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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몬스터 헌터 라이즈, 휴대용 몬헌에 일본을 싸서 드셔보세요

작성일 : 2021.04.02

 

2018년 이전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속칭 '몬헌다움'이라는 칭호 아래 특별한 발전 없이 몬스터만 바뀌는 답보 상태를 거듭하고 있었다. 이 '몬헌다움'은 단어는 시리즈 팬들에겐 어떨지 모르겠지만 점점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그래픽과 불편하기만 한 시스템은 그렇지 않은 게이머들에겐 진입을 막는 단순한 멸칭이었을 뿐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몬스터 헌터 : 월드'가 세상에 나오고 '몬스터 헌터' IP(지적 재산권)는 일대 혁명을 일으킨다. 차세대 기기에 맞는 화려한 그래픽과 이전작과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편의성이 더해지면서 신규 유저들의 엄청난 유입을 이뤄냈고, 이후 등장한 확장팩 '몬스터 헌터 월드 : 아이스 본'까지 합계 2300만 장이라는 초 메가 히트를 기록하게 된 것.

'몬스터 헌터 : 월드'의 성공으로 이제 게이머와 개발사 캡콤의 관심사는 '닌텐도 스위치'로 쏠리기 시작한다. 자고로 몬스터 헌터는 휴대용 기기로 즐길 때 200%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3월 26일 탄생한 것이 바로 '몬스터 헌터 라이즈'다.

◆ 몬스터 헌터를 일본에 싸서 드셔보세요.

'몬스터 헌터 라이즈'는 기존 고대 판타지 느낌의 배경이 아닌 일본 중세를 배경으로 한다. 이는 PSP로 발매됐던 '몬스터 헌터 포터블 3rd'와 흡사하며, 설정상으로도 3rd의 '유쿠모 마을'은 라이즈의 '카무라 마을'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마을이라고 한다. 

주인공의 거점인 마을은 중세 일본의 전형적인 모습이며 아이템, 무기, 몬스터 등 세부적인 설정 등도 몬스터 헌터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모두 일본풍으로 변경됐다. 예를 들어 퀘스트 출격 전 먹는 음식은 경단(당고)으로 바뀌고, 주인공의 스승은 닌자가 모티브이며, 모든 몬스터는 일본의 요괴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또, 신규 몬스터의 경우 아예 일본식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몬스터 헌터 라이즈'가 가진 특징.


음식 대신 경단

여러모로 일본풍을 강조해 만들어진 작품이라 고대 판타지 배경이었던 기존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이질감이 있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무기, 아이템 등 시리즈 대대로 쓰였던 전통적인 명칭은 변경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 있어 의외로 큰 이질감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즉, 전체적인 분위기는 확 바뀌었지만, 게임의 정체성만큼은 철저히 지켜서 신선함과 익숙함을 잘 버무렸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일본풍 몬스터 헌터는 이질적이면서도 익숙하다.

◆ 빻빻이는 가라! 이제는 미인과 함께... 그것도 둘이나!

'몬스터 헌터 : 월드'가 사상 최대의 흥행을 기록했기에 더 깊은 어둠이 돼버린 파트너 캐릭터, 일명 '빻빻이'의 악몽 때문인지 '몬스터 헌터 라이즈'의 캐릭터는 심혈을 기울인 모습이 역력하다. 카무라 마을에 최고 쌍둥이 미인이 마을과 집회소 퀘스트를 담당해 게임이 끝나는 순간까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니 일단 이 부분만으로 평가가 수직 상승했다고 말해도 되는 수준!

기본적으로 싱글 플레이 전용인 마을 퀘스트가 비교적 쉽게 클리어할 수 있는 난도를 가지고 있어, 게임 시스템을 이해하고 몬스터 패턴을 익히는 튜토리얼 역할을 담당하고, 충분히 익숙해졌다면 집회소 퀘스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몬스터 헌터 라이즈의 다양한 맛을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전체적인 난도는 전작인 '몬스터 헌터 : 월드'에 비해 약간 낮은 편으로 이는 휴대용기기의 작은 화면으로 플레이한다는 특성을 어느 정도 감안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파트너는 미인이랍니다. 무려 쌍둥이라고요!

