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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만 하면 싸우는 부부가 직접 펀딩 도전했다! 두더지게임즈 '플라토-요리의 별-'

작성일 : 2021.12.10

 

2년만에 재개한 보드게임콘 2021에서 유독 독특하게 눈길을 끄는 보드게임이 하나 있었다. 개인작가임에도 개인작가존이 아니라 보드게임업체 매직빈게임즈 테이블 내에서 홍보를 하고 있던 두더지게임즈의 펀딩작 '플라토-요리의 별-'이었다.

유니크한 귀여움을 뿜뿜하고 있던 이 보드게임은 게임 만큼이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김다은, 고재민 작가의 펀딩작이다. 아기자기한 외형과는 다르게 전략적인 재미까지 곁들인 '플라토-요리의 별'은 눈이 가지 않을려야 눈이 가는 그런 게임이기도 했다.

이에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김다은, 고재민 작가의 아지트 '두더지굴'에서 플라토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두더지게임즈 소개 부탁합니다.

김다은: 저희는 서울 단칸방에서 보드게임을 취미로 시작해 제작까지 하고 있는 두더지게임즈입니다. 가족팀으로 남편이 플라토를 개발, 아트웍 디자인을 하고, 제가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어요.

저희는 이 원룸을 두더지굴이라고 부르거든요. 행복과 즐거움이 가득한 구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이름 지었고, 여기서 즐겁고 행복하게 게임을 만들고 있어요. 사실 제가 난소 종양을 앓고 있었고, 남편도 크론병 때문에 둘 다 병원 생활을 좀 길게 했거든요. 그래서 암울한 상황을 극복하고 행복해지자는 의미도 있어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두더지게임즈 = 게임조선 촬영

Q. 보드게임은 어떻게 접하게 됐나요?

김다은: 사실 장거리 연애 시에는 할 일이 없었는데, 2019년에 같이 원룸을 얻고 나서 같이 할 만한 것들을 찾다보니 보드게임을 생각하게 됐어요. 첫 게임은 미크로 마크로였는데 너무 재밌게 했어요. 첫 게임이다 보니 아직까지도 애정 합니다. 이번에 보드게임콘 가서 여러 게임을 더 사 오기도 했어요.

Q. 보드게임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고재민: 본업으로 건축 디자인 프리랜서를 하고, 취미로 모바일 앱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건 혼자 코딩하고 디자인하고 여건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와이프가 차라리 보드게임을 개발하면 어떻겠냐고 먼저 의견을 줬어요. 와이프가 인스타에서 보드게임 업체인 매직빈에서 진행하는 게임 게발 관련 수업을 보고 당일로 접수해 줬어요. 가서 그림 그리고 오리고 붙이고 직접 만들어봤죠. 정말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김다은: 남편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내 이름 걸고 게임 만들기' 였어요. 약간은 우유부단해서 뒤에서 제가 많이 북돋아줬죠(웃음). 컴퓨터로만 작업하는게 힘들어 보여서 아이패드를 사줬더니 그걸로 밤새 그리더라고요. 오히려 너무 열심히 하기 시작해서 제가 오히려 당황해서 "안 그래도 돼! 안 그래도 돼!" 했는데, 상황을 보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더라고요.

Q. 플라토는 어떤 게임인가요?

김다은: 저희가 아프고 우울한 시기를 극복하고, 함께 집에서 생활하면서 건강을 챙기기 위해 요리라는 것에 집중했어요. 자연스럽게 요리를 테마로 보드게임을 만들게 됐어요. 저희가 아직 난이도가 높은 게임은 잘하질 못해요. 오히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더 좋더라구요. 물론 그렇다고 쉽지만은 게임은 아니에요.

고재민: 플라토는 저희 두더지굴에 있는 여러 캐릭터를 플라토 세계관으로 꾸며내 만들어낸 게임입니다. 저나 와이프를 표현한 카드도 있고, 저희 굴에 있는 인형이나 햄스터, 강아지 등 여러 캐릭터를 중심으로 만들어낸 플라토 세계관의 첫 번째 게임입니다.

김다은: 아직 펀딩 중이지만, 플라토 세계관을 이용해 계속 게임을 낼 생각을 하고 있어요.


플라토 세계관에 있는 다양한 캐릭터들 = 게임조선 촬영

Q. 플라토의 특징이 있다면요?

김다은: 플라토는 주사위를 이용해 이동 또는 탐색을 하고, 요리 재료를 직접 모아 요리를 하는 게임이에요. 각 지역마다 나오는 요리 재료가 달라 여기저기 이동하며 재료를 모으고 요리를 완성해야 돼요. 요리를 먼저 만들었다고 이기는 것은 아니에요. 요리 대결 프로를 보면 심사위원의 입맛에 따라 평이 갈릴 수도 있잖아요? 게임 종료 후 심사위원이 공개되면서 플러스마이너스 요소가 있어 마지막까지 반전의 반전을 노릴 수 있어요. 물론 이러한 심사위원을 공개하고 게임을 할지, 비공개하고 반전으로 할지는 자유예요. 여러 규칙이 들어갈 예정이거든요.

