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을 넘게 방송 제작, 프로듀서로 있다가 작년에 게임채널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게임이라곤 어렸을 때 오락실 주인에게 도시락 팔아 마련한 돈으로 미친 듯이 하던 갤러그, 인베이더, 벽돌깨기와 연애 시절에 즐겨하던 틀린 그림 찾기 밖에 떠오르지 않는 나에게 `게임 방송국`이란 무지 생소한 회사였다. 게임 채널에 있던 직원들이 이런저런 게임을 줄줄이 외울 때 아는 것이 하나도 없던 시절을 지나 주섬주섬 게임 이름을 떠들기 시작할 무렵, `스타크래프트`를 시작했다. 유닛의 이름도 모르고, 그저 이런저런 건물을 마구 짓다가 허무하게 컴퓨터에게 질 때 ‘내가 뭐 하러 이런 걸 하나’ 싶기도 하였다. 시간이 흘러 컴퓨터와 1:1로는 자주 이기기 시작할 무렵 우리 회사에서 하는 스타크래프트 방송을 보게 되었을 때 세상에 이렇게 재밌는 프로그램이 있을까 싶을 만큼, 아니 차라리 감동스러울만큼 가슴 벅찬 즐거움이 생겼다.
프로게이머가 하는 경기들을 보면서 가슴 졸이기도 하고, 때로는 나도 모르게 주먹에 힘이 들어가기도 하면서 이기고 지는 경기에 일희일비하기도 하였다.
이 때부터 게임방송을 보는 즐거움들이 새록새록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세상에 게임을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이 더 즐거울 때가 있다니’... 게임 제작자에게 몰매 맞을 소리일지 모르지만 차라리 게임하는 것보다 보는 것이 더 즐거운 것 같다. 이 때부터 회사 내에서 `게임을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게임 방송의 컨셉으로 수립하였고 어떻게 하면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보여 줄까를 고민했다.
그런데, 한 가지 고민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RPG게임은 어떻게 하나’ ‘액션 게임은’ ‘온라인 게임들은 어쩌지’ 하는 고민이다. 어떻게 보여줘야 재미가 있을까... 이 때부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방도를 찾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소스라치게 놀란 사실은 우리나라의 수많은 게임 제작자와 게임 마케팅 담당자들이 방송을 활용한 마케팅을 실시하면서도 게임을 보는 즐거움에는 관심을 쏟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나!!! 아무리 게임이 재미있어도 그 게임을 하는 계기가 필요한 것이고 대부분의 계기는 우연히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다가 그 재미를 느껴 빠지게 되는 경우가 태반일텐데.. `게임을 보는 즐거움`을 염두에 두지 않고 제작을 하다니... 게임을 제작하거나 유통하면서 입소문이 나겠거니, 그래픽이 좋으니 사람들이 찾겠거니, 게임성이 뛰어나니 사람들이 빠져들겠거니 하지만 게임으로 사람들을 이끌 때 보는 즐거움을 주는 것만한 것이 없는 듯하다.
사람들이 게임을 볼 때 긴장하게 만들어야 한다. 게임을 보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이러저러한 상상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아이고, 나라면 이렇게 할 텐데’ ‘와 저런 방법도 있다니..’ 이러한 상상을 실천으로 옮기고 싶어 몸이 근질거릴 무렵 아마도 그 게임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게임이 돼 있을 것이다.
우리 회사에 ‘베타 테스터’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직원이 있다. 새로 나온 게임은 한번씩은 해보는 것 같다. 물론 그 직원이 게임을 할 때면 난 항상 뒤에서 지켜본다. 이 게임의 보는 즐거움은 뭘까하고... 게임을 보는 즐거움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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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길:스타다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