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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당했어] 자네 게임 피지컬이 별로구만? 컨트롤 연습 좀 해야겠어!

작성일 : 2019.09.12

 

사무실에서 몇 년을 함께 일했어도 좋아하는 게임은 다 제각각입니다. 서로의 취향을 알기에 담당 게임도 취향에 맞춰서 분배되곤 했습니다. 거기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난 별론데 쟤가 가져가네. 개꿀 ㅎㅎ' 이러고만 넘겼죠.

하지만 게임은 함께 할 때 그 재미가 배가 되는 법!

친목 도모란 이름으로 서로의 존중을 취향하고, 나도 모르는 게임의 맛을 찾기 위해 '나만의 갓겜' 추천을 받아 봤습니다. 정작 지목되고 나니 콘텐츠 하나 더 써야 하는 '일'이 되고, 누군가를 '멕이려는' 타이틀이 더 많았지만요.

우선 시작합니다. '추천 당했습니다.'

자고로 게임을 즐기는데에 있어서 '피지컬' 혹은 '컨트롤'은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게임은 컨트롤을 필요로 하며, 뛰어난 피지컬은 다른 게이머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다. 그만큼 컨트롤은 게임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요소.

다른 게이머와의 실력을 비교할 때, 그리고 대결을 펼칠 때 가장 먼저 언급이 되는 것 또한 컨트롤이다. MMORPG 장르에서는 좀 더 빠른 사냥을 위해, 그리고 다른 이용자와의 PvP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컨트롤을 필요로 하며,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 게임에서도 그 누구보다도 빠른 손놀림이 있어야만 승리할 수 있다. 또, FPS 게임도 피지컬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 장르이며 '리그오브레전드'는 피지컬과 게임 운영 능력 등을 요구한다.

게임 피지컬이 떨어지면 주변 친구에게 놀림을 당할 수도, 그리고 MMORPG, MOBA, FPS 장르와 같이 다른 이용자와 협력이 가능한 게임에서는 질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 우리는 게이머 중 한 명으로써 꾸준히 피지컬을 쌓아가야 하며, 컨트롤을 연마해야한다. 게이머로써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그래서 '추천 당했어' 코너를 통해 게임조선 기자들의 게임 역량을 기르는 시간을 가져봤다.

 

■ 드리븐아웃 (Driven Out)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 플랫폼 : PC
- 추천 당한 이 : 아깽
- ​플레이 당한 후 한줄평 : 데모판인데도 무려 2시간이나 붙잡고 있었다고? 내 소중한 시간 어디감?

드리븐아웃은 인디 게임 개발사가 개발 중인 극강 피지컬 게임이다. 높은 난이도로 악명이 높은데, 2D 횡스크롤 포아너라는 별명을 가지기도 했다. 뛰어난 그래픽을 가진 것도, 그렇다고 콘텐츠가 풍부한 것도 아니다. 쉽게 설명하면 가위바위보를 좀 더 진화시킨, 어쩌면 원초적인 게임이다. 게임이 원초적이라서 그런가 그 사람의 원초적 본능을 깨워준다. (본인은 성악설을 믿는다)

- 아깽 : 점프가 없는 2D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몇 안되는 조작키로 진행한다. 생각보다 단순하다. 복잡하지 않으니 별로 어려울 일도 없...지 않았다. 지도 기능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알 수 없으며 캐릭터의 공격은 스타크래프트의 오버로드 이동 속도 마냥 느리다. 속 터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 방어를 했지만, 이미 캐릭터는 맞아쓰러져 있다. (나는 분명히 막았다고!) 또한 캐릭터와 몬스터는 충돌로 인해 서로 지나갈 수 없기에 일단 적이 나타나면 싸워서 이기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그래서 괴롭다.

드리븐아웃을 시작한 후 가장 어려웠던 것은 적 모션의 파악. 도대체 이것이 하단 공격인지 중단 공격인지 분간이 안간다. 그래도 열심히 죽다보니 해골물을 맛있게 마시고 해탈했다. 해탈에도 해탈이 필요한가보다. 이미 깨우침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깊은 빡침에 키보드에 샷건을 날리고 있다.

그래도 다행이다. 키보드가 고장나지는 않아서 데모 버전의 엔딩까지는 볼 수 있었다.

데모 버전에서는 크게 세 보스가 등장하는데, 이 중에서 끝판왕은 두 번째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다. 게임에 소요된 시간의 80% 정도를 두 번째 보스 몬스터를 클리어하는데에 썼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언니 저 맘에 안들죠?" 제일 화가 났던 것은 세 번째 보스 몬스터다. 나름 데모 버전의 마지막 보스 몬스터인데, 원숭이다. 뜬금없는 원숭이다. 그리고 딱히 어렵지도 않다. 원숭이 보스 몬스터도 처치하고 나면 "Thanks for playing"이라는 문구가 표시되고 그대로 끝이다. 

