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조뉴스

copyright 2009(c) GAMECHOSUN

게임조선 네트워크

주요 서비스 메뉴 펼치기

커뮤니티 펼치기

게임조선

[조선통신사]기해년 (己亥年) 설 특집 미친 존재감 뽐내는 게임 속 돼지들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돼지는 인간과 매우 밀접한 동물이다. 기본적으로는 돼지고기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써 기르게 되는데 다른 동물에 비해 시간이나 사료에 들어가는 노력 대비 효율이 무척 뛰어나기 때문에 섭취가 금기시되는 일부 지역만을 제외하면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중국의 영향이 강한 동양권에서는 행운의 상징이자 십이지의 일원으로도 쓰이고 있으며 서양권에서는 고급 식재료이자 내장 구조가 인간과 매우 흡사하다는 이유로 해부학의 바이블로도 사용됐다.

기본적으로 똑똑한 동물이고 고기를 얻는 것 외의 활용법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연구가 지지부진했기 때문에 완벽하게 가축화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긴 했지만 어쨌든 근현대에 와서는 그 영향력이 실로 대단한지라 각종 비디오 게임에서도 여러 가지 모습으로 등장하여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왔다.


비욘드 굿 앤 이블의 조력자인 페이'즈

물론 아직까진 돼지가 주인공으로서 등장하여 이야기를 주도하는 게임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하지만 주연 못지않은 활약을 과시하며 미친 존재감을 뽐내는 돼지들은 여럿 있다.

이번 포스트는 2019년 기해년 (己亥年) 설 특집, 미친 존재감을 뽐내는 게임 속 돼지 캐릭터들이다.

■초보 학살자, 통곡의 벽 그리고 구타유발자


  큰 멧돼지라는 뜻의 이명을 가진 대저(大猪) 도스팽고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세계는 이게 어딜 봐서 용이냐 싶긴 한 녀석들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게임 내 온갖 몬스터의 이명에 竜과 龍이 들어갈 정도로 지천에 용이 널린 동네이다.

아주 간혹 나오는 라잔, 얀가루루가 같은 특이 케이스를 제외하면 용의 이름이나 외형을 하지 않은 녀석들은 결국 초반에서 중반까지 숱하게 잡히다가 나중에는 거의 만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초중반에 등장하는 몇몇 녀석들은 초보 헌터들에게 아주 강한 인상을 남겨주어 베테랑 헌터들에게도 자주 회자되곤 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괴조 얀쿡크를 들 수 있겠지만 아마 얀쿡크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스러져간 초보 헌터들에게는 아마 도스팽고가 통곡의 벽이었을 확률이 높다.


아.. ㅆ... 좀...

불팽고와 도스팽고는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멧돼지와 다를 바 없는 녀석들이다. 그냥 돼지와는 달리 몸을 뒤덮을 정도로 빳빳해 보이는 수북한 털을 가지고 있고 매우 큰 엄니를 가지고 일직선 돌진 공격을 한다.

돌진을 할 때에는 대상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지면을 여러 번 박차는 예비 동작이 있기 때문에 익숙해진 헌터들에게는 그저 구르기나 스텝 한두 번이면 가볍게 파훼될 정도로 단순한 녀석들이지만 패턴을 막거나 피하고 빈틈을 노려 한 방씩 쳐서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내는 헌팅 액션 게임의 로직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쉬지도 않고 돌진하는 악마의 멧돼지로밖에 보이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게다가 이 도스팽고는 부하 내지는 자식에 해당하는 불팽고들을 끌고 다녀서 필연적으로 개싸움이 될 수밖에 없으며 호전성까지 높기 때문에 헌터가 보이면 헌터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단 눈이 돌아가서 돌진부터 하고 본다. 새내기 헌터들에게는 그야말로 초보의 단계 그 너머로 가기 위한 큰 장벽 중 하나일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그래도 그 새X라고 불리는 애들은 상위 퀘스트부터 출현하지 얘네처럼 초장부터 사람을 열받게 할 정도로 난입하진 않았었다

물론 초보 학살자라는 점 하나만으로는 부족했던지 중후반부에도 다른 녀석을 수렵하고 있을 때 자주 등장하여 측면 또는 후면을 들이받아버리면서 랑고스타, 칸타로스 등과 같이 베테랑 헌터들의 빡침을 유도하고 있으며 방해가 될까 봐 미리 숨통을 끊어놔도 수렵 시간이 늘어지면 싸움 냄새를 맡고 또 어디선가 귀신처럼 나타난다.

