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IT 신 성장동력 9대품목 세부추진 계획안'을 수립한 것은 장기적인 비전에 목말라하던 정보통신 업계에 좋은 이정표가 됐다.
특히 2007년까지 400조원의 생산과 150만명의 고용을 창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로 올리고, 수출도 1000억달러를 넘기겠다는 야심찬 비전은 오랜 경기 침체 속에 힘겨워하던 IT업계의 희망이 됐다.
'디지털 콘텐츠', 이중에서도 '온라인게임'은 우리의 희망을 현실화시킬 신 성장 동력 중 하나다.
이미 우리의 온라인게임은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을 가지게 됐으며, 성장 가능성도 예사롭지 않은 전략 산업이 됐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게임개발 업체들이 한국에 들어와 우리 업체들이 내놓는 아이디어와 서비스 모델을 연구하고 있으며, 앞다퉈 우리 업체들과 전략적 협력이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온라인게임 업계는 걱정이 태산같다.
"온라인게임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을 방지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등급 판정 기준을 원칙 없이 바꿔가며 특정 업체를 손보려 한다는 괴담이 증권가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영등위의 주장대로 온라인게임이 급속하게 발전함에 따라 예측하지 못한 사회적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비되지 않은 심의 기준과 자가발전식 여론 몰이로 고양이가 쥐잡듯 온라인게임 업계의 목을 죄는 것은 온라인게임의 산업 기반을 송두리째 뽑아내자는 자해적 행위와 다름없다.
또, 한국산 온라인게임의 강세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중국 등이 견제를 할 수 있는 빌미를 줘 해외 시장 개척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만달러 시대를 열어줄 신동력인 온라인게임 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인력 육성이나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들 만큼이나 정책 입안자와 영등위 소속 심의 위원들이 온라인게임의 산업적 특성과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도 중요하다.
온라인게임 산업을 자동차 산업에 비유해 보자.
교통사고가 난다고 해서 자동차나 자동차 제조사를 없애지는 않는다. 대신 제조사는 교통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와 투자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결코 교통 사고가 줄지는 않는다.
국가는 도로 정비와 교통 체계를 보완해야 하며, 운전자가 안전 운전 수칙을 지켜야 한다.
온라인게임도 마찬가지다.
온라인게임의 사회적 부작용은 영등위의 등급제로 풀리는 문제가 아니다. 국가와 온라인업계 그리고 게이머와 사회단체가 긴밀한 상호 작용을 통해 기술과 문화를 보완해 나가야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 국가 산업의 발전과 건전한 온라인게임 문화라는 두개의 거대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정부와 업계, 학계, 시민단체들이 모여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투명한 합의점을 찾아내야 한다.
지금처럼 문화관광부 산하 단체인 영등위가 독불장군처럼 온라인게임 업계의 발목을 잡는 관행이 계속돼서는 안된다.
온라인게임의 미래는 합의에 의해 만들어가야한다. 우리의 미래를 몇몇 심의위원이 조변석개(朝變夕改)식으로 좌우하는 것을 더이상 용납해선 안된다.
앞으로 우리는 게이머, 문화부, 게임업계, 시민단체와 함께 영등위가 변화하는 모습을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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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배 기자 mailto:art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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