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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몬스터 헌터 스토리즈 2', 스토리 아쉽지만 육성과 전투 재밌는 유전자 조작 게임

작성일 : 2021.07.22

 

지난 9일 캡콤의 RPG '몬스터 헌터 스토리즈 2: 파멸의 날개(이하 스토리즈2)'가 정식 출시됐다.

몬스터 헌터 스토리즈는 캡콤의 유명 액션 RPG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턴제 RPG 형태로 다듬은 작품이다. 2016년 처음 등장한 1편은 완성도 부분에서 간혹 어설픈 부분이 눈에 띄긴 했지만, '몬헌일기 따끈따끈 아이루 마을'과 마찬가지로 몬스터 헌터 IP의 성공적인 장르 확장 사례로 평가받았다.

스토리즈2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세계의 곳곳을 누비는 모험 활극을 그린 게임이다. 유저는 한 명의 라이더가 되어 넓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동료 몬스터, 줄여서 '동료몬'을 수집하고,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며 성장해 나간다. 게임은 첫 마을인 '하콜로섬'부터 '알칼라 대륙', '롤로스카 지방', '라무르 지방' 등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며, 몬스터와 전투하거나 둥지에 들어가 알과 재화를 수집하고, 동료몬을 육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작품의 간판 몬스터도 역시 레우스가 맡았다 = 게임조선 촬영


전작을 해봤다면 익숙한 얼굴도 등장한다 = 게임조선 촬영

이 게임의 핵심인 육성 파트는 둥지에서 몬스터의 알을 훔치는 것으로 시작된다. 둥지는 각 필드에 무작위로 생성되지만, 몬스터와 전투가 끝나면 일정 확률로 해당 몬스터를 얻을 수 있는 둥지가 생성되기도 한다. 라이더는 몬스터의 둥지에서 다양한 알을 얻을 수 있으며, 운이 좋은 경우 더 높은 능력치를 가진 희귀 알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렇게 얻은 알을 마을로 가져와 부화시키면 라이더의 동반자인 동료몬이 태어난다. 

스토리즈2의 가장 큰 주목 포인트는 바로 '전승의 의식' 시스템이다. 전승의 의식 시스템은 주력으로 사용하는 동료몬에게 다른 몬스터의 기술이 담긴 유전자를 이식하는 시스템이다. 유전자는 전승의 의식 한 번에 하나씩 3x3사이즈로 구현된 유전자맵에 이식할 수 있으며, 같은 속성의 유전자나 같은 패턴의 유전자를 나란히 이식하면 능력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전승의 의식의 장점은 육성 파트의 핵심 시스템이면서 초반부터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스토리가 끝나야 비로소 육성을 즐길 수 있었던 전작과 달리 스토리즈2에선 스토리 도중에도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는 몬스터를 만들며 즐겁게 놀 수 있다. 물론 스토리가 끝난 후에는 더 많은 유전자가 해금돼 더 폭넓은 동료몬 육성이 가능하다.


원작에서 헌터를 지독하게 괴롭힌 친구들도 부화 직후엔 귀여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 게임조선 촬영


비교적 이른 시기에 개방돼 육성의 재미를 선사해준 전승의 의식 = 게임조선 촬영

동료몬은 부화 직후 바로 전투에 사용할 수 있다. 전투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파워'와 '스피드', '테크닉' 세 가지 속성을 사용해 '가위 바위 보'처럼 겨루는 형태로 진행된다. 물론 '수렵 피리'의 각종 이로운 효과나 일부 전체 공격 등 속성이 따로 정해지지 않은 기술도 있지만, 대부분의 기술에 속성이 부여돼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냐에 따라 전투 난이도가 천양지차로 바뀐다.

