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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비디오 게임시장 `휘청`

 

일본 오사카의 한 게임 매장. 정가 6800엔의 플레이스테이션(PS)2용 신품 게임이 1500엔(약 1만5000원)에 팔리고 있다. Xbox나 게임큐브용 게임 중에는 1000엔 이하까지 떨어진 것도 있다.
신품의 가격이 보통 5800~6800엔인 것에 비하면 저렴한 것도 정도가 있지 않나 싶을 정도다.

매장 관계자는 "중고 게임이 워낙 많이 쏟아져 나와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세계 비디오게임의 메카라 불리던 일본 비디오게임 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 PS2 보급대수가 1천만대를 돌파하는 등 외부적으로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게임 타이틀 판매량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 위기의 일본 게임 시장: `혹시나 매진될까봐` 게이머들이 매장 앞에서 며칠씩 노숙을 하며 대작 게임의 발매만을 기다리던 모습은 이제 '그리운 풍경'이 됐다. 한 달만 지나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중고 게임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작사들은 예약구매자들에게 별도의 캐릭터 상품을 증정하거나 수량이 한정된 특별판을 내놓기도 하지만 이들의 마음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최근에는 예약구매시 1천엔 가량을 할인해주는 판매 방식까지 등장했다.

게임의 판매량도 덩달아 줄어들었다. 작년 3월에 발매된 액션 게임 `귀무자2` 이후 밀리언셀러가 탄생하지 않은 지도 1년이 다 되어간다. 일본의 한 게임 전문지는 스퀘어의 롤플레잉 게임 `킹덤하츠`가 75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한 데 대해 "기적 같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게임은 인기 게임 `파이널 판타지`와 디즈니 캐릭터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게임으로 북미·유럽에서는 2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금까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가 일본에서만 발매전에 2~300만장을 가뿐히 뛰어넘는 예약주문을 확보해왔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 중고 게임 판매가 원인: 작년 4월 일본의 최고재판소(대법원 해당)는 중고 게임의 판매는 위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 이후 기존 중고 게임 매장 이외에 비디오 전문 대여점 츠타야나 가전제품 양판점 야마다전기 등의 업체들이 앞다투어 중고 게임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지난 1년간 츠타야의 중고 게임 체인점은 70개에서 170개로, 야마다전기는 40개에서 105개로 늘어났다. 일반 매장들도 별도의 코너를 설치하는 등 중고 게임 시장은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고 시장의 성장을 일본의 경제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의 위축과 게임의 공급 과잉으로 보고 있다. 이미 엔딩을 본 게임에 소장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다른 게임과 교환하려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한 몫을 담당한다.

중고 게임은 하드웨어를 싸게 공급하는 대신 게임 타이틀 판매로 이윤을 남기는 비디오게임 시장의 구조를 뿌리부터 위협하는 존재. 제작사들의 이윤 저하는 투자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장이 위축되는 악순환의 시발점이 된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이용혁 기자 ama@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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