 인간은 지리적 특징을 활용해 지키는 플레이가 주를 이뤘다. 그에 따라 30발 탄창의 소총보다는 100~200발 탄창을 가진 기관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FPS에서 기관총은 잘 사용되지 않는 카테고리의 무기다. 그 이유는 해당 총기류는 정확도가 낮고 반동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비 모드에서는 유지력과 순간 화력이 더 중요하기에 기관총이 큰 역할을 했다. 약 4년 동안 CSO는 총 9종의 캐시 판매 기관총을 선보였으나 매력적인 포지션이 어려웠다.
 
그 이유는 포지셔닝으로 명중, 반동 등의 핵심 수치에 극단적인 값을 주지는 못하며, 약 15% 이상의 상향은 오버 스펙 가능성이 높고, 약 15% 이하의 상향은 잘 체감되지 않기 때문이다.
 
왜 15% 이상의 상향이 아니면 체감이 안될까? 수십 개의 무기 수치를 수 백 번씩 테스트해 멋진 무기를 만들었으나, 현실적으로는 무기를 계속 늘려가야 하는 매출 이슈 상황에서 밸런스를 지켜야 하는 고민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무기를 만들지 못했으며, 좀비 클래식 모드로 역주행하는 플로우로 흘러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플레이 메타를 선도하기 시작했는데, 이용자들이 기획 의도를 넘어서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가령 좀비를 인간이 상대하기 위해서는 원거리 무기를 활용했어야 하나, 근접 무기로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또 좀비의 경우,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튕겨내는 좀비 폭탄을 통해 지리적 이점을 가진 곳을 파훼하는 전략도 등장했다.
 
즉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좀비 모드만의 순환 구조가 완성된 것이다. 플레이 메타의 진화로 새로운 무기가 필요해졌으며 CSO의 생명주기 확장에 돌파구가 마련됐다.
 
초기 단계에서 얻은 교훈은 안정적인 밸런스를 유지해야 오랜 시간 서비스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진화하지 않는 게임은 자연적으로 도태된다고 언급했다. 새로 업데이트된 보스와 영웅, 무기가 기존과 유사하다면 이용자들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획자는 의도적으로 상향을 만들어 내면서 새로운 시도에 나서게 된다.
 
 
이에 창작 기반의 특수 기능 무기를 2013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했다. 무기의 기본 공격에 RPG의 스킬과 같은 효과를 더한 것이다. 여기서 스킬과 같은 효과로는 범위 공격, 강력한 파괴력, 투사체 발사, 군중 제어, 오토 에임 등이 있다.
 
특수 기능으로 슈팅 경험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기본 공격은 '점'으로 이뤄지나, 특수 기능은 '선'과 '면'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특수 공격으로 동시에 2명 이상의 적을 타격할 수 있으며, 보이지 않는 영역에 대한 예측 공격이 가능해졌다. 또 거리와 타이밍을 재는 플레이와 적의 움직임을 지연시키거나 흔들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보조 및 근접 무기 등과 조합하면서 다양한 콤비네이션을 만들어지기도 했다.
 
 
초기에는 어떤 특별한 기능과 행동을 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면서 기능 시뮬레이션 반복이 이뤄졌고, 이 결과로 기능이 점차 간편해지고 고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에 따라 개발 비용이 급상승하게 되고 플레이어 및 상황마다 밸런스 간극이 발생했다.
 
이는 재미있는 무기를 만드는 것으로 기획 방향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예를 들어 2024년 '브류나크'라는 무기를  선보였는데, 2021년에 출시된 에픽 무기인 '흑영쌍부'가 이미 최고의 무기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브류나크는 이미 최적의 밸런스를 가진 흑영쌍부를 성능적으로 뛰어넘기보다는 플레이에 즐거움을 주는 다른 포지션의 무기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뒀다.
 
 
출시 초기 브류나크가 강하다는 부분은 인정하나 대부분 흑영쌍부가 더 낫다는 의견 다수가 있었으며, 흑영쌍부와 달리 좌/우클릭이 즉시 발동되지 않아 답답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출시 20일 후에는 조작감도 있고 꽤 재미있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무기 사용법이 까다로우나 익힌 후에는 더욱 효율적인 무기가 된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기획자가 경험한 좋은 경험이 유저에게 주고 싶은 좋은 경험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브류나크는 무기 포지션을 반대로 설정하면서 변화를 줬으며, 약점이자 장점인 단조로움을 탈피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또 인상적인 특수 기능을 더하면서 한계를 돌파한 사례로 꼽았다.
 
박영일 기획자는 CSO를 담당했던 초기에는 게임의 기존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으나, 시간이 흐른 뒤 되돌아보니 CSO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즉, 성장하기 위해서는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와 도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CSO가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까닭은 기획자의 기존의 틀에서 탈피하는 시도 덕분이라 할 수 있겠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이시영 기자의

SNS
공유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