속성 시스템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은 바로 '정면 승부'와 '더블 어택'이다. 전투 시 몬스터는 아군 중 한 명을 주시하는데 이때 해당 아군이 그 몬스터를 공격하면 정면 승부가 시작된다. 정면 승부에서 우위 속성으로 상대를 공격하면 입는 피해량이 감소하고, 더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하지만 상대 몬스터의 수준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정면 승부에서 이겨 피해량을 감소시켜도 많은 피해를 입는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바로 더블 어택이다. 더블 어택은 정면 승부가 성립된 상황에서 다른 아군이 같은 속성으로 해당 적을 공격해 상성 우위 판정을 받았을 때 발동된다. 즉, 아군 두 명이 같은 속성을 사용해도 비기거나 지는 속성으로 공격할 경우 더블 어택은 발동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블 어택을 확실하게 발동하기 위해선 상성 우위 속성의 동료몬으로 교체하거나 직접 명령으로 우위 속성 기술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 더블 어택의 가장 큰 장점은 적의 공격을 무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적의 공격 패턴을 완벽하게 파악한다면 아군은 전혀 피해를 입지 않고 일방적인 승리를 거둘 수도 있다.


정면 승부에서 더블 어택을 발동시키는 것이 전투의 핵심 = 게임조선 촬영


정면 승부와 더블 어택을 잘 활용하면 자신보다 훨씬 강한 몬스터도 이길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더블 어택처럼 적을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기술이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라이드 온' 상태에서 사용하는 '인연 기술'이다. 라이드 온은 정면 승부와 더블 어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쌓은 '인연 게이지'가 100이 됐을 때 발동 가능하며, 발동 시 라이더가 동료몬 등 위에 올라타 함께 행동하게 된다. 또한 라이드 온을 하면 동료몬의 체력이 현재 라이더의 체력만큼 회복하며, 라이더의 체력은 최대까지 회복된다. 라이드 온 상태에선 강력한 공격을 받아도 무조건 체력이 1 남은채 분리될 뿐 사망하지 않으며, 화려한 컷신을 자랑하는 합체 기술, 인연 기술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만약 아군 라이더도 라이드 온 상태에서 인연 기술을 사용하면 위력이 더 크고, 별도의 컷신을 보유한 더블 인연 기술이 발동한다.

스토리즈2 역시 몬스터 헌터의 한 작품인 만큼 시리즈 특유의 전투 시스템이 등장한다. 바로 '참격'과 '타격', '관통' 세 가지로  나뉜 무기 체계와 몬스터 부위 파괴다. 부위가 파괴된 몬스터는 무력화돼 턴을 소비하고, 유실물을 떨구기 때문에 원작과 마찬가지로 전투와 재료 수집 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공격 방식에 따라 몬스터의 부위에 축적되는 부위 파괴 피해량이 다르기 때문에 부위에 따라 알맞은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스토리즈2에선 원작 시리즈와 달리 공격 방식마다 한 개씩, 총 세 개의 무기를 동시에 착용할 수 있다. 각 무기는 공격 방식마다 두 개씩, 참격은 '한손검'과 '대검', 타격은 '해머'와 '피리', 관통은 '활'과 '건랜스' 여섯 개가 마련됐다. 라이더는 턴마다 한 번씩 무기를 교체할 수 있으며, 약점 공격으로 더 많은 부위 파괴 피해량을 누적시킬 수 있다.


상대 공격을 무시하면서 높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인연 기술 = 게임조선 촬영


장비를 바꾸며 빠르게 적의 부위를 파괴하는 것이 빠른 공략의 지름길이다 = 게임조선 촬영

따라서 스토리즈2의 전투 흐름은 우위 상성으로 끊임없이 더블 어택을 사용하면서 상대 몬스터의 부위 파괴를 노리는 식으로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인연 게이지를 모아 적에게 강력한 인연 기술을 선사하거나 위험한 기술을 회피하는 식의 운영이 가능하다. 몬스터의 속성은 기본 속성  외에도 기술에 따른 속성, 분노 시 속성 변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에 몬스터마다 색다른 전투를 맛볼 수 있다.