닌텐도 스위치가 차세대기라 해도 PS4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편이라 그래픽에 대한 걱정이 있었던 것은 사실. 하지만 월드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그래픽 수준은 상당했다. 대화면 거치 모드로 플레이할 때는 일부 저해상도 부분이 보이긴 하지만 플레이하는데 거슬리는 수준까지는 아니며 휴대 모드일 때는 느껴지지 않는 수준.

쾌적화 역시 나쁘지 않은 편. 대형 몬스터가 두 마리 이상 나오거나, 협동 플레이로 플레이어가 많이 등장해 이펙트가 많이 터지는 경우 프레임 드롭 현상이 일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플레이 감각을 해칠 수준은 아니었다.


플레이는 꽤 쾌적한 편

◆ 더... 더... 더욱 강력해진 편의성.

'몬스터 헌터 : 월드'는 이제 채집, 제작, 추적 등 지루한 시스템들은 최대한 쉽고 간단히 처리하고 헌팅에만 오롯이 신경 쓸 수 있도록 많은 부분을 개선한 일명 '헌팅 혁명'을 이룩했다. 그런데 '몬스터 헌터 라이즈'는 여기에 더 강력한 편의성을 가지고 돌아왔다.

먼저 신규 등장한 '개'형 파트너 '가루크'를 꼽을 수 있다. 가루크는 기존 파트너 '아이루'와 함께 출격이 가능한데 기본적인 채집과 전투를 돕는 역할과 함께 탑승 기능이 있어 스테미나 걱정 없이 항상 빠른 이동이 가능한 점이 최대 특징. 탑승 중에도 채집, 갈무리, 전투 등 대부분 행동도 가능해서 몬스터 추격 및 채집에 들어가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줄어들었다.

안내 벌레 시스템이 없어진 대신 부엉이형 펫 '복부엉'이 추가됐다. 복부엉은 퀘스트가 시작되면 바로 날려 보낼 수 있는데 무려 맵 내 대형 몬스터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덕분에 대형 몬스터가 어디 있는지 일일이 찾아다니는 수고가 없어졌고, 사냥 중 도망가도 가루크를 타고 즉시 추적할 수 있게 됐다.


가루크의 존재는 이동 혁신을 불러왔다.

'몬스터 헌터 라이즈'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밧줄 벌레'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밧줄 벌레 시스템은 이동부터 사냥까지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날벌레인 '밧줄 벌레'와 벌레가 내뿜는 벌레 철사를 이용해 이동부터 몬스터 조종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절벽이나 큰 구멍 등 일반적으로 이동할 수 없는 곳을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절벽을 단숨에 뛰어 올라가거나 뛰어넘지 못할 정도의 장애물을 넘어갈 수 있어 이동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게 된 것. 얼핏 오를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높은 절벽도 벽 달리기를 이용하면 스테미나가 다할 때까지 달려서 오를 수 있게 됐다.

몬스터에게 맞아 날아가거나 엉덩방아를 찧는 순간 밧줄 벌레 낙법을 이용해 빠르게 회피할 수 있다. 후반 몬스터들의 경우 날리기 공격 후 브레스나 돌진 공격을 이용해 회피가 불가능한 콤보 공격을 구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날리기 공격을 당한 즉시 낙법을 쓰면 추가 공격을 차단할 수 있어 생존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기존 단차 공격이 사라진 대신 밧줄 벌레를 이용한 '용 조종' 공격이 추가됐다. 각 무기마다 있는 고유의 벌레 철사 기술로 일정 이상 대미지를 주거나, 사냥보조생물인 '꼭두각시 거미'를 사용하면 '용 조종 대기 상태'를 만들 수 있는데 이때 몬스터에 올라타면 '용 조종'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용 조종 상태는 말 그대로 해당 몬스터를 조종해 일정 시간 다른 몬스터를 공격하거나 벽에 들이받아 기절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밧줄 벌레를 이용해 절벽을 오르거나, 몬스터에 올라타 조종하는 것도 가능하다

◆ 참신함과 지루함 사이 어딘가? 백룡야행.

