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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영등위와 공개토론회"

 

지난 12월4일에 있었던 게임산업 공개토론회에서 일부 영상물등급위원들의 주장과 답변은 오락가락을 넘어 게임업계 사람들을 열받게 하는 말들이 쏟아졌다.

조명현 영등위원은 영등위의 폐쇄성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자 "업계와는 뻣뻣해서 대화를 안한 게 아니라 겁나서 못했다"며 "업체측이 심의장소에 찾아와 게임기를 부수고 신나를 붓고, 칼 들고 자해하겠다고 협박하는데 어떻게 대화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부 심의대상 게임업체 관계자들의 과격한 행동도 문제지만 영등위원의 이같은 직접적 발언은 휘발성을 발휘, 열받은 일부 참석자들이 "그럼 우리가 조폭이냐"라며 맞받아쳐 분위기가 험상궂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아케이드게임 업계가 "영등위의 심의는 소비자가 원하는 게임을 못만들게 해 시장을 왜곡시킨다"고 지적하자 장은숙 영등위원은 답답함을 호소하며 "영등위 자체 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은 사행성 강한 게임만을 찾았다"고 맞받아쳤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게임이 전부 사행성이면 아케이드 게임 사용자들은 전부 도박꾼인가란 자조섞인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간 영등위와 아케이드 게임업계의 대화가 큰 폭으로 단절되어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기업의 생리지만 세상의 지탄을 받는 사행성 게임만 만들겠다고 우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일부 영등위원의 답변이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게임업계 의견의 반영에 대해 조명현 영등위원은 "규제개혁위원회 때문에 영등위 심의안이 바뀌지 못해 업계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돌연 규제개혁위원회로 책임을 돌렸다.

지난달 게임담당 기자들의 요청으로 열렸던 영등위 기자간담회에서 조 위원은 "지금의 심의 기준은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한 것"이라고 강변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 오락가락 답변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밖에도 심의위원의 전문성을 이야기하면 '예심의원'을, 조직 구성을 이야기하면 '영등위 사무국'을, 심의 기준을 이야기하면 '법의 한계성'을 들고나와 진정 툭 털어놓고 대화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결국 영등위를 성토하는 아케이드게임 업계와 정작 이번 토론회의 주요 이슈인 <온라인게임 사전심의의 문제점>에 대해 제시하려는 온라인게임 업계의 주장들이 뒤섞여, 좋은 취지로 마련한 주최측의 의도가 무색해버릴 정도로 아무 결론도 내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아케이드게임 업계 관계자는 이런 온라인게임 업계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했는지 "규제에 씹힌지 1년 남짓한 온라인게임 산업은 그래도 우리보다 나은 편"이라며 "이런 상황이 몇년 더 지나면 온라인게임 업계도 우리처럼 뚜껑이 열려 더 극렬해질지도 모른다"고 자조섞인 푸념을 했다.

이날 참석한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영등위가 아무리 허탈하고 책임없이 답변해도 열받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차분히 이야기하는 훈련을 먼저 거쳐야 내홍(內訌)을 막을 수 있다"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토론회 1부 동영상 내려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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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배 기자art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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