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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츄라이] 바바 이즈 유, 바보 이즈 미

작성일 : 2024.07.21

 

이런 분께 추천!하는 법은 쉬운데 문제들은 어려워? 더 가져와! 아니, 다 가져와!
이런 분께 비추!현생도 피곤한데 게임으로 고민해야 해? 안! 해!

* 일부 문장에는 바바 이즈 유 퍼즐 풀이를 위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생각없이 움직이다보면 언젠가 풀리는 퍼즐에 실망하신가요? 아니면 말장난과 논리력에 자신있지만, 이를 뽐낼 기회가 없어 몸이 근질근질하신가요? 여기 이런 분들을 위한 퍼즐 게임이 있습니다. 단어를 움직여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퍼즐 게임 '바바 이즈 유'입니다.

​바바 이즈 유는 정해진 규칙 안에서 단어를 조합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BABA', 'IS', 'YOU'가 'BABA IS YOU'처럼 하나의 문장으로 붙어있으면 화면 안에 있는 흰색 토끼 '바바'가 조작 캐릭터가 되어 움직이고, 'ROCK IS PUSH' 규칙에 맞춰 돌을 밀고, 'FLAG IS WIN' 규칙에 맞춰 깃발을 만지면 승리하는 식이죠. 진행 방식은 단순히 단어를 밀고 당겨 문장을 만들거나 부수는 수준이지만,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 사이의 논리 구조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게이머는 스테이지를 진행할수록 깊은 사색과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WALL IS STOP'이란 문장에서 어느 단어 하나를 밀어서 빼버리면 게이머가 조작하는 캐릭터는 마음대로 벽을 넘어다닐 수 있습니다. 이때 IS라는 단어를 밀어서 BABA IS YOU의 BABA 아래 붙이고, FLAG IS WIN에서 WIN을 밀어 그 아래 붙이는 식으로 BABA IS WIN을 만들면 그대로 승리하죠. 하지만 'KEKE IS KEKE'처럼 이미 다른 조건이 성립된 상태라면 KEY라는 단어를 가져와 'KEKE IS KEY'라는 문장을 완성시켜도 케케는 열쇠로 변하지 않습니다.


단어를 움직여 필요한 문장을 만드는 퍼즐 게임 바바 이즈 유


한 단어에 여러 단어를 붙여 다양한 뜻을 담을 수 있다


단, 이미 특정 문장이 성립된 상태라면 해당 조건을 위반하는 새로운 문장은 작동하지 않는다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땐 문장만 완성하면 승리하는 수준이고, 단어를 움직여 문장을 만드는 방식도 간단해 굉장히 쉬운 게임처럼 느껴지지만, 퍼즐을 풀면 풀수록 새로운 단어가 등장해 게이머를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듭니다.

​WATER IS DEFEAT이라는 문장 때문에 물에 닿으면 패배하는 스테이지에서 'LOVE IS TELE'의 TELE를 PUSH와 반복 교체하는 식으로 하트를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키고 물을 증발시켜 승리할 때도 있고, 'KEKE IS MOVE와 PULL을 원하는 타이밍에 교체해 강 건너편 열쇠를 가져오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STOP이나 MOVE, PUSH 같은 간단한 단어부터, TELE 같이 고민이 필요한 단어들도 튀어나온다


스테이지의 논리를 무너트려 퍼즐을 풀었을 때 성취감은 굉장히 짜릿하다

때론 말장난이나 게임의 시점을 바꾸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BABA IS NOT YOU는 바바를 부정하기 때문에 패배 선언문이 되지만, NOT BABA IS NOT YOU라고 만들면 바바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 문장이 되어 바바를 살릴 수 있죠. 또 ROCK IS PUSH는 바위를 움직이게 만들지만, NOT ROCK IS PUSH는 바위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대신 바위 외의 것들, 물이나 나무를 움직일 수 있게 만듭니다.

BABA IS 3D라는 문장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게이머는 BABA의 시점이 되어 스테이지를 3차원 공간으로 인식, 마치 미로  속에 빠진 것과 같은 상태에서 퍼즐을 풀어나가게 됩니다. 이 외에도 특정 단어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만들거나 자동으로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 등 새로운 단어, 새로운 조건이 등장해 질릴 틈도 없이 퍼즐에 몰입하게 만들어줍니다.


부정과 이중 부정을 이용한 퍼즐이나


3D를 밀어넣어


1인칭 시야로 진행하는 등 독특한 규칙이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준다

바로 이런 부분이 바바 이즈 유를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자, 바바 이즈 유를 포기하게 만드는 원흉이 됩니다.

단어를 움직여 문장을 만들고, 제한된 조건 속에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제대로 해냈을 때 충분한 만족감과 성취감을 선사하지만, 반대로 퍼즐을 풀지 못했을 땐 답답함과 좌절감을 선사합니다. 한 스테이지를 완료하면 대부분의 경우 여러 스테이지가 동시에 열리지만, 그렇게 열린 퍼즐을 하나도 풀지 못했다면 결국 다음 스테이지를 열지 못한 채 계속 같은 화면만 바라보게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퍼즐이 풀리지 않을 땐 '이 게임의 제목이 바바 이즈 유가 아니라 '바보 이즈 미'가 아닐까?' 의심하게 됩니다.

스테이지를 진행할수록 해답과 풀이 과정이 고착화되는 문제도 게임을 쉽게 질리게 만듭니다. 초반에는 다양한 단어 조합으로 다양한 해답을 구할 수 있었지만, 조금만 지나면 정해진 조합과 문장, 행동을 수행하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 구조가 되어 마치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푸는 기분이 들게 만듭니다. 게이머는 게임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데 어느 순간 정신 차려 보면 출제자의 의도를 찾아야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바 이즈 유는 단순한 진행 방식과 참신한 퍼즐 구조로 많은 게이머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지만, 논리력을 요구하는 다른 퍼즐 게임들처럼 풀지 못하는 순간 해답을 보거나 게임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취향에 들어맞기만 하면 전 과목 만점이나 전교 1등 같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해하지 못하는 수업을 듣거나 답이 안 보이는 모의고사를 푸는 학생이 된 느낌을 받게 되실 것입니다. 충분히 잘 만든 퍼즐 게임인 것은 확실하지만, 플레이하기 전에 자신의 취향과 맞는 게임인지 신중히 고민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어려워서 손을 놓는 순간 '수포자'처럼 '퍼포자'가 된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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