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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22] "신선하다" 단어 경계 필요, 시프트업 유형석 디렉터가 전하는 '니케' 개발 일지

작성일 : 2022.06.10

 

넥슨은 지난 8일부터 게임계 전문가가 지식을 서로 공유하는 자리인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22(NDC 2022)'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NDC22 2일차에선 강렬한 슈팅 액션과 생동감 넘치는 풍성한 모션을 가진 '승리의 여신: 니케'를 개발 중인 시프트업 유형석 디렉터가 나와 "니케, 퍼스트 무버 게임의 디렉팅 포인트"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먼저 유형석 디렉터는 '퍼스트 무버'와 그에 대비되는 '패스트 팔로어'라는 단어의 뜻을 설명하며 '니케'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설명했다.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수록 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른 작품이나 기술을 빠르게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을 쓰게끔 된다면서 신선한 게임을 디자인할 줄 아는 사람이 점점 적어지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그저 사내 공모전에서 나왔던 슈팅 요소와 뒤태를 보여주는 캐릭터가 다인 니케의 최초 버전을 가지고 그 속에 담긴 창의적인 비전을 발전시켜 재미있는 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어떤 디렉팅 포인트가 있는지 가공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가장 먼저 아무리 신선한 아이디어라고 해도 그 자체로 승부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를 게임디자인 프레임워크로 가공하는 건 필수라며 이를 위해 1인 기반 전투를 5인 동시 전투로 바꿨다며 예시를 들었다. 이를 통해 전장의 입체감, 전투의 치열함과 캐릭터 조합의 시너지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게임 평가에 간혹 보이는 '새로운 시도가 많은 게임이라 재밌다. 꼭 잘 됐으면 좋겠다'라는 평가에 대해서 자신은 '재미가 없어 다른 게임보다 이 게임을 먼저 할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신선한 시도는 의미가 있다'라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신선하다', '새롭다'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어감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이유가 신선하기 때문에 그럴 순 있어도, 신선한 점이 꼭 재미로 이어지진 않기 때문이다. 비슷한 단어로 '낯설다'라는 단어도 어감만 보면 부정적일 수 있지만 낯선 게임이 꼭 재미없진 않다면서 단어의 뉘앙스를 꿰뚫고 게임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낯설다'라는 표현 속에는 분명 단점이 있으며 이를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니케도 초창기 빌드에서 사격의 경험은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었지만 오래 즐기기 쉽지 않은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에 PC RPG의 플레이 호흡 구축 방식을 응용해 무한정 총만 쏘고 있는 게임이 아니라 퀘스트 스테이지 형식으로 구성해 잠시 숨을 돌리는 시간을 주는 등 완급 조절 장치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개발 의도가 제대로 적용됐는지 파악하기 위해선 유저 피드백이 가장 좋은 수단이다. 실제 게임의 방향을 검증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식이며 직접적인 유저 피드백과 Q&A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장면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했다. 특정 장면을 포착한 이미지를 보고 게임의 이름을 떠올릴 정도로 강렬한 명장면을 만들어 유저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저의 긍정적인 플레이 경험을 제공함은 물론 개발실에 목표 수준을 제시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니케의 캐릭터를 구현할 때 라이브 2D가 아닌 스파인 기술을 사용하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2D 기반의 게임에선 잘 사용하진 않아도 3D 기술에선 굉장히 흔한 요소다.

기존까지 시프트업이 주력해오던 라이브 2D와는 개발 방식이 너무나 다르지만 기술을 발전시켜 적용해 나갔다. 개발 과정은 힘들었지만 적과의 상호작용을 짜기 수월하고 캐릭터에 3D 총기 모델링을 즉시 적용시켜 볼 수 있었다.

비슷하면서 다른 사례로는 당연할 것 같은 시스템도 의도를 다르게 설계할 수 있다면서 니케의 '자동 전투' 시스템을 예시로 들었다. 일반적인 다른 모바일 게임에선 조작의 편의성을 위해 게임이 대신해 주는 기능이라면 니케에서는 플레이 중 에임을 직접 조준할 때랑 자동 조준에 맡길 때랑 보는 시야가 달라진다. 

이런 과정을 설명하며 비슷한 다른 게임에서 적합한 시스템이나 운영 방식이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에도 반드시 적합할 것이라고 보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비슷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사람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사람이 공존하며 건강하게 토론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올바른 디렉팅을 위해선 '왜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올바른 소통이 필요하다고 했다. 단순히 기획 의도가 이러니깐, 그냥 이런 효과를 보기 위해 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것보다는 'A 목적을 달성하려면 B 효과가 필요하다'라고 정확하게 짚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런 효과를 보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의 후보와 왜 최종적으로 이런 선택을 했는지도 설명해 준다면 더욱 이해가 빠르다고 덧붙였다.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말할 수 있는, 토론을 통해 질문을 던지고 이의 제기를 하며 제안하는 건전한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만, 30명 ~ 50명 수준을 넘어가는 규모의 조직부턴 직설적인 소통 창구가 돌아가기 어렵다며 이를 극복하고 충분히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디렉터의 역량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유형석 디렉터는 디렉터의 문제점은 스스로 지적하고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가 데드락의 원인이 아닌지, 스스로를 검증할 자기 객관화가 충분히 되어 있는지 계속해서 되돌아보며 잘못을 인정하는 자세와 대안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승민 기자 sans@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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