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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산 온라인게임의 경쟁력/이상욱 리자드인터랙티브 대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분야에서 우리의 현재 위치와 문제점 및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고찰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95년부터 머드게임 상용서비스로 키워온 게임서버 관련 기술력이다. 이러한 서버의 안정성은 실질적인 서비스 경험의 축적 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부분이며, 이는 외국 온라인게임의 서버 불안정성을 보더라도 여실히 드러나는 사실이다. 둘째, 소속 집단에서 항상 1등을 강요하는 분위기에서 성장해온 우리 청소년들에게 온라인게임은 성취감을 맞볼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 되어 왔다. 단순한 레벨 올리기의 반복뿐인 게임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는 것은 이를 방증하는 것이다. 셋째는 게임방과 고속통신망의 광범위한 보급이며 넷째는 게임산업 전반의 인프라의 향상과 개발능력의 질적인 발전이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기획력, 기술력 등에서 외국의 게임에 훨씬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작년부터 온라인게임 중에서도 MMORPG 장르의 게임은 2D에서 3D로 급속히 이전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에 있어 그래픽의 차이가 게임의 재미나 상업적 성공에 있어서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후발 업체들에게 새로운 시장 선도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 초고속 통신망 및 PC성능의 향상으로 보다 화려한 그래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3D게임으로의 이전은 보다 가속화될 것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듯 멋진 그래픽의 게임이 더 재미있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는 국산 게임들은 3D그래픽만 내세운 나머지 기본적인 게임의 짜임새와 서버의 안정성 면에서는 오히려 기존의 2D게임에 못 미치고 있다. 중심이 되는 주제가 명확히 보이지 않는 스토리와 주먹구구식 설정 속에서 양적인 면만 추구하는가 하면, 해킹과 복사 등 온라인게임에서 필요로하는 최소한의 안정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급하게 유료화를 추진하기도 한다. 또한 고객서비스의 관점에서도 21세기의 기업이라 할 수 없을 정도의 후진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향후 1~2년 내에 온라인게임 시장에 뛰어든 세계적인 메이커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게임이 몇이나 될까 의문스럽다.

화려한 그래픽과 치밀한 RPG요소로 무장한 외국의 게임들과의 승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점에 포지셔닝을 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3D는 단지 필요조건일 뿐이다. 기존의 단순한 레벨 올리기 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날이 곧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진정한 장인 정신을 가지고 게임의 아주 작은 요소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들이 쌓일 때 우리나라의 시장을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 나가서도 당당히 승부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은 그래픽이 아니다. 게임은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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