아... 이런 허무함. 이렇게 고생을 하면서 클리어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당연한거잖아?) 그래도 허무함과 공허함 속에서 인생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뜻깊은(뜬금없는) 생각이 났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도르마무'를 처단하기 위해 무한 루프 어택을 사용했듯이, 끊임없이 도전하면 몬스터가 지쳐서 길을 내줄 것이다. 삶에 지쳤는가? 드리븐아웃을 하면서 '도르마무' 전법을 배워가길 바란다.

 

■ 다크 소울 3 (Dark Soul 3)

- 장르 : 액션 RPG
- 플랫폼 : PC
- 추천 당한 이 : 슬루스
- ​플레이 당한 후 한줄평 : 나는 내가 게임 잘하는 줄 알았다. 앞으로 깝치지 말아야겠다.

게임조선에는 자신감으로 똘똘뭉친 신입이 한 명 있다. 그는 바로 '슬루스' 마케터. 정말 자신감인지 자만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인데, 그에게 인생의 쓴맛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강한 자의 게임, '다크소울3'를 던져줬다. 그리고 다크소울3를 추천한 이유는 또 있으니... 아직까지 여자친구가 없다. 그래서 '유다희 (You Died)' 양을 소개해주고 싶었기 때문.

- 슬루스 : 드디어 여자친구가 생긴 것 같다. 이름은 '유다희'다. 그런데 죽었을 때만 보러온다. 덕분에 의도적으로 계속 죽기만 했다. 여자친구를 보기 위해...

다크소울3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울 줄은 몰랐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컨트롤이 필요하고 방심하는 순간 유다희양을 만나볼 수 있다. 그래도 50~100번 씩 죽으면서 보스몬스터 계속 만나다보니, 이제 그의 숨결마저도 느낄 수 있다. 

특히 반복 숙달을 통해서 보스 몬스터의 모든 특징을 캐치해낼 수 있고 덕분에 기억력 증진에 매우 도움이 되는 듯하다. 대신 성격은 매우 괴팍해지는 부작용. 스테이지 하나를 겨우 깼는데 하루가 지나갔다. 드디어 타임리프 마법을 마스터한 것 같다. 뿌듯.

만약 아직 여자친구가 없다면, 다크소울3를 해보기 바란다. 왜냐하면 시도 때도 없이 '유다희' 양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 

 

 

■ 게팅 오버 잇 (Getting Over It)

- 장르 : 액션
- 플랫폼 : PC
- 추천 당한 이 : 티세
- ​플레이 당한 후 한줄평 : 돈 안갚는 친구에게 추천해주면 어떨까? 라고 생각했다가 너무 가혹한 것 같아서 포기.

'CLOP' 일명 미친말 게임, 그리고 'QWOP' 등을 제작한 '베넷 포디'가 내놓은 항아리 게임이다. 악마의 게임을 찾고 있다면 '게팅오버잇'이 제격. 그 악랄함은 이미 수많은 게임 스트리머를 통해 검증된 작품이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철두철미함에 혀를 내두르게 될 것이다. 격투 대전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티세' 기자에게, 더욱 더 실력을 갈고 닦으라는 의미에서 추천해줬다.

- 티세 : 도전자의 도전 정신을 무너뜨리고,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기 위해 개발했다는 개발자의 철학(?)이 물씬 가미된 게임. 켠김에 왕까지 콘셉트로 도전했다가 삭발과 코스프레를 해야만 했던 BJ 김도의 고통이 실감나게 전달되는 바로 그 게임!

단 한 번의 작은… 너무나도 작은 실수로도 그 동안 플레이했던 내용을 모두 초기화시키는 악질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모든 스테이지 구성이 그 실수를 할 수밖에 없도록 악의적으로 구성돼있다.

게임 중 흘러나오는 거지 같은 나레이션도 짜증을 유발한다. 항상 알 수 없는 말을 떠들어대다가 실수해서 추락하기라도 하면 기다렸다는 듯 그럴듯한 명언을 내뱉는다. 마치 지금 실수는 아무것도 아닌거처럼… 대충 실생활로 예를 들자면 수능을 망쳐 실의에 빠진 수험생에게 “인생의 큰 흐름에 수능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니 실망하지 마라” 는 식의 조언을 하는 셈이다. 당신의 삶에 혹시라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죽빵을 날려주자. 

참고로 플레이 시간은 26시간 정도이고 CCTV 구간을 끝내 넘지 못했다. 참고로 CCTV 구간은 플레이 시작한지 3시간 남짓 했을 때 도착했던 곳. 23시간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욕하면서 소비했다.

