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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규제 공화국, 계류법안 어디까지 왔나

 

강제적·선택적 셧다운제 도입 이후 소강상태를 보여 온 게임규제 움직임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초 청소년들의 온라인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확대하자는 내용의 '손인춘 법'이 발의된 데 이어 지난 4월 말 게임을 알코올,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중독 예방 범주에 넣은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이 등장하면서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여기에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달 중 웹보드게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는 내용의 게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것으로 알려지며 당분간 게임규제와 관련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국회 계류안 등 논의를 앞두고 있는 각종 게임규제안의 현황에 대해 짚어봤다.

"게임계 스스로의 자정적인 자율규제도 좋지만, 우선 내용적인 면에서 사회와 국민들이 납득시킬 수 있을 만한 수준이 돼야 한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장관 지난 2일 게임업계 주요 CEO와 처음으로 인사를 나눈 자리에서 게임업계가 준비중인 자율규제안에 대한 '사회적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업계가 주장하는 자율규제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규제의 수준이 사회를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주요골자다.

◆ "웹보드 규제, 업계 자율안 검토 후 규제여부 결정"

이달 중 웹보드게임 사행화 방지를 위한 게임법 시행령에 대한 입법예고 의사를 밝혔던 문화부 역시 유진룡 장관의 의견을 반영, 한 발자국 물러선 모습이다.

당초 지난달 게임법 시행령 개정 입법 예고를 통해 웹보드게임에 대한 규제정책을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게임산업협회 측의 요청으로 협회가 준비중인 업계 자율규제안을 우선 검토한 뒤 게임법 시행령 개정 추진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14일 문화부 한 관계자는 "현재 게임산업협회에서 준비중인 웹보드게임 자율규제안을 기다리고 있는 중으로 이달 중 규제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며 "최근 유진룡 장관이 업계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강조했듯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만한 수준의 안이 나온다면 강제적으로 규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업계의 방안이)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못미칠 경우엔 현재 문화부에서 준비한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행령 개정안은 이미 큰 틀에서 윤곽이 갖춰진 상태로 지난해 10월 발표했던 관련 행정지침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업계 스스로가 '강도높은' 자율규제안을 내놓을 경우 시행령 개정 등 강제적인 게임규제를 강행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이는 유진룡 장관이 강조한 '자율규제'와도 일맥상통한다.

앞서 문화부는 지난해 10월 웹보드게임의 ▲게임머니 충전 1개월 30만원 제한 ▲ 1회당 사용할 수 있는 게임머니 1만원으로 제한▲ 1일 현금 10만원 이상 잃은 사용자 48시간 게임접속 차단 등을 골자로 한 행정지침을 마련했지만, 상위법령 부족을 이유로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게임산업협회 한 관계자는 "잇따른 규제안에 볼멘소리를 내기보다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의지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됐다"며 "온라인, 모바일게임사 모두의 의견을 수렴, 풍선효과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율규제안을 마련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구체화 단계로 이달 중 문화부 측에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 건이 잘 마무리된다면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게임규제 법률에 대한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첨언했다.

◆ 손인춘·신의진 의원, 게임 규제안 소위원회 회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게임 관련 법안은 총 6개로, 이중 '규제 강화'에 대한 내용은 절반인 3개다.

올 1월 게임업계는 셧다운제의 확대와 게임기금 강제징수를 골자로 하는 이른 바 '손인춘 법'에 한바탕 공황상태를 겪었다.

당시 손인춘 의원 등 17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 등 두 건의 게임규제 법안을 발의했다.

이들 법안은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이른바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한 시행시간을 현행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에서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로 3시간 확대하도록 했다. 또 인터넷게임 개발과 관련해서도 '중독유발지수' 측정을 거쳐 게임을 제작·배급하도록 하고, 구조적인 중독 유발 게임은 제작·배급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특히 여성가족부 장관이 인터넷게임중독을 예방·치유하기 위해 인터넷게임중독치유기금을 설치하고, 게임업체로부터 연매출 1% 이내의 치유부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도록하는 규정도 만들었다.

이 사건으로 유명 게임사 대표가 나서 국내 최대 게임박람회 지스타 불참을 공언하는 가하면 게임산업협회가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전에 없던 파장이 일기도 했다.

현재 손 의원이 대표 발의한 두 개의 법안은 소관위원회인 여성가족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로, 소관위의 안건상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최근 같은 당의 신의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 또한 업계의 뭇매를 맞고 있다. 문화콘텐츠인 인터넷게임을 알코올이나 도박, 마약 등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중독 물질로 규정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법안 역시 현재 소관위원회의에 회부 상태로 계류, 국회 논의를 대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손인춘 의원실 한 관계자는 "6월 임시국회 상정 여부에 대해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관련 법안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게임업계는 물론 관련 소관위 소속 의원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마련, 논의를 계획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초 세미나를 계획했었으나 게임산업협회 측의 요청으로 잠시 보류해 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 전병헌 의원, 규제완화안 3건 발의…성과는?

반대로 게임규제 완화에 대한 내용을 담은 법률도 상당수 국회에서 처리되기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 같은 법안 발의는 '게임계 잔 다르크'로 불리는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장으로 활동중인 민주당의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두 건의 게임법 개정안 발의를 통해 게임물 등 여가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용방법을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시키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률을 내놓았다.

또한 전 의원은 청소년보호법 상의 청소년 연령과 게임법 상의 청소년 연령이 다르게 규정돼 있다는 점을 들어, 두 법 청소년 연령을 동일하게 개정하자는 내용도 담았다. 이 두 개 법안 역시 소관위 회부 상태로 머물러 있다.

이 외에도 전 의원은 지난 2월 셧다운제 적용대상에서 모바일게임을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청소년보호법 일부 개정안 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개정안은 해당 청소년의 친권자 등이 인터넷게임 제공자에게 게임 제공시간 제한 해제를 요청하는 경우에도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관련 법안은 지난 4월15일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까지는 상정됐으나, 법안 처리에 대한 여야간 입장이 좁혀 지지 않아 소위원회로 회부된 상태다.

이와 관련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문화부 장관이 언급했던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법안들이 연이어 발의되고 있다"며 "입법관계자들의 결정에 따라 산업의 흥망성쇄가 결정되는 만큼 현명한 판단이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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