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게임-음악 등 문화컨텐츠는 한 나라의 문화적 수준과 정서를 반영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생활의 즐거움과 재미, 여유를 선사하는 주인공이지만 정도를 넘어서면 무한한 해악을 끼치는 문화 바이러스일 때도 있다. 동전의 양면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온라인게임에 대해 사전등급을 매긴다는 자체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영화도 관람 연령 기준을 정하듯이 게임도 그 당시 수용할 수 있는 정서의 기준에 따라 연령별 구분을 제시하는 것이 청소년들은 물론 부모들에게도 좋은 정보나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행을 둘러싼 근래의 움직임에 대해 몇가지는 짚고 넘어가야겠다. 어떤 게임이 인기가 있으면 반드시 그에 따르는 비판이나 해악성 지적은 존재한다. 그렇다고 관련부처가 여론에 밀려 "한번 손을 봐주어야 한다"든지 "온라인게임 시장 파이가 커졌으니 이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발상으로 비춰지는 것은 위험하다. 왜냐면 그날 이후 업계는 관련 부처에 대한 공신력을 의심하게 되며 불신과 항의의 싹을 키우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제도의 시행을 절대 서두를 필요가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이 사행-폭력성 등 사회적 부작용을 막기 위한 차원으로 접근한다면 강제성을 띈 기준이나 개발환경을 무시한 탁상식 제도 시행은 핵심에 근접할 수 없다. 자칫하면 '사전검열'이나 '위법논란' 등 불유쾌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정서 보호와 게임중독을 방지하자는 데 공감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건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율성을 가지고 머리를 맞대면 일이 꼬일 수가 없다.
서두르는 데서 시행착오가 나오고 헤게모니 싸움, 관료의식에서 무리가 싹튼다.
자율성을 강조한 마라톤 회의 끝에 결정난 사전등급제 시행 이후 또다시 게임의 중독성과 사행성이 발생한다면 양심있는 미디어와 여론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사회에 존재하는 안전장치를 믿는다.
관련부처는 사전 등급분류 시행을 앞두고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의견수렴 기회를 더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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