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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한국어 증발에 업그레이드 불가까지? 도 넘은 소비자 기만

작성일 : 2021.01.17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2020년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지난  '사이버펑크 2077'이 12월 10일 출시됐습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다른 낮은 퀄리티로 이용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습니다. 이에 개발사인 CD 프로젝트 레드는 사과문과 함께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유통사인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협의가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습니다.

유통사와 개발사의 문제로 인해 게이머들이 불편을 겪는 사태는 비단 사이버펑크 2077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DC 코믹스 팬들을 열광시켰던 '인저스티스'도 한국어가 증발하는 문제가 발생했었으며, 얼마 전에 출시된 '라이자의 아틀리에 2'는 상위 콘솔 버전 계약을 진행하지 않아 한국에선 플레이스테이션 5 버전을 접할 수 없게 됐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문제를 야기한 유통사는 관련 공지를 문제가 발생한 당일 게재하며 게이머들을 더욱 실망시켰습니다.

게이머들의 뒤통수를 얼얼하게 만든 게임사들의 행보. 거짓을 사실인 양 말하며 게이머들을 기만했던 위 사례들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인저스티스', 한국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게임사의 기만 사례를 논할 때 '인저스티스'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인저스티스 시리즈는 '슈퍼맨'과 '배트맨', '그린 랜턴' 등 'DC 코믹스'의 유명 영웅들을 활용한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잘 구현된 모델링, 히어로들의 특질을 살린 필살기까지 그야말로 팬들을 위한 게임으로 손색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이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후속작의 경우 대전 격투 게임으로서 부족했던 부분도 어느 정도 보완됐고, DLC로 '닌자 거북이' 같은 독특한 캐릭터도 추가됐기 때문에 '갓-겜'으로 불렸습니다.

이렇게 인저스티스는 많은 이에게 사랑을 받은 게임이었지만, 한국에서만큼은 사정이 좋지 못했습니다. 1편의 경우 아시아판 데모 버전에선 한국어 선택이 가능했는데 정작 유통사는 음성과 자막이 영어인 북미판으로 정식 출시한 것입니다. 게다가 이후 출시된 얼티밋 에디션에는 한국어 데이터가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해당 유통사는 이전에도 '배트맨: 아캄 시티'를 출시하면서 한국어 데이터가 있었는데도 한글화를 하지 않아 빈축을 산 바 있었습니다. 이때도 게이머들이 폰트를 만들어 적용하자 한글이 출력되는 웃지 못할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이후 출시된 인전스티스 2에선 대사집만 한글로 번역해 내놓는 '반글화'를 감행하는 등 게이머들에게 또다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팬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짤.jpg

■ '라이자의 아틀리에 2', 너흰 업그레이드 못한다!

최근 사건으로는 아틀리에 시리즈의 신작 '라이자의 아틀리에 2' 플레이스테이션 5 업그레이드 불가가 있습니다.

라이자의 아틀리에 2는 역대급 캐릭터 디자인으로 게이머들에게 큰 호평을 받은 '라이자의 아틀리에'의 후속 작품입니다. 메인 스토리와 캐릭터 묘사가 부실하고, 전투도 특출나다고 평가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 모든 것을 감안할 수 있을 정도로 주인공 '라이잘린 슈타우트', 즉 라이자의 디자인은 호평 일색이었습니다. 물론 '키시다 메루'가 디자인한 '알란드의 연금술사' 시리즈 캐릭터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지만,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뛰어난 캐릭터 디자인을 앞세워 시리즈 최고 판매량인 50만 장을 돌파하는 위용을 과시했습니다.


평범한 시골 처녀...?

라이자의 아틀리에 인기는 한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다수의 게이머가 라이자의 튼실한 허벅지에 열광했고, 후속작 소식에 망설임 없이 예약 구매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예약 상품의 물량이 배송되는 그날, 사건이 터져버렸습니다.

라이자의 아틀리에 2는 플레이스테이션 4로 출시돼 플레이스테이션 5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유통사는 예약 상품 발송 당일 한국에선 업그레이드를 지원하지 않으며, 플레이스테이션 5 버전을 판매하지 않을 것으로 밝혔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5 출시 발표 후 해당 버전에 대해서는 계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해당 유통사는 플레이스테이션 4의 판매량을 위해 출고 날까지 미계약 사실을 숨긴 것입니다. 이 같은 행동 덕분에 해당 유통사는 '보따리'라는 불미한 별명을 얻게 됐습니다.


무늬만 사과문 1호

■ '사이버펑크 2077', 아무튼 사과했음

라이자의 아틀리에 2가 국내에 국한된 문제였다면 이번엔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된 게임입니다. 바로 지난 12월 10일 출시된 CDPR의 '사이버펑크 2077'입니다.

사이버펑크 2077은 2012년 처음 발표된 이래로 많은 이에게 기대를 받았던 작품입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픈월드 세계, 특히 제작사인 CDPR이 자신들의 대표작 '위쳐3'보다 더 방대할 것이라고 말해 많은 오픈월드 마니아들을 열광케 했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은 출시까지 8년이 걸리게 됩니다. 2020년 12월 10일,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어쨌든 게이머들은 꿈에 그리던 사이버펑크 2077을 만나게 됩니다. 그 출시조차도 세 번의 연기 끝에 1년 가까이 더 기다린 결과물이지만, 게이머들은 게임이 잘 만들어졌다면 충분히 이해한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오히려 마지막 연기 공지조차 밈으로 활용하는 게이머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게이머들의 꿈은 박살 났습니다. CDPR이 공헌한 자유도는 오히려 위쳐 3보다 못했고, 의도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각종 버그, 연기를 왜 했는지 모를 정도로 처참한 최적화까지 그나마 있는 장점마저 압도할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줬습니다. 


리포지드로 시작한 2020년 게이머 평점을 사이버펑크 2077이 마무리하는 모습이다

정점을 찍은 것은 바로 콘솔 버전이었습니다. CDPR은 "모든 플랫폼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출시를 연기한다"라고 밝혔지만, 정작 '플레이스테이션 4'와 '엑스박스 원'에선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비평 전문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선 사이버펑크 2077 콘솔 이용자 평가 점수 2점 대를 기록했으며, 그나마 상황이 나았던 PC 버전 평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했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의 문제는 게임 밖에서도 터졌습니다. CDRP이 플레이스테이션 4와 엑스박스 원 버전의 리뷰 카피를 제공하지 않았고, 출시 전 콘솔 버전의 리뷰를 은폐하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CDPR은 콘솔 버전을 구입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정작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측에선 논의된 바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디지털 콘텐츠 특성상 플레이한 제품을 환불받기 힘들기 때문에 결국 CDPR은 말뿐인 사과를 한 것입니다. 2020년 최고 기대작이었던 사이버펑크 2077은 CDPR의 이 같은 행동 때문에 게임사의 새로운 기만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무늬만 사과문 2호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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