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거대 통신기업 NTT는 자신들이 서비스하는 ISDN의 투자 상각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억척스럽게 새로운 서비스에로의 이행을 거부했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 것이다.
참다 못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작년 10월 동경메탈릭이라는 중소 통신회사를 전격 인수해 월 2만원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ADSL 요금을 제시하면서 일본의 인터넷 업계에 충격을 던졌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NTT를 제치고 단번에 일본 넘버원의 자리를 획득했다.
이에 놀란 타 업체들이 허둥지둥 가격인하 경쟁에 들어서면서 일본의 인터넷 인구는 지난해 기준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올 상반기 중에는 우리나라를 능가하게 되리란 전망이다. 일본은 변화에는 느리지만, 일단 변화에 대한 필요성과 공감대가 형성되면 그 속도가 무서운 나라다. 10년 이상 일본에 살면서도 이러한 일본의 저력에 매번 깜짝 놀라곤 한다.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 환경의 정비와 더불어 지금 일본에서는 온라인게임이 최고의 컨텐츠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일본에 진출한 한국의 온라인게임 중에는 `리니지` `라그나로크` `천상비` `한게임` `포트리스` 등이 활약하고 있다. 특히 `라그나로크`는 작년 12월부터 유료 서비스 전개 이후, 유료회원이 10만명이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은 누구나 인정하는 게임 왕국이다. 세계적인 게임회사 소니, 닌텐도, 세가를 비롯, `파이널 판타지`나 `드래곤 퀘스트` 같은 대작 게임들이 모두 일본에서 나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 게임 산업을 백업해주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 대부분의 게임 관련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수준을 갖추고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그러나 PC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게임 분야만큼은 조금 다르다. 이 분야는 다중의 동시접속시 서버 부하의 분산 기술, 게임 마스터 서비스 등 상당한 경험기술적 노하우가 필요한 분야다.
플레이스테이션을 중심으로 하는 비디오게임에 집착한 일본과는 달리 변화에 대하여 적극적이었던, 아니 생존을 위해 변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는 인터넷 환경을 운 좋게(?) 미리 경험했으며 이를 배경으로 온라인게임 분야에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해 비교우위의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솔직히 일본보다 앞선 우리나라의 선진 기술로 일본시장 한 복판에서 정면 승부를 거는 것은 `김치` `진로소주` `반도체` 이후 처음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최소한 일본의 온라인게임의 시장은 좋은 의미에서 태풍전야다. 일본의 게임시장 규모는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엄청난 시장이다. 그러나 우리의 상대적 비교 우위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최근 온라인게임의 가능성을 읽기 시작한 일본의 주요 게임업체들이 새로운 수익 모델로서 온라인게임을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빨리 준비해야 하고, 미리 선점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온라인게임은 성공하기 어렵다.
지금 일본 시장은 틀림없는 기회의 땅이다. 게임대국 일본에서 모처럼 우리의 우수한 기술과 저력을 바탕으로 한 온라인게임으로 진정한 의미의 정면 승부를 해보고 싶다.
[김종신 일본 게임온 대표이사 jskim@esamsung.com ]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몬길:스타다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