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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진정한 온라인게임 강국을 위해/정성일 테크비즈니스랜드 차장"

 

한국이 온라인게임 강국이라는 말을 듣기 시작한 지도 벌써 수년이 흘렀다. 태평양이 아닌 대서양을 세계지도 한가운데에 그려놓고 사는 대다수 해외 국가에서는 한국이 어디 붙어 있는 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한국의 온라인 인프라만은 확실히 인정하고 있다.

국내의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발표하는 회원 현황과 동시 접속 숫자를 인구 현황과 함께 비교 계산해 봐도 북미나 유럽과는 상대가 되지 않음은 자명한 사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환경에 비해 빈약한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토대가 눈에 밟힌다. 게임 한 편당 제작비는 해외에 비해 1/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임 제작 기간은 1/3 이하이며, 제작에 투입된 각종 준비 절차도 절반 미만에 불과하다. 준비 절차에서 만들어지는 준비물은 제작비 비교보다 더욱 떨어진다.

아시아 국가 사이에서만 현금 거래를 기반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산 온라인 게임을 보면,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렇게 만들어도 되는" 게임이 너무나 많이 양산되고 있는 한국 시장을 보고 있자면 오늘 내 가슴 속에 자리잡은 강국의 자존심 한켠에서 불안함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해외 온라인 게임은 대부분 국내에서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재미가 없어서도 아니고, 수준이 낮아서도 아니며, 컨텐츠가 부족해서도 아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애국심 때문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국내 정서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것을 정서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지의 제왕, 터미네이터, 해리포터 시리즈도 국내에서 흥행하지 못했다면 아마도 그것은 정서의 차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산 온라인 게임 중 상당수도 이미 북유럽 신화나 전통적인 서양의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감안해보면, 아무리 한국 사람의 입맛에 맞추었다고 해도 정서의 차이는 흥행 부진의 이유가 되기 어렵다.

재미가 있는데도, 혹은 최소한 재미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도 흥행하지 못하는 해외 온라인 게임이 오늘의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은,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영화와 같은 일방향성 컨텐츠와는 달리 상호작용 기능이 필수인 온라인 게임이다 보니, 마우스 조작부터 게임 진행 방식까지 모든 것이 낯설뿐더러, 잘 기획된 컨텐츠조차 너무나 많은 초기 학습과 상당한 양의 정보 습득을 요구한다. 이렇게 스트레스 투성이 게임을 대다수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언제까지 이런 상태가 계속될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매트릭스 온라인', '미씨카', '던전 & 드래곤' 등 이름만 들어봐도 누구나 알 수 있는 타이틀이 해마다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국민소득의 증가와 함께 컨텐츠 소비의 수준도 함께 높아진다면, 이미 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해외 온라인 게임의 탁월한 기획과 기술력이 우위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패키지 게임 개발의 길지 않은 역사를 돌이켜 보아도 쉬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날이 온다면, 게임개발자부터 이용자에게 매우 우울한 시대가 될 것이다.

스크린 쿼터 제도를 온라인게임에까지 확대하자는 시위를 하지 않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의 시장을 계산한 철저한 사업 계획, 창의적이고 천재적인 기획자에 대한 과감한 투자, 해외 시장에 대한 동시 안배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더욱이,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 보는 게임이 하나둘씩 국내에서 등장하는 지금이야말로,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훌륭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컨텐츠 불법 복제의 통로라는 오명을 벗고 게임 산업을 위한 성장 인프라로 작동해야할 때다. 이미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선발 업체의 모범적 노력 역시 필요하다.

꼭 내가 일하는 회사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국산 게임이 월드 밀리언 셀러가 되는 그날을 기원해 본다.

[정성일 테크비즈니스랜드 온라인 사업부 차장 sjung@tbla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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