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마련한 공동관
E3에서 전시하고 있는 일부 국내 업체들이 별다른 이벤트없이 조용히 손님을 기다리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영문으로 된 소개 자료가 없거나 배포해주는 기념품을 담아갈 쇼핑백조차 마련하지 않아 관람객들이 황당해 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업체 한 관계자는 "E3 전시회에 참가했다는 기록을 남기기 위한 것이 최대 목적"이라며 "주가 관리 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마련한 공동관을 통해 나온 일부 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제대로 준비해온 다른 업체까지 피해를 입히고 있다.
국내 관람객은 "E3 한국 공동관이 문화관광부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을 통해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나쁘다"고 말했다.
소니, 닌텐도 등 굵직한 업체들이 전시하고 있는 웨스트홀에 자리잡은 웹젠도 공룡들과 비교되서 그런지 상대적 빈곤감을 느낄 정도다.
하지만 `뮤`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외국인 도우미들이 게임 속에 나오는 캐릭터로 분장하고 있는 것 외에는 관람객의 관심을 끌 만한 아무런 기획이 없는 것은 아쉽다.
동양적인 분위기를 풍기기 위해 간간이 북춤을 선보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웹젠의 부스를 찾는 관람객의 수 또한 주변 업체들에 비하면 너무도 작았다.
이 때문에 게임 시현을 위해 마련한 컴퓨터에도 관람객들은 없고 웹젠이 파견한 직원들이 썰렁함을 메우기 위해 앉아 있었다.
국내서 온 관람객들은 "소니와 닌텐도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업체 소속 진행 요원들은 한 명의 관람객이라도 더 잡으려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웹젠과는 달리 이들의 이벤트는 잠시도 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들은 "첫날 행사를 보면서 우리나라 업체들이 해외 진출이라는 미명 아래 E3를 국내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E3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칫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러한 업계의 태도에 대해 E3를 관람온 이벤트 전문가는 "정성 없이 운영하는 전시회는 해당 업체를 깍아내리는 독(毒)"이라며 "매년 반복되는 이런 일들을 올해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L.A=박형배기자 art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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