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검은사막에 서양 판타지 세계관에 중근세 한반도 조선을 조화롭게 담은 지역, '아침의 나라'와 관련된 이야기를 공개했다.
펄어비스 주재상 게임 디자인 실장은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3'의 컨퍼런스, G-con을 통해 아침에 나라 업데이트와 관련된 이야기를 강연했다. 주실장은 2014년부터 펄어비스에 합류해 현재까지 검은사막의 모든 콘텐츠에 참여한 개발자로 최근 '아침의 나라' 업데이트에 전반적인 배경, 설정 및 스토리는 물론 연출과 고증, 플레이 경험 디자인에 기여했다.
주실장은 아침의 나라 배경이 조선이었던 것에 대해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이기 때문이라 전했다. 유년기 오락실에서 즐긴 '스트리트 파이터2'에 일본, 중국, 태국 등 다양한 국적의 캐릭터가 나왔음에도 한국 캐릭터가 없었던 것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기에 아침에 나라를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주실장은 검은사막은 이미 금수랑, 무사, 매화 등 한국을 모티브로 하는 캐릭터들을 출시한 것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동양적 색채가 강한 랏 항구를 통해 글로벌 유저에게 동양적, 한국적 색채에 대해 알리기부터 시작했다. 이렇게 점차적 업데이트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인식을 심어준 후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아침의 나라'를 업데이트하게 됐다는 것.
아침의 나라가 처음부터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었다. 이미 고구려, 조선, 현대 한국에 이르기까지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은 이미 있었기에 이와 차별화되는 분위기의 지역을 만들기 위해 가장 적합한 지역에 조선시대로 결정하고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함께 민화, 설화에 이르기까지 매력적인 요소들을 적극 도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두억시니, 무당, 산군, 구미호 등 한국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요소를 본격적으로 구현화하고,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날붙이가 아닌 부채와 부적을 사용하는 도사, 우사와 매구를 탄생시켰다. 이렇게 기획된 아침의 나라는 2022년 LA에서 열린 칼페온 연회를 통해 욍국에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게임의 몰입도를 책임지는 스토리와 그래픽에도 심열을 기울였다. 스토리의 경우 메인 스토리만 소설책 두권 분량에 이르고 게임 내 큰 컷신은 60여 개, 일러스트 도 수십여장에 이른다. 메인 스토리는 분량이 많았음에도 풀 더빙으로 더 깊은 몰입도를 제공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은 특히 고증을 중시하기 위해 모든 문화재를 직접 찾아가 자료를 모으고 이를 그대로 구현했다. 주실장은 "아침의 나라의 모든 배경은 펄어비스 직원들이 직접 모든 문화재에 찾아가 모은 자료를 통해 그대로 만들었기에 만약 고증이 틀린거라면 문화재청이 틀린거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토리 역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다양한 동화와 민화를 그대로 구현했다. 흥부와 놀부, 콩쥐팥쥐 외에도 익히 알려지지 않은 설화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감성을 울리는 소위 '왕도적 재미'를 가진 작품이라면 과감하게 채용했다. 그 외에도 보다 높은 몰입도를 위해 성우 더빙에도 충청도 사투리를 쓰기도 했다.
출시 후에도 높은 완성도를 위해 지속적인 업데이트르 진행했다. 먼저 조선의 도사 우사를 시작으로 매구가 출시된 후 해당 캐릭터의 고향 아침의 나라를 순차적으로 공개한 것. 이후에도 우사, 매구의 각성을 포함해 대미를 장식하는 수궁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세계관을 완성시켰다.
주실장은 '아침의 나라 개발기'를 마치며 콘텐츠가 공개됐을 때부터 '한국 게임에 한국적 분위기를 담은 것을 보니 감동적이다'는 반응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실 기존 검은사막이 담은 것과 정반대 업데이트를 하며 많은 불안감을 안고 있었고, 실제 실수한 부분도 있었지만 더 많은 응원 덕분에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검은사막은 '아침의 나라 :서울(가제)'를 준비중이라 전했다. 아직은 콘셉트 아트만 공개했지만 아침의 나라에 버금가는 분량과 익숙한 캐릭터, 새로운 요소들도 등장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부산)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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