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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게임 불법복제 위험 수위 넘었다

 

국내 게임시장의 고질적인 병폐인 불법복제 때문에 PC게임 시장에 이어 가정용 비디오게임 시장마저 위협받고 있다.

그동안 불법복제로부터 자유로웠던 비디오게임 시장을 무너트린 주역은 20~40만원대 DVD 레코더.

일반인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값이 싸지면서 비디오게임을 불법복제하는 이용자도 늘어났다.

5만원선인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를 10개 정도만 불법으로 복제한다면 현실적으로 이익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와 함께 5~6만원만 들이면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를 개조할 수 있다는 점도 비디오게임 불법복제가 만연되는데 크게 영향을 끼쳤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불법복제를 막으려는 비디오게임 업계는 불시 단속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지만, 불법복제를 막을 수 있을 것같지는 않다.

이에 대해 일부 게이머들은 "비디오게임의 정품 가격이 너무 비싸 불법복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라면서 "게임소프트웨어 가격을 3~4만원대로 낮춰야 불법복제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 불법복제 게임 가격은 1만5000원 = 암암리에 게임 전문점과 노점을 통해 판매되는 복제 게임의 가격은 평균 1만5000원. 인기가 높거나 최근 공개된 게임일 경우 2만원 정도다.

물론 불법복제된 비디오게임을 사용하려면 비디오게임기를 개조해야 한다. 용산 전자 상가에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2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를 개조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평균 5~6만원.

X박스의 경우 14~19만원 정도를 추가로 지불하면 불법복제된 게임과 최신 영화 등의 자료로 가득찬 80~120기가의 하드 디스크를 추가 장착할 수 있다.

서울에서 게임 전문점을 운영중인 G씨는 "마음만 먹는다면 일반 소비자가 기기를 개조하고 복제된 게임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며 "PS2나 X박스를 구매하자마자 개조하는 고객이 10명중 3~4명은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일부는 비디오게임기를 구입한지 한 두달이 지나면 개조를 위해 다시 찾아온다"고 말했다.

◆ 인터넷과 게임 전문점 통해 전파 = 게임소프트웨어를 처음 복제하는 사람은 DVD 및 CD를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전문 업자나 인터넷을 무대로 활동중인 크래커로 추정된다.

이들에 의해 복제된 게임 타이틀은 인터넷과 게임 관련 전문점으로 유통된다. 게임 전문점을 이용하면 국내에서 발매되지 않은 게임이라도 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컴퓨터와 비디오게임기의 기술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게이머는 인터넷을 이용해 직접 불법복제를 감행하기도 한다.

국내 포털과 P2P, 웹저장 매체 등을 통해 은밀히 거래되고 있는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의 파일을 내려받아 DVD 레코더나 하드디스크에 옮겨 담는 식이다.

IT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K씨(36)는 "대부분의 비디오게임의 용량은 1~1.5기가 정도지만 우리나라의 우수한 초고속 통신망 덕분에 짧은 시간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불법복제와의 전쟁 선언 = 불법복제된 게임 소프트웨어와 기기의 불법 개조가 만연하자 비디오게임 업계는 '제2의 PC게임 시장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비디오게임 불법복제 단속은 정보통신부 산하 전국 8개 지방 체신청과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 등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단속 대상은 일반 가정을 제외한 기관과 기업.

예전에는 게임 파일을 거래하는 사이트나 불법복제품을 거래하는 게임 전문점을 포착하면 검찰에 신고하는데 그쳤지만, 요즘에는 정통부나 음반협회, 검찰측 관계자를 대동해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다.

코코캡콤 국내사업팀 박정미씨는 "단속 업무를 외주 업체에 의뢰해 용산과 국제전자센터, 테크노 마트, 지방을 순회하며 단속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불법복제 현장이나 거래 증거를 입수하면 검찰에 신고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게임 소프트웨어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비디오게임기를 변경할 경우에는 법적인 제재 없이 고장이나 파손시 애프터서비스를 해주지 않고 있다.

이수근 한국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사업부 차장은 "비디오게임기를 개봉하거나 개조한 흔적이 있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수리를 해주지 않는다"고 확인해 줬다.

◆ 불법복제 앞에 장사없다 = 용산전자상가 등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불법복제는 단속이라는 방식을 통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가정에서 이뤄지는 불법복제에는 속수무책이다.

이 때문에 비디오게임 배급사 및 판매사들은 게이머들이 정품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장규호 PC게임 전문가는 "PC게임시장처럼 게이머들과 부족한 정품 사용 인식을 원망하기 보다는 돌파구를 찾아 시장 활성화에 주력하는 것이 상책"이라며 "사은 이벤트 등 고객 정책을 탄탄히 다져 정품을 구입하는게 이익이라는 인식을 게이머에게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비디오게임의 주요 고객층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이라는 점을 감안해 비디오게임기와 게임소프트웨어의 판매가도 줄일 수 있을 때까지 줄이는 것도 좋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현재 4~5만원 수준인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의 판매 가격과 22~24만원인 비디오게임기의 판매 가격은 주고객층이 구매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용산에서 자녀와 함께 자주 게임을 구매한다는 한 게이머는 "경제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조차 구매하려면 부담을 느끼는 게임들이 존재한다"면서 "3~4만원 정도의 가격이 유지된다면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키워드

▲DVD(Digital Versatile Disc)=약 135분 동안 실행 가능한 영상과 음성을 디지털화 하여 저장하는 지름 12cm 크기의 광디스크. 최근 가정용 비디오게임기를 비롯한 영화 등의 영상물 저장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크래커(Cracker)=허가받지 않은 시스템에 대하여 정신적 또는 물리적인 피해를 입히거나 특정 개인이나 특정 단체의 정신적 또는 물리적인 이익을 위해 허가받지 않은 시스템에 강제로 침입하는 것.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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