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게임의 세계관이다. 자신이 관심있는 게임이 있다면 관련 홈페이지를 한 번 유심히 살펴보자. 그러면 그곳에는 그 게임의 세계관이 설명되어 있을 것이다. 어떻게 세계가 만들어지고―아쉽게도 그곳에는 진화론은 별로 없다―지금의 세계로 구성되어 있는지 설명이 되어 있을 것이다. 좀더 나가서 국가간, 사회간 그리고 구성원간의 관계에 대해 설명되어 있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바로 여기에 게임 개발의 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는 자신의 세계관을 게임으로 만들고 룰을 만들면서 세계를 구축한다. 그 이야기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어질 수도 있으며 전체의 역사를 열거할 때도 있고 등장인물 사이의 갈등, 사랑 그리고 미래의 희망을 등장시키기도 한다. 마치 소설가나 만화가가 자신의 세계를 미려한 글과 그림, 등장 인물 등을 통해 구축해나가는 것과 비슷한 작업이라 하겠다.
필자는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자로서 주위로부터 “이 게임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게임을 평가하는 자료에서도 이런 항목이 반드시 존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패키지게임의 경우 그 게임의 목적이 확실하게 정의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의 경우에는 그 목적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비록 대다수의 개발사측이 게임의 목적을 제시하고 있으며 일부 온라인게임 중에는 이 점을 차별화한 경우도 있지만 온라인게임이라는 특성상 게임의 끝은 존재하기 어렵다.
이는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패키지게임과는 달리 온라인게임은 진행되는 게임의 흐름 자체가 사건인 까닭이다. 온라인게임 안에서는 커다란 흐름 속에 나의 분신이 존재한다. 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기도 하고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기도 한다.
또다른 내가 인터넷에서 살아 숨을 쉰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이다. 그리고 나 자신이 만든 세계 속에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흡족함을 느끼고 싶은 것이 나의 목표 중 하나 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조금씩 게임의 패러다임이라는 것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요즘은 패키지게임도 온라인게임에 버금가는 개발 내용을 사용한다. 즉, 지속적인 베타테스트와 테스터와의 피드백, 업데이트, 네트워크 플레이 등을 기본으로 지원하려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는 인터넷 인프라의 발달이다. 어느 날 돌아보니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들어와 있듯이 어느날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세계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예전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이 자신의 생활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눈부신 발전과 더불어 그것을 통해 무엇을 해야할 지는 10년도 더 지난 지금도 명확하지 않다. 아마도 더 많은 생각과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모든 작업들이 재미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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