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러한 월드컵 열기 뒤쪽으로 찬바람을 맞고 있는 업계도 부지기수다. 스포츠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게임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시장 자체가 성립된 지 반년도 채 되지 못한 비디오게임 업계에 대한 타격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지난 2월22일부터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되기 시작한 플레이스테이션(PS)2의 경우 출시일 전부터 `월드컵에 대비해 6월 전에 대작 타이틀 대거 출시로 시장기반을 확립한다`라는 계획을 세워 놓았을 정도다.
하지만 심의 등의 여러 가지 주변 문제로 인해 `파이널 판타지10`은 6월에 들어와서야 발매됐으며 `귀무자2`나 `철권4`는 7월에나 발매될 전망이다.
PS2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의 강희원 대리는 "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는 6, 7월이 최고의 성수기인데 이래서야 올 상반기 매출 증진은 기대하기 힘들 듯하다"고 말했다.
▶ 비디오게임 매출 급감 : 비디오게임의 메카라 불리는 용산전자상가는 스페인과의 8강전이 있었던 지난 22일에 상가 전체가 문을 열지 않았다.
한 매장 관계자는 "토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날"이라며 "3, 4위전이 열리는 이번 주 토요일(29일)도 어차피 손님이 없을 테니 문을 닫을 계획이라 매상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장 관계자는 "매출이 지난달의 30~4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 PS2 가격인하 연기? : 7월초로 예상되어 있는 PS2의 가격인하 시기를 놓고 SCEK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하드웨어의 가격인하는 게임기 시장의 붐업을 조성할 수 있는 최고의 이벤트지만 7월초는 시기적으로 월드컵 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별다른 임팩트를 주기 힘들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SCEK는 당초 25일로 예정되었던 가격인하 관련 발표를 7월초로 미루기까지 했다. 익명을 요구한 SCEK의 한 관계자는 "가격 문제와 관련된 일정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지만 "이 일정은 한국이 4강까지 올라갈 것을 대비하지 않고 짠 계획이라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해 월드컵 열기 때문에 가격인하가 PS2 판매에 끼칠 상승 효과 감소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 위기를 기회로 : SCEK는 "월드컵 열기에 따른 게임 수요의 감소는 어느 정도는 예측하고 있었다"며 "오히려 이를 비디오게임 시장 확대의 기폭제로 이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희원 대리는 "월드컵으로 인해 끓어오른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욕구를 PS2가 메워줄 수 있도록 남녀노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게임들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올해 내로 100여종의 타이틀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이후 위축되었던 비디오게임 시장이 반전될 지 지켜볼 일이다.
[이용혁 기자 amado-geniu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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