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은 줄곧 '문화'와 연결점을 보이며 콘텐츠산업의 총아로 성장해왔다. 게임은 곧 문화 콘텐츠이자 최첨단 '기술력'이 응집된 집합체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게임은 기술 측면에서 확장을 넘보고 있다. 바로 AI(인공지능)를 비롯한 각종 미래 지향적 기술력과 궤적을 함께 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문화를 품고 기술도약에 나서는 게임산업 현장에서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 등의 기업들의 움직임을 <게임조선>의 취재수첩에 기록했다. 첫 번째 엔씨소프트의 이야기에 이어 그 두 번째 이야기는 '실험과 도전의 DNA'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넥슨 편이다.
넥슨이 진행 중인 AI 관련 분야는 지난해 5월 설립된 인텔리전스랩스(前 분석본부)가 담당하고 있다. 인텔리전스랩스는 게임에 적용된 부가기능들의 고도화부터 머신러닝, 딥러닝(빅데이터 알고리즘)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조직이다.
넥슨이 게임회사인 만큼 이 조직의 궁극적인 목표는 '게임 이용자들이 더욱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1994년 12월 창립한 넥슨은 국내 게임사 가운데 가장 많은 데이터를 축적한 회사다. 현재 하루에 쏟아지는 빅데이터만 10테라 바이트가 넘으며 이를 활용해 기존 서비스에 다양한 인사이트를 적용하고 신기능의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과거 넥슨은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매칭시스템이나 튜토리얼, 싱글 플레이 모드(봇AI), 핵탐지 시스템 등 공통 서비스들은 개별 게임마다 독립적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이는 게임 콘텐츠 개발의 입장에서는 부가 시스템이다 보니 기능 구현의 우선순위가 뒷순위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부가 시스템의 최적화 부족으로 라이브 서비스 과정에서 재미있는 게임 플레이 환경을 충분히 제공해주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부가 시스템에 대한 고도화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관련된 솔루션의 일체를 인텔리전스랩스에서 SDK나 데이터마트 구축 등으로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텔리전스랩스의 결과물이 게임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아보자면 먼저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게임 속 부정기능인 '핵' '아이템복사' 덤핑'과 같은 고의적 오류 시스템을 직접 찾아내고 조치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또한 게임을 즐기는 핵심 가운데 하나인 '매칭시스템'의 고도화 적용이 이뤄지고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시스템 개발로 이용자들의 쾌적한 환경을 면밀히 관찰할 수도 있다.
지난 4월 넥슨이 개최했던 '넥슨 개발자컨퍼런스(NDC)18'에서는 <딥러닝으로 욕설 탐지기>라는 주제 강연이 열렸다. 강연을 맡은 조용래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연구원은 욕설 탐지기를 개발하며 겪은 시행착오와 성과를 공유했다.
보통 게임 내 욕설은 금칙어를 기반으로 제재한다. 하지만 이는 금칙어 사전을 지속 늘려야 하고 공격적인 표현을 구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부분의 욕설 신고는 운영자가 직접 읽고 판단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이는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가 있다.
이에 조 연구원은 욕설을 추출하고 자동 분류하는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수작업으로 시작해 이미지 처리 분야에서 쓰이는 알고리즘 1D CNN을 활용해 결과물에서 욕설 확률을 계산했다. 일반 금칙어가 56%인데 1D CNN은 88%의 정확도를 보였다.

NDC18 <딥러닝으로 욕설 탐지기> 강연 이미지 = 게임조선 DB
이를 고도화해 심화 모델링 VD CNN을 활용해 정확도를 90%까지 올린 뒤 넥슨의 온라인게임 '서든어택'에 욕설 탐지기를 적용하니 1분당 모니터링 건수는 약 14% 상승했고 제재 대상 비율은 41%에서 97% 향상됐다. 대신 이러한 기능은 단 1명이라도 억울하게 제재를 받는 경우가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인간을 대체하는 서비스는 아니지만 기술을 통해 게임 서비스 업무적 효율은 높일 수 있다는 부분 만큼은 명확하다.
넥슨이 최근 출시한 모바일 MMORPG '야생의땅:듀랑고'에도 인탤리전스랩스의 기술이 적용됐다. 바로 AI머신러닝을 활용한 절차적 콘텐츠 생성 기법으로 게임 속 맵은 시스템 알고리즘이 스스로 이용자 접속 수치에 따라 생성해나가고 지형과 기후에 따라 서식생물과 생태계를 알맞게 출현하게끔 하는 기술이다.

야생의땅: 듀랑고에는 다양한 기술이 적용돼 있다 = 넥슨 제공
인텔리전스랩스를 총괄하는 강대현 넥슨 부사장은 "머신러닝과 딥러닝으로 대두되는 AI 기술들은 빅데이터를 유실 없이 축적했고 지속 관리했느지 여부에서 품질 방향이 좌우된다" 라며 "이에 넥슨은 초기 빅데이터 분석 및 인프라 조직을 구축해 업무를 지속해왔다"고 말했다.
향후 넥슨은 머신러닝 기반의 매치 메이킹 서비스와 행동 패턴 학습에 기반한 이상탐지 솔루션, 게임 영상 인식 기술을 이용한 어뷰징탐지 솔루션, 유저의 행동에 대응하는 액티브 어드바이저, 강화학습 기반의 AI, 게임 퍼블리싱을 위한 분석 기반 서비스 제공, 머신러닝을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라이브 API 제공 등의 기술들을 개발하거나 서비스 개발을 예정 중이다.
이 가운데 머신러닝 기반 매치 메이킹 서비스와 어뷰징 탐지 솔루션은 서든어택과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에, 이상탐지 솔루션은 마비노기에 적용됐고 액티브 어드바이저는 모든 모바일게임 위주로 적용 및 개발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강대현 넥슨 부사장(인테리전스랩스 조직장 겸임) = 넥슨 제공
끝으로 기자는 인텔리전스랩스의 비전과 방향에 대한 질문을 전했다.
이에 강대현 부사장은 "인텔리전스랩스는 현재 ICT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AI솔루션 중 효과적인 부분을 게임과 게임 서비스에 알맞게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넥슨이 AI를 바라보고 접근하는 방식은 게임회사로서 가장 본질적인 게임의 '재미'를 위한 환경 조성에 힘이 실려 있어 보인다.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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