전투의 재미를 한층 끌어올려주는 요소는 바로 스토리즈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인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그래픽이다. 원작이 실사처럼 세밀하게 표현된 몬스터가 등장해 실제 수렵의 느낌을 구현했다면 스토리즈2는 보다 단순하고, 과장된 그래픽을 사용한 덕분에 인연 기술처럼 박진감 넘치는 컷신도 마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보는 듯한 자연스러운 느낌을 선사했다. 게다가 지나치게 가벼운 디자인과 색감 때문에 다소 유치하게 느껴진 전작과 다르게 작화의 방향성을 바꿔 조금 더 폭넓은 연령층이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간혼 등장하는 미니 게임은 턴제 전투 방식의 고질적인 문제인 지루함을 덜어주는 조미료였다 = 게임조선 촬영


다양한 전략을 요구하는 전투와 뛰어난 연출 덕분에 항상 새로운 스토리즈2의 전투 = 게임조선 촬영

육성과 전투, 그래픽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수준이었지만, 스토리나 NPC의 AI 부분은 약간 다듬을 필요가 있었다.

스토리즈2 스토리는 세상을 멸망시킨다는 '파멸의 레우스'의 전설과 이 전설을 조사하는 주인공 라이더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몬스터의 등장과 위기, 토벌 식으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원작과 다르게 캐릭터 개인의 스토리가 대폭 강화됐으며, 내러티브 구성도 조금 더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다. 이러한 시도는 긍정적인 것이나 특정 캐릭터 설정은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주인공의 할아버지 '레드'다. 

레드는 하콜로 섬의 전설적인 라이더로 작중 대부분의 라이더가 존경하는 존재다. 그런데 이 설정이 너무 과해 초반 스토리는 레드 찬양 일색으로 흘러간다. 라이더들의 마을인 하콜로 섬에선 주인공의 모든 행동에 '역시 레드의 손자'라는 평가가 따라붙으며, 레드가 라이더로서 성장했던 '루투 마을'은 인간을 꺼리는 용인족의 마을이지만 레드와 인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인공을 받아들인다. 

심지어 파멸의 레우스 전설을 조사하기 위해 갔던 루투 마을에선 조력자인 '알마'가 스토리 내내 전설과 관계 없는 레드와 추억 얘기만 꺼내 스토리를 방해한다. 이전 지역의 조력자 '케이나'가 그나마 스승이라는 위치에서 주인공의 성장에 기뻐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로 구성돼야 할 초반부 서사가 이렇다 보니 유저는 내가 과연 이 게임의 주인공이 맞는지, 주인공인 레드의 뒤꽁무니를 쫓는 후일담을 하는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에 이른다.

NPC의 AI는 그냥 혼자 전투하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히 활을 사용하는 캐릭터와 수렵에 나서면 암이 암에 걸릴 정도로 무지성 판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스토리즈2의 활은 모으기가 스킬로 구현돼 원작과 마찬가지로 모으기 단계에 따른 추가 공격이 가능하다. 그런데 활을 사용하는 NPC는 다른 공격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모으기를 우선하기 때문에 정면 대결이나 더블 어택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이 두 방식이 스토리즈2 전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활 캐릭터는 전투를 망치는 주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내가 대단한겁니다 = 게임조선 촬영


너 혹시 타룬다 쓸줄 아니? = 게임조선 촬영


믿을건 참스승 케이나 밖에 없다 = 게임조선 촬영

물론 이런 점을 고려해도 스토리즈 2는 뛰어난 작품임에 틀림없다. 게임을 즐기는 내내 거친 원석 같았던 1편을 잘 세공해 아름다운 보석으로 만든 듯한 느낌을 선사해 주었다. 전투의 기본 토대가 되는 세 가지 속성의 상성 관계는 그대로 유지해 전략의 묘미를 보여줬고, 의식을 통한 유전자 이식 같은 흥미로운 요소를 늘려 재미를 끌어올렸다. 그래픽 측면에서도 지나치게 가벼웠던 전작보다 한층 더 발전해 보다 많은 유저가 수용할 수 있도록 다듬었다. 덕분에 수많은 전투를 반복하면서도 질리는 느낌 없이 항상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스토리즈2는 전작보다 훨씬 뛰어난 육성 및 전투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몬스터 헌터 IP를 한층 성장시킨 수작이라고 확언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을 잘 다듬어 후속작을 출시한다면 원작에도 지지 않는 작품군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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