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스2는 94년 나온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1을 대체하기 위해 나온 차세대 게임기로 소니의 가정용 멀티미디어·오락 사업을 이끌어나갈 핵심 하드웨어다. 게임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DVD(Digital Vedeo Disk) 재생, 인터넷 연결까지 가능하다. 무게가 2kg에 불과한 플스2는 당분간 PC가 따라오기 힘들만큼 고성능으로 무장하고 있다.
●가정용 영상기기로 손색 없어
PC 마이크로프로세서보다 월등한 128비트 고성능 CPU가 장착돼 있고, 게임기로는 세계최초로 채용된 DVD-플레이어는 광출력단자와 돌비디지털 사운드를 지원해 가정용 영상기기로 손색없다. DVD는 기존 CD크기가 같지만 저장 능력은 비디오CD의 6~7배에 달하는 차세대 영상매체로 레이저디스크보다 더 좋은 화질과 음질에 최대 8개 국어 더빙과 32개 국어 자막처리가 가능하다. 플스2는 또 USB포트, PC카드 슬롯 등을 갖춰 컴퓨터처럼 다른 주변기기와 연결사용이 가능하다.
소니는 1994년 12월 32bit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을 출시, 불과 2년만에 전세계 1000만대 판매를 달성하고 작년 12월 현재 전세계에 무려 7000만대의 게임기를 뿌리는 데 성공했다. 소니는 플스2 역시 올해 1000만대 출시 내년까지 유럽과 북미에 각 300만대의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현재 일본시장 점유율은 지난 4월 17일 기준 플스1이 1421만대, 닌텐도64가 532만대, 플스2가 200 만대, 세가의 드림캐스트가 152 만대다.
소니가 플스2를 통해 선보이겠다고 한 인터넷 서비스도 주목된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 게임제작사 스퀘어는 일본전신전화(NTT) 등과 함께 ‘플레이 온라인’(PLAY ONLINE)이라는 네트워크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최근 밝히는 등 현재 기본방향만 잡혀 있는 상태다. 이 서비스는 음악, 스포츠 영화 생활 정보에서 전자상거래까지 포함하는 형태로 앞으로 소니 종합멀티미디어 사업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소니측은 또 인터넷 부문 확대를 위해 ‘소니닷컴’이라는 자회사를 따로 설립했으며 케이블TV망을 통해 게임을 공급하는 ‘E-디스트리뷰션’ 사업도 시작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따라 소니는 플스2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네트워크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하드디스크와 통신모뎀 등을 시장에 추가 공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소니는 또 지난 5월 11일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게임쇼’에서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SCEA)를 통해 “플스 2 북미 버전을 10월 26일부터 299달러에 발매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플레이스테이션 2 북미 버전은 일본 버전과 달리 3.5인치 대용량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와 네트워크 접속장치가 추가됐다. 일본을 포함해 소니의 구체적인 인터넷서비스 계획은 올해말 쯤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본 플스2 구매자들은 아직까지 인터넷보다는 DVD 재생쪽이 관심이 많다. 플스2 발매로 인해 일본내 DVD플레이어 보유 인구가 순식간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나 DVD 시장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플스2 출시일에 맞춰 발매한 SF영화 ‘매트릭스’(Matrix) DVD타이틀은 일본 내에서 60만장 이상 판매되기도 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일본·유럽용 DVD 타이틀 재생이 지역코드 문제로 쉽지 않고 현재 즐길 만한 타이틀도 많지 않은 상태다.
▲ 지난 2월 동경 인근서 열린 플레이스테이션2 페스티벌에 입장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놀라운 게임수준도 플스2를 차별화하는 큰 이유다. 실제로 해본 ‘겟센’(결전)이라는 게임은 마치 영화를 보는듯 화면이 리얼하다. 새벽 무렵 전장에서 걷혀가는 안개의 표현, 평원을 내달리는 군사들의 움직임, 장수들 갑옷의 반사광, 적장과 일합을 겨루기 위해 뛰쳐 나가는 말밥굽 소리가 게이머를 압도한다. 풀 오케스트레이션의 웅장함으로 비장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배경음악도 인상적이다. 케이블을 이용해 미니콤퍼넌트와 연결하면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듀얼쇼크2라는 전기모터 내장 게임패드가 교전시 칼이 부딪칠 때나 철포 발사 때에 순간순간마다 적절한 간격과 크기로 패드를 들고 있는 손에 진동을 전해줘 현실감을 더한다.
‘그랜투리스모(Gran Turismo)2000’ ‘드라이빙 이모션 타입-S’ 등 자동차 시뮬레이션 게임도 사실감이 뛰어나다. 뜨거운 아스팔트 트랙 위로 피어오르는 아지랭이의 표현이나 해질 무렵 창문 안으로 쏟아지는 오렌지색 햇살의 표현은 마치 게이머가 진짜로 운전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플레이스테이션2는 국내에서도 비공식 경로를 통해 판매대수가 점점 늘고 있다. 현재 용산 게임전문점 50여곳에서 1곳당 1주일에 4~5대씩 팔리고 있어 강변역 테크노마트 등과 합치며 그 숫자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스2 이전 모델인 플스1의 경우는 비공식 루트를 통해 수입 판매된 대수가 현재 100만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매 당일엔 대당 160만원까지
26일 용산매장을 찾은 회사원 이성민(29·데이콤 직원)씨도 “PC게임에 만족을 못해 게임기를 하나 사려고 마음을 먹었었다”며 “플레이스테이션2가 인기라는 주변 얘기를 들었고, DVD 영화도 볼 수 있다고 해 한 대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플스2는 용산과 강변역 테크노마트 게임기 취급매장에서는 발매당일 대당 160만원까지 부르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졌으나 현재는 그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플스1이 용산 등에서 17만~18만원선에 팔리고 있고 98년 말 첫선을 보인 세가 드림캐스트가 20만~23만원선인 것을 감안하면 플스2 값이 만만치 않다. 지금으로선 DVD영화 재생이나 인터넷 기능이 국내에서 거의 무용지물인데다 플스2에 걸맞는 게임 타이틀이 나와줄지 좀더 기다려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용산 전자상가 ‘게임센스’ 직원 한상덕(21)씨는 “플스2는 다른 게임기와 달리 60만원 이상의 고가이기 때문에 중고생들이 사가는 경우는 많지 않고 20~30대 회사원들이 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전문가 천신응(27)씨는 “플스2에는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원하는 것이 모두 들어있는 것 같다”며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어느 정도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게 큰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최원석기자 : ws-choi@chosun.com)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플레이스테이션2를 시연해 보는 관람객들. 이 게임기는 출시 두달이 지났지만 아직 구입하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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