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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노트] 짜릿하고 늘 새로운 덱 빌딩 로그라이크 '고디안 퀘스트'

작성일 : 2020.08.31

 

일전 프리뷰를 진행한 바 있는 싱가포르 인디 개발사 '믹스드 렐름즈'의 로그라이크 덱 빌딩 게임 '고디안 퀘스트(Gordian Quest)'가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 스마일게이트의 게이밍 플랫폼 '스토브'에 정식 입점한 것이 확인됐다.

스토브 출시 버전도 스팀판과 마찬가지로 게임이 온전히 완성된 모습은 아니며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는 얼리 억세스 형태지만 7월 말 개발자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액트 2가 정식으로 릴리즈되어 있으며 컵헤드, 셀레스테, 오버쿡드의 한글화 프로젝트를 주도한 비상업 번역팀 '바람번역단'이 참여하여 사뭇 다른 모습이 됐다.

과연 스토브 인디를 통해 독점 공식 한글화로 출시된 고디안 퀘스트는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을까? 게임조선에서는 고디안 퀘스트를 다시 플레이해보고 느낀 점을 가감 없이 적어보려고 한다.


성벽은 무너지고 시도 때도 없이 도적과 망자의 습격을 걱정하며 무덤을 뒤엎어야하는 마을 = 게임조선 편집


현재는 액트 2, 아술 사막까지 플레이할 수 있는 상황이다 = 게임조선 편집

일반적인 다크 판타지 장르의 클리셰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만큼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용사)의 여정은 사악한 저주가 내린 땅 '웨스트마이어'부터 시작된다.

마왕 내지는 마신 같은 초월적인 악의 존재가 대놓고 드러나지는 않지만 흉폭해진 야생동물, 노략질을 일삼는 도적, 마을 주변을 배회하는 망자들처럼 가벼운 적들을 처리하는 퀘스트를 진행하며 용사 일행은 더욱 강한 상대에 맞서 싸울 힘을 비축한다. 

6종의 직업은 백병전, 아군 보호, 저격, 군중 제어, 방해 공작과 속임수, 소환 등 각자 특화 분야 카드로 구성된 기본 덱을 가지고 있으며 장비 파밍과 스킬 노드 투자를 통해 기존의 특성을 더욱 강하게 하거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니 신중하게 고르자 = 게임조선 편집


카테고리 선택권 정도는 주고 자기가 원하는 스킬이 하나도 없다면 자원을 소모해서 다시 섞기를 시행할 수 있다 = 게임조선 편집

다만 이 모든 것이 항상 플레이어의 생각대로는 되지 않는다. 이 게임의 무작위 요소는 턴제 카드 배틀이라는 전투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각 캐릭터가 전리품으로 어떤 장비와 주문 카드를 획득할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며 자신이 주력으로 하지 않는 캐릭터의 아이템만 줄기차게 나오거나 보유하고 있는 카드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돌발 이벤트 중 핵심 주문 카드 사용 불능이 되는 사고는 이 게임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일 중 하나다.


'전술적 사고' 재능을 찍지 않은 초반에는 손패에 카드가 남는 것이 손해이므로 최대한 카드의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이득 = 게임조선 편집

따라서 플레이어는 단순히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뿐만 아니라 원하는 방향으로 덱을 구축하고 최적의 조합과 활용법을 찾아내기 위해 시간을 털어 넣어야 한다.

언뜻 보면 반복 플레이를 강요하는 불친절한 게임이란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변수를 어느 정도까지 제어할 수 있는 장치와 수단이 마련되어 있으며 수많은 주문 카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짜맞춰나가는 재미도 충분하다.

심지어 현시점에서는 볼륨이 작고 플레이 타임이 짧을 수 밖에 없는 얼리 억세스의 단점까지 해소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개발사에서 기획 과정에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툴팁이나 키워드의 번역 수준은 스팀판에 비해 월등히 좋아져서 적어도 전투 과정에서 헤메는 일은 없게 됐다 = 게임조선 편집


중요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이벤트는 여전히 원문 그대로 처리한 상태  = 게임조선 편집

한글화 퀄리티에 대해서는 스팀판보다는 많이 나아진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어도 Resume과 같은 기본 메뉴 항목을 '다시 하기'로 표기하여 플레이어들이 오해를 살만한 부분은 없도록 했으며 카드의 텍스트 플레이버를 다소 딱딱한 직역투로 번역하여 메커니즘 확인이 쉽지 않았던 부분 또한 대부분 직관적으로 알기 쉽게 바꾸어 놓았다.

여전히 적지 않은 부분이 미번역 상태로 남아있기도 하고 줄 바꿈과 같은 가독성 면에서 문제를 노출하고 있긴 하지만 게임 진행에 차질을 빚어내는 수준은 아니며 시나리오와 돌발 이벤트 대화처럼 상당한 분량의 텍스트에서 검수를 거친 번역을 반영한 덕분에 게임 몰입에 상당 부분 도움을 주고 있다.



고디안 퀘스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개발자 노트 공식 이미지

고디안 퀘스트는 대형 개발사에서 인력과 자금을 갈아넣어 만든 AAA급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그 완성도를 일부 지표들로 단순 평가하기 어려운 감이 있다.

분명 완벽하지는 않은 작품이다. 하지만 인디 게임 유저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인 로그 라이크, 덱 빌딩, 롤플레잉의 장점만을 취합하여 위화감 없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냈고 이를 몇 번이고 플레이해도 쉽게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개발사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이 게임은 미처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많고 앞으로 보여줄 것이 많은 작품이다. 당장 차기 업데이트부터가 '건틀릿(무작위 규칙 게임) 모드'로 도전 정신에 목 마른 인디 게이머들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으며 이처럼 지속적으로 게임을 채워나가면서 모자란 부분들 또한 보완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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