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안을 들여다 보면, 메이저업체 몇몇을 제외하곤 게임업체 전반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되고있다. 빈익빈부익부의 상황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묵묵히 게임개발에 열중하는 미래의 '김택진'은 독자생존의 방안을 찾는 것 자체를 포기하고, 대형업체에 편입되거나 우수한 개발 아이디어를 포기하는 지경까지 몰리고 있다.
블리자드, EA를 비롯, 일본의 거대자본을 업은 테크노블러드 등 해외업체들의 한국진출도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자본의 움직임 또한 심상찮다. 블리자드는 한국 업체끼리 경쟁시켜 최고의 몸값을 받으려 하고 있고, 테크노블러드는 우습게도 한국의 컨텐츠로 한국에서 장사를 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업체들의 한국시장 '날로먹기' 경쟁에 대해 한국의 게임업계는, 사회 전반적인 불경기와 맞물려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한국 게임 산업 전반의 질곡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의 현실이 씁쓸하게 생각되는 것은 꼭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객관적 현실에 비추어 게임업계의 전망으로 유력하게 제시되는 견해가 있는데, 이는 ‘2~3년 내에 4~5개의 회사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그 중 2~3개의 회사는 외국계 기업이 될 것이다’는 견해다.
수년간의 제작 노하우와 자본력을 지닌 외국계 회사들의 온라인게임 서비스가 멀지 않은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견해로 생각된다. 이런 전망을 근거로, 위기의식에 직면하고 있는 게임 업체들의 향후 사업에 대한 방향 설정은 대체로 두 가지 정도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첫째는 리니지나 뮤와 같은 대작 게임의 개발이다. 몇몇 자본력을 갖춘 회사들은 수년간에 걸쳐 준비 중에 있으며, A3- 리니지II를 필두로 그 뚜껑이 하나, 둘 씩 열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 대작게임의 개발에 대해서는 뭔가 시원치 못한 찝찝함이 남아 있는 것은 왜일까?
흔히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고 말한다. '김치' '불고기' 가 그러하며, 최근에는 월드컵의 '붉은 악마'가 그러한데 아직도 몬스터 사냥에 요정이 나오고, 마법사의 마법이 아니면 게임을 이어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치를 만들지 못하는 셈이다.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가 녹아들어 세계 모든 이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한다면 실력있는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 혹은 게임 프로그래머의 노력뿐만 아니라, 문학 및 탐험가, 혹은 경제학자, 철학자 등도 머리를 모아 모든 것이 융합된 게임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작을 준비하는 각 업체에서는 이 부분에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듯하여 안타까울 뿐이다.
두번째 노력으론 한 개의 개발업체가 다 할 수 없는 일을 여러 업체가 힘을 모아 경쟁력을 갖으려고 하는 노력 일 것이다.
지난 9월 1일, 필자는 오랜 논의 끝에 뜻을 같이 하는 20여개의 업체들이 모여서 공동의 서비스 사이트를 오픈했다. 소위 이름하여 신디게이트 온라인 게임 포털 사이트 아메토닷컴 (www.ameto.com)이 그것이다.
중소 개발 제작자들이 각자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나누어 개발하고, 안정적인 유통망을 함께 구축, 배급하고, 이로 인해 얻어진 수익 또한 정당하게 나누자는 취지에서다.
포털 퍼블리셔는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대중적인 방송CF는 물론, 공중파 방송 퀴즈프로그램에서 주는 인터넷검색 찬스까지 얼굴을 내비쳐 검색사이트의 대명사로 그 브랜드이미지가 막강하며, 그에 따른 이들 업체의 수익 또한 그야말로 알짜이다. 그러나 '나눔'에 있어서는 너무나 냉정하며, 독점과 횡포가 난무하다
현재 게임개발 업체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은 자신들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지도 못하거나 혹은 내놓더라도 마케팅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여 그 성과물을 대형 배급사에 내어 놓아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이 독점권을 요구해도, 매출이익의 배분에 있어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더라도 당장의 현실에 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밤늦게까지 사무실에서 아주 작은 월급으로도 미래의 게임을 준비하며, 한국 경제의 튼튼한 기둥 노릇을 해야 할 젊은이들의 희망을 앗아가는 결과도 초래하고 있다.
IMF이후 몇 년간, 게임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은 거위였다. 그러나 하나의 성공이 더 많은 성공과 가치의 공유를 통한 확산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성공이 끝나면 성공한 프로젝트를 만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뿔뿔이 이해를 달리하며 흩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속에서 게임이 그 본래의 의미를 잃고 퇴색되어져 가고 있다.
본디 게임이란 이용자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기 위한 산물이다. 그 본래의 의미에 부합되도록, 게임 제작과 배급, 서비스에 있어서 게임 소비자 또한 단순한 이용자가 아니라 제작과 배급에 직간접적으로 참여시켜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아울러 생산자로 전환시키는 것은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사후적으로도 소비자의 구매 요구에도 가장 적합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는 것을 많은 게임 개발 업체가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공유와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아메토닷컴은 이제 한 발짝 떼었을 뿐이나, 추후 그 성공의 의미는 중소게임업체가 더 이상 살아 남기 위해 뭐든지 가능하다는 거대 공룡 자본의 우산 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됨을 의미할 것이며, 또한, 온라인산업 개방과 더불어 거세게 밀려오는 외세와 맞설 수 있는 우리 토양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프로와 아마추어, 제작자와 이용자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다양하면서도 참신하며, 만능은 아니지만 하나에 대해 독특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콘텐츠가 있으며, 이런 콘텐츠의 공유와 나눔이 덕(?)이 아니라 당연한 가치로 여겨지는 날이 어서 빨리 오길 바란다.
[주재선 아메토 대표 http://www.ame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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