몬스터 헌터 라이즈의 신규 시스템이면서 스토리를 관통하는 단어. 카무라 마을은 50년 전 '백룡야행'에 의해 마을이 파괴 직전까지 몰렸던 과거가 있었고, 50년 동안 다시 돌아올 백룡야행을 막기 위해 재건과 준비를 해왔다는 설정이다.

플레이 방식은 떼 지어 카무라 마을로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여러 장비를 이용해 막아내는 일종의 '타워 디펜스' 형태의 콘텐츠. 약 20여 종의 다양한 설비들이 있어 몬스터 특성에 맞게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설비들의 성능을 올려 평소라면 엄두도 못 낼 수준의 몬스터 군단을 한 번에 사냥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신규 콘텐츠답게 꽤 자주 플레이하는 편이고 나름의 전략성과 참신함을 가지고 있어 몬스터 헌팅과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꽤 신선한 플레이 방식을 가진 백룡야행

다만 스토리의 중심 인데다가 야심 차게 준비한 신규 콘텐츠라서 그런지 백룡야행 콘텐츠로만 얻을 수 있는 전용 드롭 아이템이 있고, 호석 노가다 효율도 좋아 반강제로 자주 플레이해야만 한다는 것. 이런류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몬스터 헌터 특유의 헌팅 액션 콘텐츠만을 원하는 게이머라면 반강제로 전혀 다른 콘텐츠를 즐겨야 한다는 점 때문에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이런 디펜스류 게임은 파티 플레이로 즐길 때 효율이 좋고, 피로도도 내려가는데 기자처럼 싱글 플레이를 선호하는 게이머는 피로도가 상당한 편.


그런데 내가 꼭 이걸 해야되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 꼭 이렇게 현지화해야만 했나?

'몬스터 헌터 라이즈'는 무난히 현지화돼 전 세계 동시 발매됐다. 번역 퀄리티만 보면 무난했다 말할 수 있는 수준. 몬스터 헌터의 아이템은 일본식 말장난을 이용한 아이템이 많은데 이를 초월 번역까진 아니지만 무난하게 번역했다고 말할만한 수준은 된다고 본다. 게임 특성상 일본 색이 진한 부분도 원작 내용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한국 정서에 제법 알맞게 녹이려 한 노력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번역 자체는 특출났다고 말하긴 어려워도 무난했다는 정도로는 말해도 될 수준.

그런데 현지화 퀄리티가 발목을 잡는다. 일본판은 몬스터 등장 신이나 알림창 등에서 붓글씨체 폰트를 쓰거나 세로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폰트가 등장하고 사라질 때 연출도 분위기 있게 연출해 보다 임팩트 있는 이벤트를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어판은 가로쓰기 일변도에 고딕체와 흡사한 한가지 폰트만을 이용해 원작의 분위기를 지나치게 해친다는 느낌이 강하다.


한마디로 한글화로는 나무랄 데 없지만, 현지화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할 수 있다.

◆ 이만한 그래픽에, 이만한 편의성에, 이만한 액션성의 게임을... 무려 휴대용으로!!!

'몬스터 헌터 라이즈'는 '더블 크로스'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휴대용 기기 후속작이자, '4G'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휴대용 '한글화' 후속작이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혹은 친구들끼리 카페에 모여 언제 어디서나 몬스터 헌터를 즐기는 재미가 다시 돌아온 것은 참 반가운 일.

그것도 이만한 그래픽, 편의성, 액션성을 가진 게임이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몬스터 헌터 팬이라면 당연히 필수 구매하길 추천하며, 여태까지 '어렵다', '그래픽 후지다', '진입장벽 미쳤다' 소리를 들으며 지레짐작 포기했던 많은 게이머들에게도 감히 '한번 찍먹 해보시죠?'라 할 만큼 추천하는 게임이다.

기자는 '몬스터 헌터 : 월드' 와 '라이즈'를 거치며 이제 슬슬 '몬헌다움' 이라는 단어가 변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하고 싶다. '몬헌다움'의 의미는 이제 '어려움과 불편함'이 아니라 '대중적과 액션성'으로 넘어가는 시대가 온 것이 아닐까?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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