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의 감격적인 만남을 보면서, 북한에도 인터넷이 보급됐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동·서독 통일에 TV가 큰 역할을 했다면, 인터넷은 남북한 동질성 회복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동경비구역의 남북한 병사가 인터넷포털사이트에서 만나자는 것을 주제로 삼은 다음의 TV선전물은 이런 점을 담고 있습니다. 이산가족들이 수시로 이메일을 주고받고, 동영상을 통해 안부를 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개방'의 상징인 인터넷이 북한에 보급된다면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한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비지니스모델의 시장크기도 크게 확대될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북한이 인터넷망을 개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섣불리 예측하지 못합니다.
오늘은 박내선 기자의 게임과 만화산업의 희비교차에 대한 글을 보내드립니다./우병현 드림 penman@chosun.com
안녕하세요. 박내선입니다.
지난번 IT클럽에서 저는 인기 온라인게임의 원작자인 여성 만화가들에 대해 소개한 바 있습니다. 만화와 게임의 관계를 설명하며, 만화대본소와 PC방을 예로 들었죠. 저물고 떠오르는 두 분야의 차이를 저는 최근 서울무역전시장에서 한번 더 느꼈습니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에서는 '동아LG 국제 만화·게임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올해로 네번째 맞이하는 이번 행사는 지난해까지 '동아LG 국제 만화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게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행사명도 바뀌고, 전시장도 게임쪽이 훨씬 더 비중있게 꾸며졌습니다. 행사장은 게임을 다루는 제1전시장, 만화를 전시한 제2전시장,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고 이벤트를 연 제3전시장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규모도 제1전시장이 가장 컸고, 사람들도 이 곳에 훨씬 많이 모였습니다.
◆ 만화보다 게임의 비중이 더 높아
게임 전시장은 컴퓨터 게임에서 나오는 시끄러운 음악들과 화려한 복장의 도우미들, 각종 이벤트로 관람객들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각 게임회사 부스에서는 컴퓨터를 여러대 설치해놓고 관람객들이 직접 게임을 해보도록 유도했습니다. '디아블로2'와 같은 인기 게임 부스에서는 사람들이 게임을 해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서기도 했습니다. 도우미들은 아이들을 따라온 부모님들에게 게임을 소개하느라 정신이 없었죠. 더구나 T셔츠부터 게임 포스터, 부채까지 근사하지는 않지만 청소년들이 좋아할만한 경품들도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만화 전시장은 숨 죽일 듯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만화책은 대부분 비닐 포장이 돼 읽어볼 엄두조차 낼 수 없었습니다. 마치 그림에 손을 대면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는 고급 화랑과도 같았습니다. 경품은 물론 없었고, 대형 화면에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을 틀어주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만화의 몰락, 게임의 부상'이라고 단정한다면 지나친 비약이겠지만, 최소한 제가 방문했던 느낌은 그랬습니다. 이 행사를 주관한 곳이 게임 잡지사로 유명한 '제우미디어'라는 점도 분위기를 더욱 그렇게 만들었을 겁니다.
◆ 유치원-초등학생들의 게임실력
그동안 PC방을 통해 게이머들을 만났던 저는 게임의 주대상자를 10대 청소년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날 행사장에서 보았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유치원, 초등학생들이 자신의 덩치보다 큰 컴퓨터 앞에 앉아 빠른 손동작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들은 처음 보는 게임도 도우미들의 설명을 잠깐만 들으면 금방 따라했죠. 어린이들은 당연히 귀여운 캐릭터가 나오는 간단한 게임만 할 거라는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동영상에 익숙해진 눈이 평면 텍스트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어린이들이 과연 종이책에 만족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물론 동영상 만화가 종이 만화를 대체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제가 만화전시장에서 본 동영상 만화는 CD롬을 작동하면 구역이 나뉜 만화 화면이 나오고, 화면이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가령 발차기 화면을 클릭하면 '퍽퍽' 소리와 함께 캐릭터가 발차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CD롬 가격이 비쌌고, 양방향이 아니라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게임만큼 빠르게 변화하지 못하는 만화를 보면 답답한 마음입니다. 또한 몇 년 전 고부가가치 상품이라 하여 애니메이션센터까지 세우며 떠들썩했던 애니메이션 분야처럼 게임도 거품이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박내선 기자 ns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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