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시장이 기세를 드높이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세계 게임시장은 미국과 일본이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PC방의 확산과 소프트웨어 불법유통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우리나라에 온라인게임 붐을 일으킨 것과는 달리, PC 게임과 가정용 게임기 시장이 주도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 지난 5월 미국 LA에서 열린 'E3 게임쇼'. 세계 PC게임시장은 미국과 서유럽을, 게임기 사장은 일본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선 세계 PC게임시장은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비록 과거와 같은 급속한 성장세는 아니지만 EA, 어클레임(ACCLAIM), 액티비전(Activision), 하바스(HAVAS), 인터플레이(Interplay) 등 세계 5대 메이저 회사가 PC에서 즐길 수 있는 초대형 게임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자체 보고서에서 PC게임 시장이 2003년까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 이유로 세계 최대의 PC게임 소비시장인 미국의 호황세가 향후 3년간은 지속될 것이고 유럽 시장에 대한 미국 배급사들의 공세가 한층 강화될 것이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 및 기타 지역에서도 그 비중이 꾸준히 커질 것이란 점을 들었다.
서유럽 지역은 국가별로는 작지만, 한 국가의 유행이 언제든지 유럽연합 전체로 확산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전체 PC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은 편. 가장 큰 시장인 일본에서조차도 PC게임의 평균 판매량은 미국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방될 경우, 그 파괴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대표되는 가정용 게임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모든 산업이 정체 추세에 있는 일본 시장에서도 게임산업만은 계속 성장해왔으며, 특히 가정용 게임기 시장은 2003년까지 98년 대비 2배 이상의 성장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X박스를 개발해, 소니, 세가, 닌텐도가 장악하고 있는 게임기 시장에 일대 변혁이 생길 전망이다.
올해 초 플레이스테이션2를 내놓은 소니는 비록 초반에 약간의 문제점이 노출되기는 했으나 소니 최대의 강점인 마케팅과 브랜드 파워, 이미 소니에 심취된 수많은 게이머들을 등에 업고 순항 중이다. 닌텐도는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 그리고 포켓몬 시리즈를 이용한 일본에서의 극적인 부활로 올해 차세대 게임기 돌핀을 출하할 예정이다.
세턴이라는 좋은 기계를 만들어 놓고도 마케팅에서 실패하여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던 세가는 마지막 승부수로 드림캐스트를 내놓았다. 미국 및 서유럽 시장에서 예상외의 선전을 거두고 있는 세가는 현재 유일하게 네트워크를 지원한다는 장점과 최고의 그래픽을 내세워 마케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서 미국은 일본에 밀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제품은 어디서든 성공할 수 없다”는 게 게임기 시장에 상식으로 통할 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서유럽 게임기 시장은 미국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소니와 세가가 비슷한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는 세가가 분투하고 있으나, 돌핀과 플레이스테이션2가 본격적으로 발매되는 2001년부터는 판도가 달라질 전망. 게다가 내년 가을 MS의 X박스가 시장에 나오면 게임기 시장을 둘러싼 미국과 일본의 자존심 대결은 치열해질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불법 복제 게임물의 난무로 정식 제품 시장이 아직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형편이지만, 각국의 노력 여부에 따라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한 시장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을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중인 온라인 게임은 세계 게임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을 차세대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게임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이 비싼 회선 임대료로 인해 온라인게임에서 왕좌를 내놓고 있고, 미국이 PC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게임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한국은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하루가 다르게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이 게임시장의 저울추를 온라인게임쪽으로 옮겨 놓고 있기 때문이다.
( 박내선 기자: nsu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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