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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민간 자율심의` 이제 시작입니다"

 

문화관광부는 12일 '세계 3대 게임산업 강국' ' 5년 동안 1500억원 지원' 등과 함께 게임심의 자율등급 추진을 만천하에 공표했습니다. '게임코리아 만세'라고 외칠 정도의 중요한 발표입니다.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은 오로지 우리의 힘(서버운영 기술-시나리오-디자인 등)으로 세계 경쟁력 1위에 올라선 산업중 하나입니다.

비디오게임의 종주국인 일본도, PC게임의 최강자인 미국도 온라인게임 분야에선 한수 아래일 정도입니다.

최근 중국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한국 온라인게임이 중국산은 물론 미국과 일본산 온라인게임을 제치고 본토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만, 태국, 말레이지아 등에서도 일취월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나라 온라인게임도 내부적으론 많은 혼란한 장벽들과 동침해왔습니다. 그 중 하나가 '온라인게임 등급제'란 제도입니다.

게임은 동전의 양면처럼 재미와 즐거움, 학습의 효과-황금산업이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서적 폐혜-사회적 문제 등 부정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는 인류역사 이래의 장구한 문화체입니다.

이런 부정적인 측면을 염려하고 견제하고 사전에 방지하는 기능 중 하나가 관련 기관에서 시행하는 사전심의에 따른 등급분류제입니다.

이런 사전심의는 영화나 음악 등의 분야에서도 끊임없이 검열이니 창작성 위축이니 모호한 기준과 투명성없는 심의니 하는 대응으로 점철되어 왔습니다. 게임의 사전심의 또한 그 범위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온라인게임 등급제'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사회에 덕망있는 사람들이 새롭게 개발된 온라인게임을 먼저 해보고 "이런 게임이라면 이 정도의 연령층에게 적당합니다"라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일반인들은 특정 게임을 해보지 않아도 친절한 등급분류로 구매를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등급을 결정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깊어야 합니다.

애석하게도 우린 이런 과정을 가져보지 못한채, 오히려
"심의위원들이 게임을 아나?"
"우리가 2년동안 만든 게임을 심의하는데 1분도 안걸린데"
"똑같은 게임인데 왜 우린 성인용이지?"
"모 위원은 모 업체와 친하다"
"게임업체 길들이기에 들어갔다"등 불유쾌한 소문들이 창궐한 것이 사실입니다.

영등위의 사전등급분류의 구조적인 문제도 항상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다양한 직종의 위원들로 구성됨에 따라 게임에 대한 전문성도 완벽히 갖출 수 없었으며 상주 시스템이 아닌, 보통 일주일에 한번 정도 모여서 등급분류를 하니 넘쳐나는 신청게임을 제대로 평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가 있었습니다.

아무튼 이런 설왕설래의 휴유증은 사전심의 기구에 대한 불신뢰로 다가왔으며 혼란스런 등급결과는 개발사로 하여금 잠재의식 속에 사전심의를 항상 머리 속에 되뇌이며 개발하는 즉, 창작의 바다를 조심스럽게 헤엄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문화부가 드디어 '음반비디오물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이하 음비게법)을 개정하고 업계의 자율적인 규제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자율등급제'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특정 기구에 의한 사전심의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도이며 민간 자율로 가는 것은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큰 흐름이 되었습니다.

온라인게임 업계에서도 "앗싸"하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면 게임심의의 민간 자율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등급분류를 위한 신청 프로그램과 실제 서비스하는 프로그램이 상이하다던가 등급분류후 게임내용을 약속과 달리 심하게 변경하는 등 업체를 향한 따가운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게임산업을 발전시키고 게임문화의 고급화를 지향하는 대의가 결정되었다면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협화음이나 문제점도 냉철하게 시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순식간에 '온라인게임은 악(惡)'이라는 논리가 되살아나 힘겹게 얻은 자유를 거둘 것이고, 이후 자유를 되찾는 것은 지금보다 만배는 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에게 꿈을 주면서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아이디어를 스스로 생각해내고 발전시키도록 합시다. 그래야 우리 청소년에게 그리고 세계에 떳떳하게 서비스하면서 세계 1위를 고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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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배 기자 art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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