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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이것은 현실인가 게임인가? 네~ 실사 게임입니다!

작성일 : 2021.02.14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수많은 게임이 일러스트나 애니메이션으로 캐릭터를 표현합니다. 사람이 등장하는 게임에서도 뛰어난 게임 엔진을 사용해 스켈레톤과 메시를 만들어 캐릭터를 생성하지 실제 사람을 찍어서 그 영상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여기에는 표현의 한계나 경제성, 유저의 개입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습니다.

이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도 촬영 영상을 사용해 실사 게임을 만드는 사례가 눈에 띕니다. 인물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해서 말이죠. 아무리 잘 재현된 애니메이션이라고 할지라도 기분에 따른 피부의 떨림이나 동공의 크기, 생리 반응을 그대로 재현하기란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근 작품으로는 실사 게임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모태솔로'가 있고, 과거에는 실제 싸움의 폭력성을 그대로 전달해 많은 이에게 충격을 안겨준 '모탈 컴뱃'이 있겠습니다.

이번 주 조선통신사는 실제 촬영 영상을 가공해 만든 게임을 선정해봤습니다. 단순히 이벤트 영상뿐만 아니라 게임의 중심을 영상에 두면서 주제 의식을 분명히 드러낸 작품을 살펴봤습니다.

■ 모태솔로

실사 게임 중 최근 화제가 된 것은 단연 '모태솔로'입니다. 인디 개발팀 '인디카바 인터렉티브'에서 제작  중인 이 게임은 남중, 남고, 공대, 군대, 남초 직장에 다니는 29살 남자 '강기모'의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모태 솔로 소개팅 성공기를 담았습니다.

게임은 다른 비주얼 노벨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유저들은 강기모 대신 중요 분기점에서 선택을 하고, 그에게 그나마 가장 나은 엔딩을 안겨줘야 합니다. 만약 잘못된 선택을 골랐다면? 그는 오늘도 이불킥을 적립하게 되겠군요.


썸네일만 봐도 자리를 피하고 싶게 만드는 이 장면, 실사만의 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 아닐까?

이 게임은 실사 게임이라는 장르를 가장 잘 활용한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가 왜 아직까지 솔로인지 보여주는 행동거지, 실수했을 때 어색한 몸놀림, 남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근거 없는 자신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소개팅만큼은 꼭 성공시켜야겠다는 처절함이 배우분의 뛰어난 연기로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비주얼 노벨이나 키네틱 노벨 같은 작품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소개팅이 진행되는 그 카페 주변이 있는 듯한 느낌까지 들게 됩니다.

모태솔로는 현재 스팀을 통해 앞서 해보기 제공 중입니다. 앞서 해보기 단계에선 총 여덟 가지 결말 중 네 가지 결말이 제공되기 때문에 아직 강기모의 미래는 희망이 남아있다고 할 수 있죠. 과연 정식 출시 땐 행복을 거머쥘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 Press X to Not Die

모태솔로가 실사 게임이 가진 장점을 십분 발휘한 게임이라면 'Press X to Not Die(X를 눌러 죽음을 피하시오)'는 철저하게 풍자를 위해 태어난 게임입니다. 제목부터 '콜 오브 듀티'의 유명 장면, 'Hold X to Pay Respects(X를 눌러 조의를 표하시오)'를 비틀었으며, X를 눌러도 사람이 죽어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 게임 역시 모태솔로와 마찬가지로 선택지를 고르고 해당 선택지에 맞는 영상이 나오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제목 그대로 알맞은 선택지를 골라 죽음을 피해야 하며, 만약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여자친구에게 죽거나 차라리 죽느니만 못한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여기까지만 듣는다면 이 게임이 마치 공포 게임처럼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실수가 곧 사망으로 이어지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속으로 등장하는 만큼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서 실사의 장점이 빛을 발합니다.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와 흔들리는 카메라, 어이없는 연출 등 대충 만든 실사 영상이 공포스러울 수 있는 이 게임의 분위기를 한껏 망쳐놓습니다. 덕분에 유저는 마음 놓고 이 게임과 버튼 액션 시스템을 비웃을 수 있습니다. 모태솔로와 다르게 독특한 방식으로 실사를 활용한 예라고 하겠습니다.


크고 아름다운 버튼 이벤트가 보이는가?

■ 모탈 컴뱃

대전 격투 장르에서 실사를 사용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유저의 개입이 적은 비주얼 노벨 장르와 다르게 대전 격투 장르에선 유저의 움직임이 곧 캐릭터의 움직임이며, 프레임 단위로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실사의 장점을 활용하기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짜잔 절대라는 것은 없군요.

혜성처럼 등장한 '모탈 컴뱃'은 대중은 물론 열렬한 대전 격투 유저조차 할 말을 잃게 만드는 게임이었습니다. 다소 어색한 실사 캐릭터는 기괴한 느낌을 줬고, 적나라한 유혈 표현은 지나치게 잔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이 시리즈의 상징인 '페이탈리티'였습니다. 적을 베거나 태우는 것은 평범한 수준, 녹여버리거나 척추를 뽑아버리는 등 극단적인 폭력성을 보여줬습니다. 덕분에 심의 기구인 'ESRB'가 설립될 정도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모탈 컴뱃 역시 실사 그래픽을 포기하고 대전 격투 장르 개발에 용이한 3D 그래픽을 선택했습니다. 덕분에 더욱 섬세하고 정교한 페이탈리티 묘사가 가능하게 됐지만, 실제 싸움을 코앞에서 보는 듯한 폭력성은 줄어들어 아쉬워하는 올드 팬도 있다고 합니다.


폭력 하나 만큼은 자신의 후속작보다도 잘 표현해낸 모탈 컴뱃 초기 시리즈

■ 스트리트 파이터 더 무비

마지막 작품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그 게임의 실사 작품 '스트리트 파이터 더 무비'입니다. 제목대로 스트리트 파이터 영화를 게임으로 만들어 배우들이 그대로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정말로 영화랑 똑같은 그래픽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작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이렇게 어설픈 게임도 또 없습니다.

우선 캐릭터의 생김새와 일부 기술을 제외하면 이 게임과 원작 스트리트 파이터 간의 접점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합니다. 주인공은 류가 아닌 라데꾸 가일 선생님이며, 바이슨은 무려 카메라맨으로 등장합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춘리와 캐미가 매우 예쁘게 나온다는 것뿐이죠.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거짓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조작감은 어설프고, 커맨드는 복잡하며, 새로운 시스템은 전혀 스트리트 파이터답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어설픈 아도겐 소리가 더해지면서 스트리트 파이터 팬이라면 주화입마에 걸리기 딱 좋은 작품이 돼버렸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더 무비는 상업적으로는 나름 성공을 거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결국 실사 대전 격투 게임이 가진 한계를 넘지 못한 이 작품은 동일한 영화로 만든 '스트리트 파이터 리얼 배틀 온 필름'과 아직까지도 비교당하는 씁쓸한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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