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은 전국 PC방 중 40% 이상이 지난 7월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국민건강증진법'(금연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에 대해 협회측은 "보건복지부에서 제정한 '금연법'을 완벽하게 지키기에는 PC방 사업자들이 지나치게 영세하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가 제정한 금연법에 따르면 PC방의 경우 ▲바닥 면적의 50% 이상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하고 ▲금연 구역과 흡연 구역 칸막이를 설치해야 하며 ▲이용자들이 볼 수 있도록 금연 구역과 흡연 구역을 표시하고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화장실 및 복도, 계단은 100% 금연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이같은 시설물 기준 규정을 위반하면 200~300만원의 벌금을 내야하고, 금연 구역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은 2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법이 이런데도 지키는 업체가 많지 않은 이유는 비용 때문.
금연석과 흡연석 사이에 칸막이를 설치한 후 두 구역에 따로 냉난방기를 놓으려면 적어도 1000만원 정도가 필요한데, 아무래도 순수입이 100만원 안팎인 영세 PC방 업주들에게는 무리라는 것이 협회 측의 주장이다.
또한 PC방 이용자 가운데 흡연자 비중이 높아 비흡연자가 다소 불만을 표시하더라도 업주로서는 '금연법'을 무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인터넷PC협회 조영철 정책팀장은 "이런 사정 때문에 전국의 PC방 업주들은 금연법의 시행을 강력하게 반대해 왔었다"면서 "금연법은 PC방의 실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 정책"이라고 말하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PC방 업주들은 쾌적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금연 구역을 만들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하지만 1000만원 가량의 큰 돈을 한꺼번에 지출할 수 있는 PC방은 전국에 얼마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시설 자금을 위한 융자 프로그램이라도 마련했더라면 이처럼 '금연법'이 유명무실하게 되지는 않았다는 게 협회 측의 생각이다.
7월 이후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PC방 업주들이 '금연법'에 관해 1000여건의 질문을 올리고, 1만여건의 전화 문의를 해와 상담을 해줬지만, 대부분의 업주들이 금전적 부담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조 팀장은 "최근 3개월 동안 30대 이상의 PC를 보유한 PC방 100여 곳이 도산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안좋다"면서 "그래서 PC방 업주들은 단속에 걸릴 것을 각오하고 '금연법'을 비켜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어려운 상황일 줄 알면서도 '금연법'을 지킬 것을 PC방 업주들에게 권고할 때 곤혹스럽다"고 덧붙였다.
[백현숙 기자 coreawo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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