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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와우 신규 확장 '용군단', 신규 종족 드랙티르의 아쉬운 스타트

작성일 : 2022.07.22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신규 확장팩 '용군단' 출시에 앞서 알파 테스트가 시작됐다.

용군단은 아제로스를 수호하는 용군단이 선조의 보금자리인 '용의 섬'을 지키기 위해 귀환한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에 맞춰 신규 종족으로 인간과 용의 형상을 오가는 '드랙티르'와 드랙티르 전용 직업인 '기원사'가 추가된다. 또한 전문화별 특성 시스템이 판다리아 이전 '트리'에 가까운 형태로 회귀된다.

이번 기사는 2단계 알파 테스트 빌드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2단계 알파 테스트 빌드의 핵심은 드랙티르 기원사의 시작 지역인 '금지된 해안'의 활성화다. 테스터는 이 지역에서 일련의 퀘스트를 진행하며 드랙티르가 얼라이언스와 호드에 합류하게 되는 여정을 경험하게 된다.


용군단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는 드랙티르의 시작 지역이 추가됐다 = 게임조선 촬영

용군단의 주인공격 종족인 드랙티르에 대해 살펴보자. 드랙티르는 '데스윙'이 대지의 위상 '넬타리온' 시절 만들어진 종족으로 다섯 용의 힘을 사용할 수 있고, 인간의 형상을 취할 수 있다. 오랫동안 정지장 속에 잠들어있던 드랙티르들은 금지된 해안에 일어난 이변으로 인해 깨어나게 되고, 본격적으로 용군단 확장팩 스토리에 합류하게 된다.

잠에서 깨어난 드랙티르들은 주변 상황에 대해 알아보려고 그들의 창조자인 대지의 수호자 넬타리온을 찾는다. 하지만 넬타리온 대신 자신들을 막아서는 푸른용 '라피사고스'와 휘하 용기병들을 마주하고 이들을 물리친다. 드랙티르들은 용기병으로부터 과거 푸른용군단의 위상인 '말리고스'가 드랙티르의 위험성을 우려해 용기병과 마법 도구로 각성을 막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흩어진 동족들을 규합하던 드랙티르들은 용의 섬에서 폭풍의 여군주를 깨우려는 '쿠로그 그림토템'을 만나고, 아제로스의 위기를 조사하던 검은용 '에비시안'과 '래시온'의 손을 잡는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라자게스'라는 위험이 도래하고, 살아남은 드랙티르들은 청동용군단의 위상 '노즈도르무'의 인도로 얼라이언스와 호드에 합류한다. 한편 일부 드랙티르 세력은 남아있는 동족을 구하기 위해 용의 섬에 남거나 넬타리온의 타락과 사망, 그리고 자신들의 처지에 충격을 받고 동족과 결별해 독자적인 노선을 선택하며 후속 스토리를 암시했다.


그 까만 양반은 상태가 좀... 그래요 = 게임조선 촬영


그 파란 양반도 상태가 좀... 양쪽 부하 직원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시네요 = 게임조선 촬영


에본혼 할배는 그래도 정중히 대접 받는다 = 게임조선 촬영


드랙티르 시작 스토리 자체는 기대보다 괜찮은 편이다 = 게임조선 촬영

공개된 드랙티르의 서사는 워크래프트 사가의 한 축을 담당하는 용군단에 기반해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내려고 했던 개발자들의 노력이 엿보였다. 다른 종족의 형상과 다섯 용군단의 힘을 사용하는 드랙티르의 정체성은 황혼의 용군단을 만든 데스윙이 타락 이전 넬타리온 시절에 만든 것으로 보충했고, 노즈도르무와 에비시안, 래시온 등 각 용군단의 현역 위상과 계승자가 드랙티르를 인도하는 것으로 설정해 이들을 자연스럽게 워크래프트 사가 서사에 편입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문제는 개발자들의 노력과 별개로 유저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시도는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용군단에서 가장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은 '워크래프트 사가의 정체성', 특히나 드랙티르라는 종족에 대한 설정이다. 사실 이 문제는 이번 확장팩만의 문제가 아니다. 갑자기 저승 세계 이야기를 다룬 확장팩 '어둠땅'의 스토리와 일부 동맹 종족의 뜬금없는 합류 등 최근 지속적으로 불거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확장팩 업데이트 방향성의 문제다. 그나마 어둠땅 스토리는 이전 확장팩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저승의 존재와 새로운 적에 대한 복선을 쌓았고, 동맹 종족은 여러번의 업데이트를 통해 진영 합류 당위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드랙티르는 다르다. 처음 등장하는 종족임에도 불구하고 고작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스토리를 통해 워크래프트 사가에 합류한다. 기존 설정에 있던 것도 아니고, 여러 번의 업데이트로 서사를 쌓은 것도 아닌 드랙티르를 유저들이 '워크래프트의 종족'으로 받아들이기엔 그 정체성이 너무나도 빈약하다. 그래서 유저들이 드랙티르를 마주했을 때 낯설다는 느낌과 동시에 용군단을 위해 만들어진 급조된 종족이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는 것이다.


귀여운 얘도 몇 차례 업데이트로 서사를 쌓았는데 퍼리 취향이 좋아할법한 캐릭터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 게임조선 촬영


그리고 이거 죽음의 기사 때 했는데 또 한다고? 연출 잘하던 블리자드 어디갔어? = 게임조선 촬영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 외모는 개인의 취향 문제인 만큼 섣불리 평가하기 어렵다. 대신 드랙티르의 풍부한 외모 커스터마이징 자체는 괜찮은 시도로 보인다.