올드보이의 이우진(유지태)이 이 게임을 알았다면 오대수(최민식)를 번거롭게 15년이나 가둬놓지 않았어도 될만한 그런 게임이다.

 

■ 아이 워너비 더 보시 (I Wanna Be The Boshy)

- 장르 : 플랫폼 게임
- 플랫폼 : PC
- 추천 당한 이 : 넥소르
- ​플레이 당한 후 한줄평 : 이걸 깨라고 만든건가...? 클리어한 사람에게 조의, 아... 아니, 경의를 표한다.

팬게임으로 제작된 작품인데, 어찌 팬인지 안티인지 구분이 안되는 게임이다. 게임조선의 '넥소르' 디자이너는 육아로 인해 게임을 즐길 틈이 많지가 않다. 그래서 육아에 전념하시라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아이 워너비 더 보시 (이하 보시)'를 추천해줬다. 일단 이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게임을 하고 싶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말 그대로 신물나는 게임. 왜인지는 직접 플레이해보면 안다. 심지어 무료.

- 넥소르 : 게임을 하다가 손가락에 쥐가 난 것은 처음. 키보드? 마우스? 아니, 컴퓨터를 부숴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내가 이렇게까지 게임을 못했나" 라는 자괴감마저 불러온다. 

이것은 가학과 자학을 위해 만들어진 게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다른 기자들이 플레이한 'CLOP' 이나 '게팅오버잇'보다 더욱 악랄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

그냥 클리어하지 말라고 의도적으로 만들어놓은 게임이 분명하다. 각 구간마다 저장할 수 있는 세이브 포인트가 존재하는데, 이를 조작하기 위해서는 저장하기 위해 일부러 죽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장애물의 패턴을 파악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섬세함까지 갖추고 있어야만 각 구간을 통과 가능. 

나루토의 등장인물 '사스케'의 사륜안이 없다면, 클리어가 불가능할 것 같다. 그런데 이걸 클리어한 게이머가 분명 존재하니, 이 세계에는 사륜안을 가진 자들이 실존한다는 반증이겠다. (이지 난이도도 이렇게 어려운데, 이 위로 3단계가 더 존재한다)

그리고 이걸 추천해준 이를 꼭 "I will find you. and i will kill you!".

 

■ 클롭 (CLOP)

- 장르 : 러닝 액션
- 플랫폼 : PC (HTML)
- 추천 당한 이 : 벤시
- ​플레이 당한 후 한줄평 : 묻지마라. 나 지금 너랑 말할 기분 아니다. 

게팅오버잇, 항아리 게임 제작자가 만든 또다른 악마의 게임이다. 말, 정확히는 유니콘의 4개 다리를 각각 조작해 목표 지점까지 도달해야하는 방식이다. 장애물도 크게 특별하지 않다. 오르막과 내리막, 턱, 돌뿌리, 계단 정도. 하지만 말의 상태가 영 좋지 못해서 까딱 잘못하면 땅에 코박고 죽는다.

- 밴시 : 조작키 4개로 승부보는 악마의 게임이다. 도대체 내가 이 게임을 왜 하고 있나 격한 자괴감이 드는데, 클리어했을 때의 알 수 없는 짜릿함은 정말이지 더욱 자괴감에 빠트린다. (이게 뭐라고 짜릿함이 느껴지는건지 모르는데서 오는 자괴감)

확실한 것은 이걸 추천해준 사람은 악마가 틀림없다. 혹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거나. 하루의 절반을 함께하는 사내 동료에게 이런 똥을 던지다니. (아, 된장인줄 알고 던졌는데 똥이였던건가?) 

조작키 4개는 각각의 뿔달린 말 다리를 움직인다. 그리고 각종 장애물을 넘어서 공주에게 도달하면 클리어. 그런데 이 말이 상태가 영 좋지 못하다. 마치 마약을 한 상태로 보일 정도로 비실비실하고 돌뿌리를 넘는 것조차도 벅차다. 오르막은 말도 마라. 

장애물을 넘어서 공주에게 도착했다고 좋아하지마라. 당신은 사기 당한거니까. 공주 또는 미녀 따위는 없다. 사내놈에게 사기를 당했을 뿐이니까. 그러니 엔딩보려고 노력할 가치도 없는 게임이란 말이다.

우낀건 앞다리만을 사용했을 때 뒷다리가 부러진다 (아니, 앞다리를 많이 사용했으면 앞다리가 부러져야 정상 아닌가?) 덕분에 난이도는 더욱 F***. 중간중간에 땅에다가 코를 박고 뒷다리만 써서 앞다리 사용 횟수와 비슷하게 맞춰야하는 의미모를 짓도 해야한다. 정말이지 끝까지 자괴감이 드는군. (혼잣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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