고재민: 캐릭터와 도구도 게임의 재미를 늘려줍니다. 처음 캐릭터를 선택하고 진행하는데, 각 캐릭터마다 고유한 스킬이 있거든요. 그래서 어떤 캐릭터를 받고 시작하느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집니다. 또, 게임 중에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도구 아이템도 있는데요. 일반적인 액션에 비해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어 적재적소에 사용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러한 요소 때문에 변수가 많아요. 규칙도 여러 가지고 카드도 많고, 캐릭터와 도구까지 포함하면 리플레이성이 높은 편이죠. 사용하는 타일, 캐릭터에 따라 달라지고, 2vs2 팀전을 하면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시너지가 나는 캐릭터도 있거든요.

Q. 개발하면서 있었던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김다은: 저희가 함께 원룸에서 지내다 보니 게임을 많이 하는데요. 하기만 하면 싸워요.(웃음) "이 캐릭터가 별로라 진 거다, 이건 아니다 저건 아니다" 이러면서 서로 화내니까 나중에는 오히려 이걸 가지고 밸런스를 열심히 맞추게 됐어요.

고재민: 플라토에는 카드가 100장 이상 들어가는데요. 오랫동안 밸런스를 조정해서 밸런스 부분에서는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더 손대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김다은: 저희 말고 다른 사람하고도 게임을 계속 해 보는데요, 어떤 사람은 "이 카드 별로인거 같다" 얘기해주시고 또 어떤 분은 그 카드로 점수를 잘 내시거든요. 무조건적으로 나쁜 카드나 좋은 카드가 없어요. 친구들을 초대해서 밤새 게임을 한 적도 있는데 정말 그때그때 카드에 대한 평이 달라져서 재밌어요. 지금의 밸런스는 아마도 저랑 남편이 피 터지게 싸운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어요(웃음).


해리포터 내 볼드모트를 패러디한 햄스터 '단고모트' = 게임조선 촬영

Q. 플라토 세계관은 어떤 것인가요?

김다은: 아까도 잠깐 언급했지만, 저희 두더지굴에 있는 저희를 포함해, 햄스터와 강아지, 인형 등 여러 요소를 캐릭터로 그려냈어요. 캐릭터 자체도 귀엽지만, 캐릭터에게 고유의 스토리가 포함돼 있어 더욱 재미를 주고 있어요. 이름도 귀엽고 재미난 것이 많아요. 저희는 이 세계관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Q. 이번에 보드게임콘에 참가하셨는데요?

김다은: 맞아요. 개인작가존이 마감돼서 참여가 불가능할 것 같았는데, 다행히 매직빈에서 한 테이블을 제공해 주셔서 보드게임콘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고재민: 코로나 이후에 처음 열린 보드게임콘이다보니 저희가 이번에 행사를 처음 가봤습니다. 저희 것을 소개해야는데 구경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힘들었습니다.


보드게임콘 출품 당시. 그 '아이패드'도 볼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Q. 플라토 반응은 어땠나요?

고재민: 많이 좋아해 주셨습니다. 원래 게임 개발을 할 때 어느 나이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보드게임콘에서 8살 아이를 데리고 온 어머님도 함께 쉽고 재밌게 즐기셨습니다.

김다은: 테이블이 비지 않고 계속해서 돌아가서 다행이었어요. 업체분들이나 개인작가분들도 지나가다가 봐주시더라고요. 아무래도 플라토의 캐릭터나 디자인이 워낙 귀엽고 유니크하게 잘 뽑혀서 관심을 갖은 것 같아요. 덕분에 플라토와는 별개로 디자인 외주 등의 문의도 있었어요.

추가로 저희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 '? 카드'로 놔둔 캐릭터 카드가 있는데, 별명과 스토리, 사연을 적어주시면 실제 게임에 캐릭터로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하는데요. 많은 분이 참여해 주셨어요.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다은: 너무 장사꾼 같지만, 저희는 게임에 다 투자해서 남는 게 없어요. 아이패드 값은 뽑아야 하는데요(웃음). 카드 수도 많은 데다 퀄리티 업을 위해 국내에서 제작하려다 보니 단가가 오를 수밖에 없었어요. 개발할 때 어떤 분은 컴포넌트 수를 줄여야된다고, 너무 많아 남는 게 없을 것 같다는 조언도 해주셨는데, 저희는 첫 게임만큼은 이윤보다는 이 아이를 보다 퀄리티 높여서 내고 싶었어요.

고재민: 그냥 이 게임은 '저희가 이런 사람이다'라고 소개하고 정의하는 게임이 되고 싶었습니다. 남는 게 없더라도 저희의 아이덴티티를 살릴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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