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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표절과 모방 사이 아슬아슬 선타는 게임들

작성일 : 2021.02.21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돌이켜보면 2020년 게임계는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물론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어쩔 수 없었던 문제들도 있었지만, 개발자의 아집이나 유통사의 배짱 등으로 사건 사고가 계속 일어나 팬들의 마음을 어지럽혔습니다. 특히 팬들의 기대를 무참히 꺾은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와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사이버펑크 2077', 한복 사건을 일으킨 '샤이닝 니키', PS5 버전 업그레이드 불가를 뒤늦게 알렸던 '라이자의 아틀리에 2' 사건까지 2020년은 게이머에게 마냥 행복한 해는 아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나흘 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귀살의 검'은 게임계의 부끄러운 면을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귀살의 검은 일본의 유명 만화 '귀멸의 칼날'을 표절한 게임이었습니다. 캐릭터의 외형과 설정, 타이틀 로고, 귀신에게 가족을 잃은 주인공이 검술을 배워 복수를 한다는 내러티브까지 모든 부분을 그대로 베꼈습니다. 특히 제작사가 한국 게임사라는 점, 이미 이 작품 외에도 유명 만화 '나루토'와 유사한 '탈주닌자 키우기'를 제작했다는 의혹 등으로 게이머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유명 게임 역시 표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중국의 게임사 '미호요'가 개발한 '원신'은 처음 발표될 당시부터 '닌텐도'의 대표 작품인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표절 작품이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물론 캐릭터 외형이나 메인 스토리, 세부 설정이 다르긴 하지만, 오브젝트와 상호작용, 던전의 진행 방식, 오픈 월드의 구성 등 게임 시스템의 핵심적인 부분에선 자연스럽게 젤다의 전설의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미호요는 '붕괴 3rd' 당시에도 다른 액션 게임의 모션을 그대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일방적인 콜라보 회사'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이러한 이슈는 2021년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놓고 IP를 표절한 사례부터 다른 게임의 설정과 기술을 모방한 것까지 위험한 줄타기를 보여준 게임들을 살펴봤습니다.

■ 포켓 트레이너DX

2021년이 시작된 후 가장 처음 접한 표절 소식은 바로 캐릭터 수집형 게임인 '포켓 트레이너 DX'입니다. 제목에서 이미 눈치챈 게이머도 있겠지만, 이 게임은 바로 닌텐도의 대표 작품인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도용한 게임입니다.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상징인 '포켓몬'들부터 주인공인 '지우(사토시)'와 '세레나', '시트론', '유리카' 등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XY'에 등장한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2020년 12월에 출시된 이 게임은 결국 팬들의 신고에 의해 한 달이 지난 1월이 되어서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됐습니다.

하지만 포켓 트레이너 DX가 던진 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포켓 트레이너 DX의 소식은 포켓몬스터의 고향이자 이웃나라인 일본에도 전해졌고, 일본 누리꾼들은 귀살의 검에 이어서 또다시 한국에서 표절 게임이 등장했다고 조롱했습니다. 정작 게임은 중국의 개발사가 만들었지만, 한글이 들어간 광고로 인해 애꿎은 한국 게임계가 욕을 먹은 것입니다.


기본 시스템은 다른 캐릭터 수집형 게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게임

한국 게이머들은 '포켓몬 코리아'의 늑장 대응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1위 IP를 자랑하는 포켓몬스터를 대놓고 도용하고, 인기 순위와 매출 순위가 천정부지 솟았는데도 한달 가까이 운영됐기 때문입니다. 포켓몬 코리아의 대응이 빨랐다면 이 게임이 한국 작품이라는 말도 안되는 오해가 발생할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하는 팬도 있었습니다.

한편, 이 게임은 여전히 한국에서 정상 운영되고 있습니다. 네이버 카페에 APK 파일을 직접 올리면서 말이죠. 심지어 운영자는 직접 결제나 문화 상품권, 캐시비 같은 방식으로 결제할 경우 추가 보상을 준다며 우회 결제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우회 다운로드를 제공하며 정상 영업 중이다