그나마 같은 돼지 형상을 하고 있는 모스와 푸기는 나름대로 귀여운 생김새에 각종 소재를 찾는 데 도움을 주거나 물어다 주는 소중한 친구들이지만 최근 등장한 몬스터 헌터 월드의 거대 모스 퀘스트는 방어력, 체력 관계없이 한 방에 헌터를 수레 태워버리는 유도형 가드 불능 돌진으로 도스팽고의 악몽을 되새김질하고 있다.


이벤트 퀘스트 '★6 모스는 모스여도 모스는 모스'의 모습, 역전왕 도스팽고가 존재한다면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 어찌 됐건 간에 마스코트입니다


몬스터는 한정되어 있는데 사람은 넘쳐나서 생긴 광경

메이플스토리는 작품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은 빅뱅 대규모 업데이트 이전까지 레벨업이 굉장히 어려운 편에 속하는 게임이었다.

때문에 일정 레벨마다 위치를 옮기지 않는 한 대부분의 시간을 필드에서 제자리 사냥하는 데 쓸 수밖에 없었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몬스터 중 하나가 바로 슬라임, 버섯과 함께 메이플스토리의 마스코트 캐릭터로 꼽히는 돼지였다.


그리고 이들은 궁극의 닥사용 몬스터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돼지가 큰 인기를 구가한 이유 중 하나는 쾌적한 사냥 환경이 아니었을까 싶다. 슬라임과 버섯은 대체로 울창한 숲과 동굴, 나무 기둥과 같은 맵에서 등장하고 있었는데 이런 사냥터는 좁은 발판이 위, 아래로 촘촘하게 박혀있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반복 사냥에 썩 유리하진 않았다.

하지만 돼지가 등장하는 맵은 발판의 위와 아래 간격이 먼 대신에 좌우로 광활하게 펼쳐진 일자형 맵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스펙만 충분하다면 반복 사냥에 아주 유리했고 이동속도도 버섯이나 슬라임보다 빨라 알아서 사지로 기어들어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으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몬스터 회전율도 높아 필연적으로 같은 자리에서 반복 사냥을 하는 '자리요'가 횡행할 수밖에 없었다.


양덕들에게도 유명한 돼지의 해안가, 헤네시스 동쪽 풀숲은 바로 이러한 돼지 사냥터의 정점이었다

물론 제작진에서는 이러한 반복 사냥의 폐해를 막기 위해 적정 스펙으로는 대응하기 힘든 몬스터를 추가 배치하거나 지형을 바꾸는 등의 매크로 방지책을 내놓았다. 이 때문인지 돼지의 선호도와 인기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심지어 첫 번째 동행 파티 퀘스트나 헤네시스의 히든맵에서 보스로 출현하여 나름대로 인지도를 쌓은 슬라임이나 버섯과는 달리 돼지는 내세울 만한 보스 몬스터도 없었기에 찬밥 신세가 되는 듯싶었다.

그래도 돼지는 버려지지 않았다. 특유의 귀여움이 다 사라져서 비호감이 되긴 했지만 어느 정도 레벨이 높아진 뒤에도 만날 수 있는 돼지 몬스터들이 많이 추가됐으며 메이플스토리 11주년 이벤트에서는 핑크빈, 슬라임, 달팽이 등의 인기 캐릭터들과 함께 나와 리본돼지의 특별함과 리본을 달지 못한 돼지가 역차별에 반발하여 황야로 떠나 보어가 됐다는 이야기를 하는 등 자세한 뒷설정을 들어볼 수 있었다.

여전히 메이플스토리와 관련된 오프라인 행사에서는 돼지와 관련된 상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메이플스토리 2>에서도 돼지의 위상은 여전하고 깡패 바라하나 아마돈 등의 돼지형 보스 몬스터가 드문드문 나오고 있다.


