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화면을 접거나 늘리는 스마트폰도 등장하면서 그 발전상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게 됐다. 하드웨어가 발전함에 따라 소프트웨어 역시 더 높은 수준을 구사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최근 모바일 게임은 스마트폰의 발전에 발맞춰 고사양 게임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재미난 점은 이러한 고사양 게임의 경우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어디서든 짤막하게 즐기는' 장르가 아니라 계속해서 게임을 유지해야 하는 MMORPG 장르가 많다는 점이다. 장시간 유지를 해야 하는 특성상 발열 문제나 배터리 문제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스마트폰은 오히려 MMORPG를 본격적으로 즐기기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엇나간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 MMORPG는 장시간 플레이가 필수적이다. = 게임조선 촬영
오히려 스마트폰이 발전함에 따라 게임도 그만큼 발전했지만, 탈스마트폰화 하면서 앱플레이어 혹은 PC버전을 함께 출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PC버전에서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해 좀 더 세밀한 조작이 가능하면서, PvP 콘텐츠 등 중요 콘텐츠를 PC로 즐기는 유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PC 환경에서도 위화감 없는 조작 방식 역시 이제는 고사양 모바일 게임의 핵심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대표적인 예로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이나 넥슨의 V4를 들 수 있다.
리니지2M은 퍼플이라는 독립적인 PC 플랫폼을 이용해 PC버전으로 즐길 수 있다. PC버전에서는 모바일 그래픽 이상의 그래픽을 낼 수 있는 별도의 옵션이 존재하는 만큼 모바일 환경에서의 절충안과 PC 환경에서의 극대화된 사양을 체감할 수 있다. V4는 자사의 PC게임 환경과 동일하게 넥슨 홈페이지에서 넥슨 게임 매니저(NGM)을 통해 일반적인 넥슨 게임과 마찬가지로 플레이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PC 플랫폼 '퍼플' = 게임조선 촬영
넥슨의 V4는 넥슨 홈페이지에서 일반적인 PC 게임과 동일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특히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통한 PC 원격 조정이 쉬워진 요즘에는 PC와 모바일을 유동적으로 넘나들며 플레이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집에서 보는 시간이 적어지면서 일반적인 사냥과 같은 반복 콘텐츠는 PC를 통해 플레이하고, 스마트폰은 특정 콘텐츠나 확인을 위해서만 플레이하고 게임 외 역할에 충실하게 이용되는 셈이다.
물론 모든 스마트폰 게임이 이러한 트렌드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장시간 플레이를 해야 하는 게임이 PC 환경과 결합했다면, 모바일 환경의 특징에 극대화된 게임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서 볼 수 있는 게임은 하이퍼 캐주얼 장르와 디지털 분재 게임으로 볼 수 있다.
구글 인기/급상승에서는 하이퍼 캐주얼 장르를 쉽게 볼 수 있다. = 플레이스토어 순위 갈무리
하이퍼 캐주얼 장르는 말 그대로 캐주얼한 장르가 극대화된 장르로 스마트폰이 일반적인 PC 게임보다 우위에 있는 점을 파고든 장르다. 피처폰이 유행할 당시 미니게임 형태의 게임이 흥행했던 것처럼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짧은 시간 동안 잠깐 즐길 수 있는 플레이, 터치 스크린을 이용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에 집중됐다. 그러면서도 중독성 있는 플레이를 선보여 매출 순위 부분에서는 앞서 언급한 장르에 비해 낮지만,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인기몰이를 나서며 나름대로의 입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이러한 단순한 형태의 하이퍼 캐주얼 장르는 개발보다는 기획에 집중된 콘텐츠로 1인 개발자나 소규모 인디 개발사가 큰 투자 없이 제작하며, 과금 상품을 따로 만들기보다는 유료 광고에 기대면서 과금을 하기 어렵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플레이어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디지털 분재 게임은 사실 하나의 장르가 아니라 특정한 게임 플레이 유형이 굳어지는 게임을 일컫는다. 나무나 화초 등을 가꾸는 분재라는 행동에 디지털 요소를 합쳐 하루 한 번 물을 주듯 짧게 플레이하면서 관상용으로 즐기는 듯한 게임 트렌드를 게이머 사이에서 표현한 형태다. 장시간 게임에 접속해 무언가를 하게끔 만드는 장르가 아니라 간단하게 할 것을 다 하고 나면 더 이상 굳이 할 게 없는 게임이다. 대신 디자인적으로 만족도를 높이고 수집 요소를 더해 플레이어가 장기적으로 접속·플레이 하도록 유도하는 게임이다.
대표적인 디지털 분재 게임으로 손꼽히는 카카오게임즈의 '프린세스커넥트 리다이브' = 게임조선DB
이러한 게임은 대개 수집 욕구를 자극하기 위한 미려한 일러스트와 2차 창작물 생산이 용이한 세계관 등을 바탕으로 마니아를 만드는데 집중한다. 대표적인 예로 카카오게임즈의 '프린세스커넥트 리다이브'나 스마트조이의 '라스트 오리진'등을 들 수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하나의 매개체를 통해 장시간 플레이와 화려한 그래픽을 유도하는 게임이 있는가하면 시간을 조금만 투자하더라도 즐길 수 있으면서도 오랜 기간 플레이를 유도하는 게임이 양극화돼 대세가 되고 있다는 점은 모바일 게임의 향후 발전 방향이 어떻게 더욱 극대화될지 재미있는 논의거리가 되기 충분하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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