■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

장르가 비슷하면 어디서 많이 봤던 모습을 낯선 게임에서 느낄 수도 있습니다. 바로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처럼 말이죠.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은 개성넘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배틀로얄 게임입니다. 전작과 다르게 쿼터뷰와 다양한 스킬을 추가하면서 다른 배틀로얄 게임보단 AOS 장르의 '리그 오브 레전드'와 비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에 등장하는 캐릭터에게서 기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18일 공개된 '로지'는 쌍권총을 사용하는 캐릭터입니다. 스킬을 사용한 후 기본 공격을 하면 빠르게 두 번 연속 사격을 하며, Q스킬은 지정한 방향으로 총을 발사한 뒤 경로상의 적에게 피해를 입히는 스킬입니다. 만약 Q스킬에 맞은 적이 있다면 다음 이동 명령에 짧은 거리를 돌진하며, 해당 스킬의 쿨타임이 감소합니다. 원작 블랙서바이벌에선 적을 약화 시키고, 마무리 일격으로 이득을 챙기는 캐릭터였지만, 장르가 바뀌고 쌍권총을 들면서 위와 같은 캐릭터로 바뀌게 됐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스킬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게이머라면 로지의 스킬에서 '루시안'의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밖에도 '카타리나'와 비슷한 '쇼이치'나 '제드'의 기술을 떠올리게 만드는 '엠마', '신짜오'와 '쓰레쉬'를 섞은 '레녹스' 등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들과 유사한 캐릭터가 많습니다. 

물론 해당 스킬 중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다른 AOS 장르에서 모방한 것도 있습니다. 애초에 AOS라는 장르부터 동명의 유즈맵을 모방한 장르고, 이 장르에서 유명한 '블링크'라는 스킬도 '도타'에서 처음 등장한 스킬이죠. 딱히 AOS 장르가 아니더라도 격투 게임의 '승룡권' 같은 사례를 본다면 비슷한 장르 내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드문 일도 아닙니다.

문제는 단순히 모방으로 그쳐 표절이 되는가, 아니면 한층 발전시켜 온고이지신을 실현시키는 가에 달렸습니다. '도타2'의 아류작으로 시작된 리그 오브 레전드가 지금처럼 세계적인 게임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초보자에게 불친절한 짐꾼을 버리고, '아이번'처럼 독특한 캐릭을 만들어 천천히 개성을 갖춰나갔기 때문입니다. 배틀로얄과 AOS의 결합은 신선하지만, 발전을 위해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래서 왜 로지나구요? 제일 이쁘니까요

■ 좀더! 임신! 불꽃의 가슴 이세계 초 에로 서큐버스 학원!

제목을 보고 두 가지 반응을 예상해봅니다. 먼저 제목은 놀랍게도 저게 맞습니다. 두 번째로 16년 전 세상을 놀라게 만든 바로 그 '불꽃의 임신' 시리즈가 맞습니다. 불꽃의 임신 시리즈를 제작한 제작진이 '밀크 팩토리'를 설립한 뒤 세 번째로 출시되는 작품입니다.

사실 이 게임을 소개해야 할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미소녀 게임을 소개했지만 제목부터 일러스트까지 이렇게 노골적인 게임은 저로서도 부담이 많이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주제에 이만큼 부합하는 게임도 드물기 때문에 피날레로 선정해봤습니다.

우선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게이머라면 메인 이미지를 보고 몇 명의 캐릭터를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안대가 없으면 안 되는 캐릭터나 녹색의 수호자 전신 타이즈 랜서, 독특한 넥타이로 유명한 어떤 항공모함같이 유명 캐릭터들의 머리색을 바꾸고 가슴을 키운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필자가 좋아하는 중화풍 크투가도 이 게임에선 가슴이 세 배 정도 커진 듯하다

그런데 이 게임, 2018년에 출시된 1편부터 이런 식으로 캐릭터를 냈습니다. 1편에선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마슈'와 '잔느', 2편은 버추얼 유튜버 '키즈나 아이' 등 해당 시기의 유명 캐릭터를 약간 각색해 등장시킨 것입니다. 미소녀 게임은 캐릭터의 외관이 중요한 만큼 비슷하게 생긴 캐릭터가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옆그레이드 수준으로 모방하니 예쁘다는 느낌보단 웃음이 나오게 되네요. 

그래도 모방의 효과가 확실했는지 나름 시리즈도 3편까지 나오고 인지도도 쌓이고 있나 봅니다. 항간에서는 그 해의 최고 미인 캐릭터를 알고 싶다면 고개를 들어 이 게임을 보라고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양귀비도 3편에서 등장하는 걸 보니 적어도 제게는 신뢰도 높은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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