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위가 민간위원회라는 논리는 이렇다.
"영등위는 각계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선임하는 15명의 민간위원들이 운영하는 민간위원회다. 정부와는 사무국 직원의 인건비를 지원받는 정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또 등급분류 기준을 만드는 일은 영등위의 고유 권한으로 정부도 일체 관여할 수 없다."
정부로부터 약간의 지원을 받는 민간위원회인 셈이다. 언뜻 보기에도 특이한 주장이다.
우선 영등위가 민간단체라는 주장 대신 '민간위원회'라는 애매한 용어를 만들어 "영등위는 민간위원회"라는 논리를 주장했다. 즉 얼핏보면 민간단체같은 착시현상이 일어날만 하다.
일반적으로 민간위원회라고 하면 민간단체가 중심이 되어 사회적 이슈를 풀기위해 자발적으로 선출한 의사 결정 집단을 뜻한다.
영등위(게임부문)는 게임업계에서 민간단체란 인식보다는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로 보장받고 있는 심의기구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세상은 이런 곳을 법정기구에 가깝게 본다.
민간단체란 비정부 조직인 NGO를 뜻한다. 우리나라 문화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민간단체는 '문화개혁시민연대'(이하 문화연대)다. 문화연대라는 단체는 우리나라에 꼭 존재해야한다는 당위성을 어떠한 법으로도 보장받고 있지 않다.
그래서 문화연대는 뜻을 같이하는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기부 및 회비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바로 이런 곳이 평범한 우리가 알고 있는 진짜 민간단체다.
이런 차이점들을 모를 리없는 영등위 위원이 민간위원회라고 주장하는 글을 자신이 근무하는 언론매체에 쓰니 헷갈릴 따름이다.
이 영등위 위원이 쓴 기사의 전문엔 게임조선이 주최한 좌담회 내용이 적혀있다. 당시 참석자중 한명인 모 대학교수가 "게임의 등급을 정부 산하기관이 나눌 것이 아니라 게임업계가 자체적으로 매겨나가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등을 주장했다.(이하 별첨기사 참고)
만약 이 참석자의 발언내용이 옳지않다면 구체적인 사실로 당사자를 이해시키는 것이 영등위 위원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이다. 오히려 규제기관이 아니라 민간위원회라고 말하면서 '영등위의 위상을 잘모르는 상태'라고 핀잔을 주는 것은 주제의 본질도 벗어났을 뿐더러 민망하기 조차 하다.
그리고 자신이 근무하는 언론매체가 아닌 영등위 위원 신분으로 게임조선이나 기타 매체에 반론문-기고-투고 등이 더 적절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게임의 유익성과 해악성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산업의 성장발전과 건전한 교육의 지향은 상호충돌의 성격을 가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양한 각도에서 제기되는 의견들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이때 다양한 분야에서 나오는 이견을 먼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사고의 기반에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영등위를 일부 학계나 업계에서 어떻게 보는가에 관심을 갖고 꾸준한 대화가 이뤄져야 할 상황에 민간위원회냐 아니냐를 지목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지금은 진정 국가 산업의 발전과 건전한 온라인게임 문화라는 두개의 거대한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정부와 업계, 학계, 시민단체들이 모여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투명한 합의점을 찾아내야할 시점이다.
이번 기사를 계기로 다양한 형식과 방법을 빌려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이 가야할 길을 화두삼아 우리 모두가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 관련기사 :[취재파일] `영등위`의 위상(디지털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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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배 기자 art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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