예전만 하지는 못해도 돼지는 여전히 부정할 수 없는 메이플스토리의 마스코트 캐릭터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

■ 아무리 발버둥 쳐도 돼지


시리즈별 가논돌프의 모습, 돼지 같은 마수의 모습과 멋진 마왕의 모습이 심히 대비된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에서 전통의 아치 에너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가논돌프는 사실 시간의 오카리나에서 정립된 멋진 악역 이미지가 뇌리에 박혀서 그렇지 초기작에서는 대마왕 주제에 생긴 것은 더도 덜도 아닌 그냥 돼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사실 시간의 오카리나에서 링크가 가논돌프에게 승리한 것을 가정한 세계관인 바람의 지휘봉이나 황혼의 공주에서는 그래도 겔드족의 멋진 형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자신의 꿈이었던 하이랄 왕국과 함께 통째로 수장당하거나 그림자 세계에 갇히고 나서도 특유의 카리스마를 잃지 않으며 근성으로 최종 보스에 등극하고 있었다.


마왕의 위엄을 보여주는 시간대의 가논은 돼지 형태의 마수로 변해도 굉장히 위압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하지만 링크가 패배한 것을 가정한 세계관에서는 모든 트라이포스를 모아 소원을 빌었다가 약발이 잘못 들어서 그냥 돼지의 모습으로 고정되어 버렸으며 그 때문에 과거의 그 멋진 모습을 영영 되찾을 수 없게 되어 있다.

물론 돼지의 모습에는 마수 형태라는 제대로 된 명칭이 있고 어쨌든 트라이포스의 힘을 빌려 발현한 만큼 마수로 변한 가논은 인간 모습일 때보다 강하다. 실제로 앞서 언급하는 링크의 승리 사간대에서도 가논은 전투에서 힘이 딸리거나 수틀리면 역시 돼지 형태의 마수로 변신한다는 점을 이를 반증하는 사례다.

그래도 세계정복을 노리는 악당의 우두머리 격인 녀석이 멱따는 소리를 내는 돼지라는 점은 그의 카리스마에 반한 현실 세계의 추종자들에게는 비극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 와서 봐도 구작 젤다의 돼지 가논은 정말 멋이 없다

심지어 최신작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에서는 1만 년 넘게 용사와 공주에게 린치를 당하면서 인간 형상은 온데간데없는 정신체이자 재앙 그 자체가 되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나 했지만 결국엔 또 최후에는 돼지 모양의 마수 형태로 변신한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돼지의 운명에서 벗어날 순 없는 모양이다.


더 이상의 돼지는 모 야메룽다

■ 공학도 역병돼지


우이이익, 꾸이이익(실제로 내는 소리)

호시탐탐 성난 새들의 알을 집어삼키기 위해 기회를 노리는 이 돼지들은 신종플루에 걸린 돼지를 상상하여 만든 제작진 덕분에 보기만 해도 식욕이 팍팍 떨어지는 녹색 피부를 가지고 있다.

대체 무슨 깡으로 성난 새들을 상대하려 들었나 싶을 정도로 이 돼지들은 몸이 너무 연약하다. 건물을 무너뜨려 구조물로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위아래로 뒤집어 쏠리게 하거나 아주 가볍게 툭 치는 것만으로 죽을 정도인 것을 보니 역병이 여러모로 위험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렇게 많은 돼지도 결국엔 돈생(豚生)이 한 방에 결딴난다

그래서 이들이 믿는 구석은 신체능력보다는 비상한 두뇌다. 기계, 건축, 토목 공학에 조예가 깊은 돼지들은 초반에야 간단한 바리케이드 치고 시시각각 다가오는 폭격에 죽음을 기다리는 처지지만 스테이지를 점점 진행할수록 격파하기 힘든 난공불락의 요새를 구축하는 비범함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이러한 머리가 수비에만 특화된 것은 아닌지 돼지가 악역이 아닌 주인공으로 등극하는 스핀 오프<배드 피기스>에서는 이를 공격적으로 활용하여 알을 홈쳐먹는 장치를 만들기도 한다.

심지어 게임을 기반으로 한 스핀 오프 영화에서는 복잡한 구조의 총기류와 폭발물을 아주 능숙하게 다룬다. 이는 개나 고양이보다 지능이 높다는 돼지를 제대로 고증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똑똑한 돼지가 되어 기상천외한 발명도구로 알을 홈칠 수 있는 <배드 피기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