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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저씨, 게임 복사판 팔아요?”/김형돈 비엔티 해외 사업부 대리"

 

"여기 xx 복사판 팔아요?"

용산 게임 매장에 지원 근무를 나갈 때마다 듣는 소비자의 말이다.

여드름이 꽃이 막 피기 시작한 고등학생부터 장난기가 가득한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도 가지각색이다.

한번은 초등학생 정도 되보이는 아들의 손을 잡은 아주머니가 복제품을 구매를 희망했다.

나는 화를 억누르며 "아주머니 복사판 구입은 불법입니다. 판매자도 구매자도 처벌을 받습니다"라고 짐짓 타일렀다.

아주머니는 무안했는지 상기된 얼굴로 "애들이 자꾸 사달라는데 게임이 너무 비싸서…"라는 말만을 남긴 채 종종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이것은 무작정 누군가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불과 며칠 전까지 필자가 게임매장에서 지원근무를 하면서 겪은 일 중 하나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게임 매장에 플레이스테이션(PS)2용 게임을 구매하러 찾아오는 소비자 중 절반이상은 불법으로 복제된 PS2 게임을 구매하길 원하는 사람이다.

국내 소비자가 불법복제 타이틀 구매를 희망하는데에는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의 근원에 불법복제가 뿌리내리고 있으며 게임 타이틀의 가격이 젊은층이 소화하기에 힘든 고가로 형성되어있다는 등의 원인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정품게임 판매를 장려해야 할 비디오게임 타이틀을 취급하는 대부분의 게임 매장들이 소비자에게 정품보다는 중고나 불법으로 복제된 게임 타이틀 구매를 은근히 권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가끔 소비자로 가장해 여러 매장을 돌며 비디오게임을 구매하는 척하고 물어보면 아예 정품은 보여주지도 않고 불법으로 복제된 게임 리스트가 빼곡하게 적힌 두툼한 파일책자를 보여주거나 중고게임을 권하는 상점이 태반이다.

정품을 달라고 하면 어떤 매장은 아예 새 정품이 없어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고 매장 이곳저곳을 돌며 해당 게임을 구하러 다니는 어처구니 모습도 보인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정품게임 판매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박한 마진의 정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중고게임이나 불법 복제판을 파는 것이 더 이윤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유통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 할 수 있는 재고의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비디오게임의 유통마진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불법복제나 중고게임교환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결국 비디오 게임산업전반의 침체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당연한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이와 같은 교훈을 PC패키지 게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게임시장이라하면 PC패키지 게임 시장이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으며 `스타크래프트`의 PC방 열풍으로 인하여 최고의 시절을 누렸었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PC패키지 게임 부진의 원인으로서 온라인게임과 비디오게임 등의 강세로 인한 상대적인 결과로 단정짓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운 점이 많다.

언제부터인가 PC패키지 게임은 와레즈 사이트에서 다운받아 즐기거나 불법 복사본을 구하여 즐기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게이머들 사이에 뿌리깊게 박혔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을 위해서 매월 몇만원씩하는 월정액은 물론이고 희귀 아이템을 얻기 위해 몇 만원에서부터 심하게는 몇 백만원까지 과감히 투자하면서 정품 PC패키지 게임을 구매하는 것에는 너무나도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제 PC패키지 게임을 개발하는 국내 개발사는 일부 아동용 게임을 제외하고는 그 씨가 말라버렸으며 해외 게임도 흥행이 어느 정도 보장된 대작 위주로만 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대안은 아주 기본적인 것에 있다.

바로 국내 PC게임 배급사 스스로 게임의 상품 가치를 올리기 위한 노력과 게임 자체의 해킹방지를 위한 노력을 쏟아야 한다.

또한 게이머 스스로 불법복제 및 와레즈 웹사이트의 이용 자체가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중대한 범죄행위라는 올바른 인식을 전파해야 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앞으로 21세기는 우수한 문화 컨텐츠를 얼마나 소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한 나라 산업의 미래를 결정 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까운 일본 만해도 독창적이고 우수한 양질의 애니메이션과 비디오게임을 무기로 전 세계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보고 즐기는 만화 애니메이션과 비디오게임들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라는 사실만 보아도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일본이 오늘과 같은 문화 컨텐츠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창조적인 사고와 독창적인 개발자 정신을 우대하는 기업가들의 마인드와 이를 뒷받침 해주고 지켜주려는 전반적인 사회적 제도와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생각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한 게임이나 영화가 출시되기도 전에 서로 경쟁이나 하듯이 와레즈 웹사이트에 올려놓거나 불법 복제하기 바쁘고 그것을 제일 먼저 받아 보았다는 사실을 자랑거리정도로만 여기는 우리네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이다.

이와 같은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는 그 어떤 지원정책과 제도도 다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비디오게임 쪽에서는 희망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PS2 사용자들 스스로 본체 개조를 자제하고 정품게임을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익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바로 그것이다.

개조한 PS2는 고장의 확률도 높고 정식으로 A/S를 받을 수 없는 등 장기적으로 여러 가지 불이익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에서 정식으로 출시되는 PS2 게임타이틀의 대부분이 충실한 한글화와 복제품과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법으로 자연스럽게 정품 게임 구매를 유도하는 긍정적인 사례가 늘고 있다.

게이머들이여 잠깐만 상상해 보자.

만약 여러분이 어떤 꿈에 그리던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든 아니면 학교에 입학하기 위하여 2~3년 동안을 열심히 준비하고 공부하여 시험을 보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누군가 몰래 와서 열심히 문제를 풀어놓은 본인의 답안지를 슬쩍 훔쳐간다면 여러분은 어떤 심정이 들것인가?

과연 여러분은 나의 꿈과 희망을 한 순간에 빼앗아간 그 누군가를 쉽게 용서할 수 있을 것인지 스스로 반문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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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돈 비엔티 해외 사업부 대리 hibaty@game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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