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액토즈소프트와 애니파크가 성인 전용을 표방하는 온라인게임 'A3'를 내놓았을 때만해도 낯설었던 게 사실이다.
"애들은 가라"라는 다소 파격적인 광고 카피를 내세워 성인용 온라인게임이라는 것을 강조하자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성인만을 고객층으로 잡아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며 의아해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들의 추측과는 달리 'A3'가 유료화에 성공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자 신규 온라인게임들이 대거 성인용을 표방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 기준이 턱없이 강화되면서 '12세' 혹은 '15세'로 기획된 온라인게임조차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을 받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어설프게 '18세 이상 이용가'를 등급으로 받느니 아예 처음부터 성인용으로 기획하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우선, 아기자기한 캐릭터의 대명사인 '라그나로크' 개발사 그라비티는 얼마전 열렸던 '대한민국게임대전(KAMEX)'에서 성인 전용을 표방하면서 제작하고 있는 '레퀴엠'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죽은 자에 대한 미사'란 의미를 가진 '레퀴엠'은 다크 판타지를 기본 세계관으로 하고 있어 '라그나로크'를 제작했던 그라비티가 만들었다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그라비티는 '레퀴엠'을 국내 온라인게임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하드코어'로 만들어 다른 게임과 차별화시킬 계획이다.
얼마전 클로즈 베타테스트에 들어간 아이닉스소프트의 온라인게임 '칼 온라인'도 처음부터 성인용으로 기획됐다.
한국풍 판타지 배경의 '칼 온라인'은 남성적이고 강렬한 분위기로, '환웅'이 건국한 배달국의 제14대 천왕인 '치우천왕'과 그의 적 '헌원'의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게임은 몬스터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비굴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죽은 뒤 참수(斬首)를 당하는 시스템이 잔인하면서도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이 성인용 온라인게임이 쏟아져 현상에 대해 배길웅 애니파크 개발이사는 "처음부터 'A3'를 성인용으로 기획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질을 높일 수 있었다"면서 "요즘 같은 분위기라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아 처음부터 성인용으로 기획되는 온라인게임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현숙 기자 coreawo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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