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메이스의 '다크 앤 다커'가 게임계를 발칵 뒤집어 놨습니다. 지난 2022년 아이언메이스가 스팀을 통해 다크 앤 다커를 공개하고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다크 앤 다커가 넥슨의 사내 프로젝트인 P3의 데이터를 무단 유출해 만들었다는 혐의가 제기되면서 다크앤다커를 둘러싼 양사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넥슨은 2021년 아이언메이스의 관계자 A씨를 상대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고, 2023년 3월에는 경찰의 아이언메이스 압수 수색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3월 25일 다크 앤 다커는 넥슨이 제기한 DMCA 위반 혐의에 따라 스팀에서 게시 중단되었습니다.

DMCA는 디지털 콘텐츠 저작권 보호를 위한 미국의 법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의 약자입니다. 넥슨은 다크 앤 다커가 P3 데이터를 도용했다며 스팀에 게시 중단 요청서를 발송, 이를 스팀이 수용하면서 스팀에서 다크 앤 다커가 사라진 것입니다. 단, 스팀은 DMCA의 콘텐츠 제공자 면책 조항을 위해 논란이 되는 콘텐츠를 게시 중단한 것이며, 아이언메이스의 혐의를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DMCA에 따라 스팀에서 게시 중단된 아래 사례들을 보면 다크 앤 다커의 스팀 복귀는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조선통신사에선 DMCA으로 인해 스팀에서 게시 중단, 혹은 중단 후 다시 게시된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 미스 오브 엠파이어

중국의 안젤라 게임이 개발한 '미스 오브 엠파이어'는 다크 앤 다커와 유사한 사례입니다. 미스 오브 엠파이어는 고대 아시아를 배경으로 자원을 수집해 도구를 만들고, 거점을 건설하며 짐승들을 사냥하거나 다른 유저와 싸우는 샌드박스형 생존 게임입니다.

스튜디오 와일드카드는 미스 오브 엠파이어가 자사 게임인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를 도용했다며 스팀에게 DMCA 게시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이들은 증거로 미스 오브 엠파이어의 사용된 코드 일부가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에 사용된 코드와 동일하다는 점을 지적했죠. 그리고 스튜디오 와일드카드의 모회사인 스네일 게임즈의 전 직원이 안젤라 게임을 설립했고,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의 코드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안젤라 게임은 코드 도용을 부인했지만 스팀 게재 중단을 막을 순 없었습니다. 결국 미스 오브 엠파이어는 현재까지도 스팀을 비롯한 미국 내 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황이며, 중국 내에서만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 스타 컨트롤:오리진

스타 컨트롤: 오리진은 스팀으로 돌아온 사례입니다. 스타 컨트롤에 대한 판권은 북미 게임사인 '아타리'에게 있었지만, 아타리가 2013년 도산하면서 스타독이 아타리에게 스타 컨트롤에 대한 판권을 구입합니다. 그러나 스타 컨트롤 1과 2를 개발한 프레드 포드와 폴 라이체 3세는 아타리가 도산하기 전에 자신들이 판권을 회수했으며, 스타독에겐 권리가 없다며 스팀과 GOG에 DMCA 게시 중단을 요청합니다. 스타 컨트롤: 오리진이 스타 컨트롤 2와 유사하며,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주장으로 스타 컨트롤: 오리진은 스팀과 GOG에서 게시 중단됐지만, 스타독이 스팀과 GOG에게 면책을 보장하는 서면을 발송하자 게임은 다시 게재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스타독은 성명을 통해 프레드와 폴이 제시한 자료는 대부분 아이디어며, 저작권의 대상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이번 사례에서도 게임의 게시 재개 여부가 저작권을 보장하는 못한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워커 앤 리소스: 소비에트 연방

'워커 앤 리소스: 소비에트 연방'은 자원을 관리하고 지역을 발전시키는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특이한 점은 제목에서도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냉전을 배경으로 공산주의를 내세운 동유럽에서 계획경제에 따라 지역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이죠. 프로파간다를 통해 주민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도 있고, 목적에 따라 집단농장이나 대규모 공업단지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워커 앤 리소스: 소비에트 연방은 앞선 사례들과 다르게 한 게이머에 의해 스팀에서 게시 중단이 이루어진 사례입니다. 이의를 제기한 'Storpappa'는 게임을 더 어렵게 하는 시작 세팅을 다른 게이머들에게 소개하며 이를 '우주비행사(Cosmonaut) 모드'로 불렀는데 개발사가 이를 도용해 '리얼리스틱 모드'를 개발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개발사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몇 가지 방법을 가이드로 만들어 모드로 불렀으며, 개발 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게이머가 유튜브 신고를 악용해 게임과 관련된 영상이 모두 사라졌지만, 이후 개발사의 요청으로 게재 재개 및 복구가 이루어졌습니다.​

■ 더 아웃바운드 고스트

더 아웃바운드 고스트는 개발사와 유통사의 갈등으로 인해 게임 게재가 중단된 사례입니다. DMCA로 게임 게재가 중단됐을뿐만 아니라 개발사가 자신들의 게임을 사지 말라고 호소한 특이 사례죠.

더 아웃바운드 고스트는 콘솔로 출시 후 게임 진행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의 문제가 발생했고,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그런데 개발사는 SNS를 통해 유통사가 협의한 현지화 옵션을 생략하거나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오류가 방치된 콘솔 버전을 출시하는 등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았으며, 과소 보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유통사인 디게라티는 모든 로열티를 제때 지불했으며, 개발사가 스팀 페이지를 불법으로 조작하고 콘솔 버전 삭제를 시도했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의 다툼은 현재 진행형이며, 더 아웃바운드 고스트는 모든 PC 플랫폼에서 판매 중지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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