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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노 원 리브즈 포에버 2

 

9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id 소프트웨어라는 거대한 나무가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1인칭 액션 분야(FPS)에서 다른 개발사들이 뚫고 성장할 자리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타도 id를 외치며 FPS 시장 점령을 노린 '퀘이크 킬러'들 중엔 중도에 사장되거나 발매조차 못된 게임들도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밸브의 '하프-라이프'와 모노리스의 '쇼고 : 모빌 아머 디비전'은 제대로 된 스토리 기반의 싱글플레이를 FPS계에 본격적으로 도입한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 이제 그 모노리스가 '블러드 2'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2' 등을 거쳐 '노 원 리브즈 포에버 2(이하 NOLF 2)'로 제 2의 클라이맥스를 확고히 하려 하고 있다.

▶리스텍의 뒤를 잇는 쥬피터 엔진
각종 매체와 독자 선정 차트에서 2000년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된 NOLF는 사실 미끈한 여주인공 '케이트 아처'의 덕을 적지 않게 본, 게임에서의 캐릭터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 사례이다. NOLF 2에서도 역시 케이트 아처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여러 임무를 수행하는 내용이 중심을 이뤄 진행될 예정이며, 1편을 대작으로 끌어올린 특징들 즉, 미션 내용의 다양화와 게임의 개성을 살리는 유머러스한 면이 더욱 부각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모노리스가 NOLF 2에서 기대하는 것은 리스텍 엔진의 뒤를 이어 완전히 다른 감각으로 제작되는 쥬피터 엔진이다. 훌륭한 게임플레이에도 불구하고 1편에서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된 것은 리스텍 엔진의 성능이 다소 불안정하고 움직임 역시 액션 게임에 부적합하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가벼운 느낌이라는 사실이다. 원래 리스텍 3.0으로 알려진 쥬피터 엔진은 이런 부분들의 개선에 중점을 맞추는 동시에 기존 리스텍 엔진에 없었던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어 플레이어들의 손과 눈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이 모노리스의 자신 있는 주장이다.

지금까지 등장한 게임들 중 첫눈에 멋진 그래픽이라는 인상을 준 게임들을 되새겨보면 세밀한 디테일과 커다란 덩치로 메모리를 차지하는 텍스처도 중요하지만 빛과 그림자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퀘이크 3을 비롯한 여러 액션 게임에서 조명효과 관련 옵션을 조절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광원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도 따라가는 동적 조명 효과를 기본으로 지원하는 쥬피터 엔진에서는 '프라넬 리플렉션'이라는 기능이 눈에 띈다. 프랑스의 광(光) 학자인 오거스틴 쟝 프라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이 기능은 빛과 피사체간의 관계를 고려한 그림자 및 반사효과를 구현하는 데 사용되어 보다 그림자들에 현실적인 느낌을 부여한다.

▶멍청한 스크립트 시스템은 가라!
NOLF는 원래 적에게 발각되지 않은 채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방식의 스텔스 중심 게임이다. 하지만 약간의 실수만 해도 이전 세이브 파일을 다시 로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1편에서는 플레이어가 얼마나 조용히 다니느냐에 따라 임무 완수 후에 특수 아이템이나 사령부의 칭찬 등이 보상으로 주어졌다. 2편에서는 이러한 부분들이 더욱 강화되어 '소리 없는 플레이'를 유도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인공지능 및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상자나 문 뒤의 그림자 뒤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시병의 눈길을 피하는 것이 가능하며 방 안에서는 케이트가 직접 전등을 빼서(총으로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어둡게 만들기도 한다. 즉, 단순히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기관단총을 든 여성 람보든 미니스커트를 입고 경비원의 눈을 속이며 잠입하는 미녀 스파이든 케이트 아처의 모험이 참신했던 이유는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장비들 덕분이다. 2편에서도 역시 여러 가지 장비들이 새롭게 소개되는데 고양이 인형 모양의 미니 지뢰와 여성용 컴팩트 화장품 안에 장착된 암호 해독기, 꽃다발 속에 숨어 있는 립스틱 크기의 스파이용 카메라 등 외에 여러 아이템들이 케이트의 임무 수행에 도움을 주게 된다.

케이트에 맞서는 인공지능을 살펴보면 개발진들은 기존의 게임들에 사용된 스크립트 시스템을 보완한 '골(Goal) 시스템'을 준비중에 있다. 스크립트에 기반한 인공지능의 행동패턴은 사전에 준비된 시나리오만을 따르기 때문에 당연히 반복적이고 변화 없는 게임플레이를 낳게 된다. 이에 비해 골 시스템은 캐릭터별로 명확한 역할을 여러 개 부여한 뒤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거기에 어울리는 상황을 예상하고 판단해서 행동하도록 만들어 놨다. 예를 들어 경비원들의 경우 정해진 장소를 지키는 임무 수행 중에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으면 '느슨한 상태'가 되어 낮잠을 자러 가거나 서류작업 또는 화장실을 갈 수도 있다.
반대로 경비 임무 중에 플레이어를 발견하게 되면 즉시 공격하거나 추격하게 되는 '긴장 상태'로 전환된다. 기존 스크립트 시스템에서 인공지능이 자신이 죽거나 목표를 쓰러뜨릴 때까지 끝까지 추격·공격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골 시스템에서는 발각되더라도 몸을 잘 숨겨서 인공지능을 느슨한 상태로 바꿔줄 수 있다는 차이가 존재하며 이는 보다 다양한 게임플레이로 유도할 수 있다.

▶H.A.R.M.의 컴백?
NOLF 시리즈와 같은 스토리 기반의 게임에서 스토리를 미리 밝힌다는 것은 영화관에 입장하는 관객에게 "XX가 범인이래요!!"하고 외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일단 지금까지 알려진 NOLF 2의 기본 설정을 공개하자면, 1편의 악당들인 H.A.R.M.(무엇의 약자인지는 1편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다)이 세계 3차대전을 일으키려는 음모를 준비중에 있으며 '콧수염 아저씨' 볼코프를 포함해서 전편에서 케이트가 쓰러뜨렸던 보스급 악당들 역시 예측을 불허하는 황당함과 함께 컴백한다는 것이 살짝 들려오는 소문의 내용이다. 또한 1편보다는 다소 심각하고 무거운 분위기도 연출된다는데 NOLF 특유의 유머러스함은 잃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모노리스는 NOLF 2의 발매일을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잡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메달 오브 아너, 제다이 나이트 2, 솔저 오브 포춘 2 등으로 2002년 역시 1인칭 액션 장르가 뜨겁게 붐비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틈바구니를 뚫고 NOLF 2가 선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기회가 되면 발매일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게임플레이상의 세부적인 면과 배경 스토리를 중점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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