드랙티르는 늑대인간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 형상을 오갈 수 있다. 용의 형상은 총 6가지, 인간 형상은 총 4가지 커스터마이징 영역이 있으며, 각 영역마다 다시 세부 커스터마이징 항목이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유저가 지적한 용 형상의 몸통 크기는 체형에서 몸 무늬, 몸 표식, 표식 색상, 가시 여부와 함께 조절할 수 있고, 갑옷 영역에서 용 변신 시 착용할 갑옷을 정할 수도 있다. 외모 커스터마이징 가짓수만 따지면 모든 종족 중 가장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


외모의 호불호를 떠나 커스터마이징 숫자가 늘어났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 게임조선 촬영


꾸미고 꾸미다보면 눈에 익어서 그런지 '생각보단' 괜찮다 = 게임조선 촬영

문제는 이러한 커스터마이징이 본게임에서 그다지 큰 가치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가장 많은 용 형상은 장비 착용으로 바뀌는 외형이 어깨와 허리 수준으로 제한된다. 반대로 장비 외형은 캐릭터 생성 시 커스터마이징이나 미용실의 커스터마이징에서 선택하는 몇 가지로 한정된다.

그럼 인간 형상일 땐 어떨까? 인간 형상일 땐 모든 장비의 형상이 제대로 적용된다. 하지만 전투 시 용 형상으로 얻는 이득이 더 많고, 일부 기술은 강제로 용 형상으로 바꾸기 때문에 결국 장비를 입었을 때 누리는 외형 변화를 제대로 체감하기 어렵다.


일부 주문은 강제로 용 형상으로 바꾼다  = 게임조선 촬영

장비 외형 변화는 확장팩을 거듭해 추가되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중요한 콘텐츠 중 하나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콘텐츠를 정작 신규 종족이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오래 전에 추가된 같은 변신 종족인 늑대인간은 제대로 두 형상 모두 장비 외형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장비 외형 커스터마이징 부분에선 오히려 지난 확장팩들에 비해 후퇴했다. 덕분에 호평했던 드랙티르의 수많은 외모 커스터마이징 선택지라는 장점이 무색해졌다.


이미 늑대인간 때 할 수 있었던 두 가지 형상 동시 장비 착용을 이제와서 못한다고 하면 납득할까? = 게임조선 촬영

다만, 이런 감정적인 문제를 잠시 접어두고 주목해야할 부분은 커스터마이징 가짓수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어쨌든 캐릭터 생성 영역에서 유저들의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것이며, 더 나아가 기존 종족도 커스터마이징 부분에서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이 생긴 셈이기 때문이다.

한편, 외적인 부분과는 별개로 성능면에서도 드랙티르는 상당히 독특한 위치에 있다.

드랙티르는 별도의 직업을 선택할 수 없으며 오직 신규 직업인 '기원사'만을 선택할 수 있다. 최초로 사슬을 주방어구로 착용하는 신규 직업이며, 원거리 공격 전문화인 '황폐'와 치유전문화인 '보존'을 선택할 수 있다. 각각의 전문화는 검은용군단을 제외한 나머지 용군단의 힘을 두 개씩 묶어 사용하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화염을 사용하는 붉은용과 마법의 지배자인 푸른용의 기술을 사용하는 황폐 = 게임조선 촬영


치유의 녹색용과 시간의 청동용의 힘을 사용하는 보존 = 게임조선 촬영

문제는 이러한 직업 제한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점이다. 신규 종족임에도 하나의 직업밖에 선택할 수 없는 만큼 당연히 입지도는 떨어질 것이고, 기존 종족을 포함해 선택권을 준 수도사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없는 행보이기도 하다. 악마사냥꾼은 나이트엘프와 블러드엘프에게만 줬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빌드 업을 해왔으며, 엘프들은 다른 직업 역시 선택을 할 수 있는 만큼 큰 위화감 없이 자연스레 받아지기도 했다.

추가로 실제 게임 내에서는 다양한 종족의 기원사가 등장하기도 하며, 반대로 용군단 역시 기원사의 기술 외에도 다양한 직업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다소 뜬금없는 제약인 셈이다. 물론 성기사와 주술사, 드루이드, 죽음의 기사처럼 기원사 역시 향후 종족 제한이 풀릴 가능성도 있다. 기원사가 용의 힘을 다룬다고 하지만, 직업 제한에 대한 설정은 그동안 계속해서 바뀌어 온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기원사, 황폐 전문화, 보존 전문화 마지막 기술 = 게임조선 촬영

용군단과 드랙티르는 분명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새롭게 선보이는 시도고, 노력의 흔적도 많이 보인다. 30년에 가깝게 진행된 워크래프트 사가에서 세계관의 중요한 축인 용군단을 집중 조명한 것은 분명 좋은 시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와 별개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유저, 더 나아가 워크래프트 사가를 즐겨온 유저라면 참을 수 없는 어색하고 낯선 경험을 이번 테스트에서 느꼈다.

개발진에게 던져진 과제는 명백하다. 이번 확장팩의 핵심인 '드랙타르와 용군단의 서사를 얼마만큼 '와우스러운' 경험으로 만드는가?'에 성공 여부가 달렸다. 화려한 외형과 수많은 선택지로 '정말 멋지지 않나요?'라고 자랑스러워하기 전에 용군단이라는 친숙하고 반가운 소재를 통해 다시 여러 확장팩에서 보여준 워크래프트 사가의 한 장을 만들어야 유저들이 납득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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