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달 연대기:세 개의 세력(이하 아스달)'에 소문만 무성했던 신규 클래스 '쌍검사'가 정식 업데이트됐다. 지난 6월 야심차게 선보인 첫 신규 클래스 '당그리'와 더불어 직업 밸런스를 꾸준히 손보고 있음에도 여전히 궁수가 압도적인 파밍 속도와 대인전 성능으로 선호도가 높고 근접 클래스들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이에 대해 넷마블은 꾸준히 고민을 거듭했고 장현진 프로듀서는 추석 연휴에 공개한 개발자 노트를 통해 원거리 클래스와의 전투에 매우 능숙한 직업으로 디자인 중인 쌍검사를 11월에 선보이겠다고 밝히면서 많은 이용자들이 과연 쌍검사가 고착화된 구도를 깰 수 있을지 기대를 걸고 있었다.
실제로 업데이트된 쌍검사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신규 부스팅 서버인 에차빕에서 쌍검사로 자리를 잡아가며 느낀 점들을 적어보았다.
쌍검사를 플레이하면서 바로 와닿은 점은 손에 착착 감기는 쫀득함이었다. 사실 필자는 주력 캐릭터는 아니긴 해도 스킬셋에 대한 정보나 판정을 공부하기 위해 전사와 투사를 육성해봤지만 기본적으로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공수를 주고 받는 과정이 단조로웠고 기동력이나 속도감이 부족해서 메인 퀘스트와 육성 과정을 기본적으로 오토 플레이로 넘겼던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쌍검사는 일단 스킬을 파악하기 위해 극초반부터 수동 플레이를 해보니 쌍수 평타가 굉장히 부드럽고 빠르게 나가는 것은 물론 은근히 사정거리가 길었다. 덕분에 어지간한 근접 몹을 상대로는 역으로 거리를 두고 카이팅을 하거나 뒤를 잡는 것이 굉장히 용이한, 한마디로 컨트롤하는 맛이 나는 클래스였다.
감비노도 궁금해하던 등짝을 쌍검사는 10초마다 일섬을 쓰면 볼 수 있다
의외로 칼끝의 판정 범위가 길어서 DPS가 준수하게 나온다
클래스의 콘셉트를 쉴새 없이 몰아치는 맹공으로 설정해둔 것인지 기본 스킬 연속 베기를 통해 검의 증표 스택을 쌓고 이를 다른 직업 스킬로 계속 소모하며 다양한 효과를 누릴 수 있었는데 뒤를 잡지 않아도 확정 기절을 걸 수 있는 삼연격이나 상대를 코앞까지 끌어오는 사슬 속박은 속박이 기절로 판정이 강화되는 덕분에 원거리에서 견제구를 날리는 상대를 확실하게 샌드백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잠재력이 보였다.
뿐만 아니라 적중한 상대의 등짝을 반드시 감상하는 일섬은 돌진거리도 구르기보다 길고 쿨타임도 구르기보다 짧은 10초에 불과하여 공방 양면에서 유용한 스킬이었으며 자세 변환 스킬 섬광세는 아예 기본 공격 자체를 12M까지 상대를 추격하는 호밍기로 바꿔놓고 있어 왜 제작진이 원거리 클래스를 확실하게 잡아먹는 상성이라고 소개했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일섬이 아니더라도 몹을 상대한다면 평타를 치면서 무빙딜로 등짝을 손쉽게 잡을 수 있다
심지어 순속의 비기를 습득하면 검의 증표 스택을 쌓는 사전작업도 필요가 없어진다
심지어 후반에 발휘할 수 있는 포텐셜도 상당히 기대되는 수준이었는데 기절 대상 혹은 삼연격 적중 대상에게 치명타 배율을 올려주는 연계기 연섬 이후 높은 추가 피해 계수가 붙은 합일검에 이르기까지 스킬북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일섬만 적중시킨다면 회피나 저항이 뜨지 않는 이상 상대 하나를 확실하게 물어죽이는 스킬 콤보가 구상됐다.
물론 사슬 속박은 고유 스킬이 아니라 공용 스킬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다른 근접 클래스에서 서브 스킬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쌍검사만의 고유한 장점은 아니게 됐지만 맞은 상태에서 저항이 가능한 속박과 달리 쌍검사는 확정 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분명 고유한 특장점은 살아있었다.
딱 하나 아쉬웠던 부분은 광역 사냥 능력의 부족함이었다. 기본 공격을 포함하여 모든 스킬이 단일 대상 판정이기 때문에 메인 퀘스트를 미는 과정에서 팔이 이렇게 긴데 일반 몬스터 정도는 호쾌하게 여러마리를 썰어넘기는 그림이 나오지 않는 것인지 답답함이 느껴지긴 했지만, 반대급부로 단일 대상을 처리하는 속도는 꽤나 빠른 편이었기 때문에 나중에 가서는 동성장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다른 근접 클래스와 큰 차이는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쌍검사의 기획 의도는 초반을 잠깐 플레이한 것만으로 명확히 전해졌다. 대부분의 근접 클래스가 보유하지 못한 높은 기동력과 변수 창출이 가능한 콤보를 통해 원거리 클래스를 확실히 제압하는 역할이 기대됐고, 실제로 해제 스킬의 경우 근접 클래스의 강력한 군중제어기는 풀 수 없지만 반대로 원거리 클래스가 거는 대부분의 군중제어기는 풀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엔 원거리 클래스도 단차나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쌍검사를 따돌리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기 때문에 컨트롤 여하에 따라 쌍검사를 요리하는 장면이 나올 수 있으며 반대로 쌍검사의 기초 체급이 너무 높으면 근접 클래스를 중거리에서 카이팅하면서 갉아먹다가 잡아먹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과연 쌍검사는 개발진의 의도대로 제대로 자리를 잡아 원거리 클래스 및 다른 근접 클래스와는 가위바위보 관계를 형성하는 완벽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앞으로도 이어질 쌍검사의 활약을 기대해보도록 하자.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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