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20세기 말의 호황에 힘입어 게임 외 사업으로의 확장을 꾀했던 업체들이 신규 사업의 실패와 더불어 호된 합병 바람을 맞고 있다.
롤플레잉 게임 `파이널 판타지`로 유명한 일본의 스퀘어소프트가 대표적인 예. 100%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된 영화 `파이널 판타지`의 흥행참패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스퀘어소프트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자금지원 등을 받아오다 급기야 오는 4월 `드래곤퀘스트`의 제작사 에닉스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가정용 게임기 드림캐스트 사업을 접고 순수 게임 제작사로 거듭난 세가도 마찬가지. 드림캐스트의 실패로 받은 타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악성 재고 탓에 북미 시장에서 반품 소동이 벌어지는 등 창사 이후 최악의 재정난을 겪고 있다.
지난 달 28일 미국 법인 전체 사원의 20%에 해당하는 90인의 게임 제작자를 해고한 세가는 이처럼 불안한 재무구조 탓에 현재 파칭코 업체 사미와의 합병이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나 EA에의 인수설이 계속해서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는다. 부동산 사업에 손을 댔다가 가격 폭락으로 큰 손해를 본 캡콤이나 사업의 무리한 확장으로 비만해진 몸집을 줄이려 하는 비벤디 등의 업체들도 MS로의 인수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합병 바람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게임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의견과 군살을 빼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과도기라는 의견이다.
게임 전문가 임성환씨는 “합병은 유통 구조 및 고용 인력의 축소로 이어져 산업의 퇴조를 야기한다”며 “이는 사회의 전반적인 불경기와 맞물려 드러난 현상이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속하는 게임 산업의 회생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게임 전문가 오규석씨는 “지난 5년간 (게임 산업에) 생겼던 불필요한 거품들이 빠지는 것일 뿐”이라며 “이를 계기로 효율적인 게임 제작이 가능해져 결과적으로 플러스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용혁 기자 ama@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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