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한 사람은 가난이 불행을 만들기도 하지만 '늘' 가난해야 할 때 삶은 더욱 불행해진다. 외로움도 마찬가지고 세상살이가 대부분 그렇다. 현재보다 나은 '미래'. 희망을 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괜찮아지기 시작한다.
게임 축제도 다르겠는가. 현재보다는 앞으로 이 행사가 더 나아지고 괜찮아질 희망을 품고 있는가로 현재를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이자 국제 게임전시회를 표방하고 있는 '지스타2015'가 15일 나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폐막했다. 지스타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가 주최하고 지스타 조직위원회와 부산정보산업진흥이 공동 주관해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다.
주최 측이 15일 집계한 BTC 부스 관람객 수는 12일에 3만 4813명,13일에 4만 3330명, 14일에 7만 4423명, 15일에 5만 6699명(추정, 폐막 1시간 전인 17시 기준)으로 총 관람객 수는 20만 9566명으로 지난해 대비 3.6% 증가한 수치다.

BTB관도 지난해 대비 7.5% 증가한 1718명을 기록했다. 수치 상으로만 봤을 때 지스타는 양적인 성장을 한 셈이다. 이와 함께 평가되는 질적 성장으로 봤을 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네시삼십삼분 등을 제외한 주요 게임업체의 불참과 상대적으로 호흡이 온라인게임에 비해 짧은 모바일게임 중심의 게임시장에서 오프라인 행사의 해법 제시에 대한 부재 등으로 아쉬움을 지적한다.
하지만 나흘간 진행된 게임쇼에서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충분히 즐거운 표정으로 전시된 게임을 시연하거나 감상했고 게임사와 유저가 함께 호흡하는 행사는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해외의 게임쇼처럼 전시 공간 외 관람객을 위한 휴게 공간도 확대돼 게이머 입장에서 봤을 때 지스타 관람은 전보다 훨씬 더 쾌적해졌다.
즉 올해 지스타의 현재 성적은 수치적 양적 성장, 질적 성장에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게이머들은 대체로 만족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더 나아지고 괜찮아질 희망의 측면을 봤을 때 '국제 게임전시회'라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도 해외 게임업체의 참여는 미약했다. 닌텐도와 마이크로소프트, 블리자드 등 해외 굴지의 게임사의 불참에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참가로 선방했다는 분위기지만 소니는 이전 게임쇼에서 공개했던 차세대 게임 플랫폼으로 제시되고 있는 VR(가상현실) 장비인 플레이스테이션 VR의 시연과 신작을 소개했을 뿐 세계 게임쇼로 손꼽히는 E3나 도쿄게임쇼(TGS)에서처럼 전 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묵직한' 소식의 발표는 없었다.
명색이 '국제' 게임전시회인데 매년 우리만의 잔치로 끝이 나는 느낌이 여전히 강하다. 해외 굴지의 모바일게임사인 슈퍼셀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스타 '광고'에만 이름을 걸지 관람객을 위한 부스는 한 켠도 없는 게 현실이다.

또한 게임 전시회인데 그해 혹은 앞으로 가장 주목받는 게임들은 참여를 꺼린다. 그러다 보니 정작 BTC부스에서는 게임보다 부스걸에 더 많은 시선이 집중되곤 한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게임 서비스 일정과 흔한 말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로 일컫는 투자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측면에 지스타 참여를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
2016년 기대작으로 손꼽히나 A게임이나 B게임도 내년도 1분기에 비공개테스트(CBT)를 진행하기 위해 지스타에 불참했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지스타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시연 빌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경우 게임 개발 일정에 지연과 차질이 생겨 부득이하게 불참을 선택했다고 전한다. 여기에 본질은 게이머들의 축제이자 게임전시회인 지스타 참여로 얻는 효과가 정작 게임사에게는 적다는 점인데 손익을 떠나 게이머들을 위한 행보의 선택도 있었다.
넥슨은 자회사를 포함해 최대 부스인 300부스로 참여해 BTC 행사장의 한 면을 뒤덮으며 신작 게임 15종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가장 큰 볼거리를 제공했고 엔씨소프트는 단독 출품작인 MXM 외에도 블레이드앤소울(블소) e스포츠대회와 뮤지컬을 선보였다. 올해 지스타 메인스폰서로 참여한 네시삼십삼분은 개방된 일반 부스와 달리 사전에 선발된 433명의 유저에게만 부스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신선함을 선사했다.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는 올해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는 평가다. 아쉬운 부분에 대한 지적도 있고 국제 게임전시회라는 본질에 대한 고민도 더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지스타 현장에서 밝게 웃으며 게임을 즐기던 관람객들의 표정에서 '희망'은 엿보였다.

지스타 참가가 결정되고 관련 TF팀에 소집돼 남은 기간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 모든 게임 업계 관계자들의 노고도 행사를 무사히 마치는 발판이 됐다. 아직 축제에 낯선 우리에게 우리의 게임 축제인 지스타가 조금 더 '즐거운' 장(場)이 되어주길.
[부산 =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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